지하철 난투극, ‘패륜녀’를 원하는 사회?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0. 4. 13:28 소소한 일상 이야기

 어제 저녁 컴퓨터를 하고 있던 딸아이가 저를 부르더군요. 보여줄 동영상이 있다면서 말이죠. 무슨 동영상이길래,하며 저는 딸아이가 재생시킨 동영상을 봤습니다. 그 자리에서 동영상을 끝까지 본 저는 놀라다 못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유투브에  ‘유투브녀~! 유투브에 올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동영상은 60대 할머니와 10대 여자아이가 말그대로 ‘난투극’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담고 있었습니다. 나잇대로 본다면 할머니와 손녀딸 뻘쯤 될텐데 두 사람의 싸움은 말그대로 ‘난투극’ 그 자체였지요.

▲사생활 침해문제로 현재 삭제된 문제의 동영상 
  지하철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있던 10대 소녀의 흙발이 60대 할머니에게 닿으면서 시작된 듯한 두 사람의 말싸움은 소녀의 ‘반말’로 인해 본격적인 몸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방적으로 10대 여자아이가 어르신분께 폭행을 당하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만류로 인해 싸움은 마무리 되지만 소녀는 분한지 이 현장을 찍고 있던 사람에게, 

 “유투브에 올려! 유투브에 올려!”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발언 때문에 10대 소녀에게 ‘유투브녀’라는 호칭이 붙여진 듯 싶습니다.)  어제 처음 이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머니도 심했지만 ‘여학생’이 먼저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에 여학생의 잘못이 더 크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여론은 여학생의 잘못으로 치우친 감이 있었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둘 다 똑같이 잘못’, ‘폭행을 먼저 행사한 할머니의 잘못’ 마지막으로 ‘상황을 방관하는 것으로 모자라서 동영상 촬영까지 한 사람의 잘못’ 등 등 여러가지 의견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러던 도중 오늘 아침 ‘지하철 패륜녀’라는 자극적인 단어와 함께 ‘지하철 난투극’에 대한 기사가 나왔고 ‘경희대 패륜녀’나 ‘인천 패륜녀’에 이은 희대의 ‘패륜녀’가 새롭게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지하철 패륜녀’ 혹은 ‘지하철 유투브녀’라고 불리고 있던 10대 소녀였지만 본격적으로 사건이 기사화되자 그녀를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각종 포탈 사이트에 자동검색단어로 등록되기까지 한 ‘지하철 패륜녀’. 그 많은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그만큼 거센 비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패륜녀 사건처럼 ‘신상털기’가 시작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한 둘 나올즈음 난투극이 벌어진 지하철에 함께 타고 있었다던 사람의 목격담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며 여론이 뒤짚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지하철 패륜녀 사건 진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
 인터넷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목격담은 ‘할머니’의 잘못이 훨씬 더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리를 꼬고있던 여자아이의 흙발이 할머니에게 닿은 건 사실이지만 여학생은 할머니에게 곧바로 사과를 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소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께서 심한 욕뿐만 아니라 ‘부모욕’까지 하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여자아이에게 모욕을 줬고 참다 못한 아이가 할머니께 반말을 하고 대들게 됐다는 거지요.   

 제 아무리 할머니가 모욕을 줘도 ‘어른이기에’ 참았어야 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궁지에 몰린 소녀가 화를 낸 것은 아주 이해못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결국 몸싸움이 일어났고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으니 현명한 대처는 아니었지만 말이지요. 

 ‘지하철 난투극’은 어느 한 사람만의 잘못으로 일어난 사건은 아닙니다. 다만 손녀뻘 되는 아이를 지하철에서 망신준 것으로 모잘라서 ‘폭행’까지 저지른 어르신의 잘못이 분명 더 큰데 의도적으로 편집된 동영상만을 가지고 ‘지하철 패륜녀’라는 낙인을 소녀에게 찍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닌 것 같다 이말입니다. 

 제 아무리 싸움구경이 재밌다지만 최소한 정황은 알고 봐야하는 것 아닐까요? 인터넷 기사라고는 하나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만 보고, 사실관계와는 상관없이 대다수의 의견만으로 한 사람을 ‘패륜녀’라고 부르는 건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회가 ‘패륜녀’를 원하는 것이 아닌 이상, 성급하게 한 사람을 매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1. 다툼과 갈등은 분명 한사람의 잘못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것 같아요.
    그런데 자신은 절대 잘못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조금씩 양보하고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아름다워질텐데요.
  2. 참~ 사과받고 끝내면 될 일을.... 할머니가 넘 오버한 것 같네요.
    근데, 싸움 하는 거 끝까지 찍고만 있던 사람은 뭔지 --;
  3. 목겸담도 죄다 분분한 상태더군요. 구체적인 정황을 알지는 못하지만 동영상을 가지고 대강 파악했을 때 할머니나 여학생이나 잘못은 똑같더군요. 공공장소에서 여학생을 때리는 할머니나 화난다고 악을 지르고 할머니한테 반말하는 여학생이나요.
  4. 정확한 내용은 모르나 여러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저 할머니 엄청 유명한 분이라고 하던데 아무튼 사회가 찌들어가고 있네요 ㅠㅠ
  5. 동영상에 나오데요.
    "둘다 똑같다"
  6. 제가 보기에는 둘다 같은 것 같아요,.., 아이를 다스리지 못하는 어른도 문제가 있어요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