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을 부르는 지갑 속 고양이수염의 비밀
어제 저녁 장을 보고 계산을 하다가 지갑 속에 있는 조그맣게 잘라진 종이봉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봉투의 정체가 무지무지하게 궁금했던 아바래기지만 슈퍼마켓에 사람이 워낙 많아 그 자리에서 차마 확인하지 못하고 집에 와서 정체불명의 봉투를 꺼내보게 되었지요.
“어라? 아무것도 없는데? 이게 대체 뭐야?”
아이들이 장난친건가 싶어서 휴지통에 슝 던져버릴려다가 그젯밤 큰 딸이 제 지갑을 만지작거렸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봉투를 다시 한번 샅샅이 살펴보았지요.
“엄마, 왜 전화했어?”
라고 묻더라고요. 아바래기는 그제서야 저녁상을 차리느냐고 잠시 잊었던 수염의 정체가 불현듯 떠올랐죠.
“지갑에 넣어놓은게 대체 뭐야? 수염 같기도 하고…”
“어,벌써 봐버렸어? 그거 행운을 가져다주는 수염이야.”
“행~우운?”
제가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니까 딸아이가 행운의 수염에 대해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그제 저녁 자기방 청소를 하다가 우연히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미’의 수염을 주웠는데 예전에 얼핏 고양이수염이 ‘행운’을 불러다준다는 속설을 들은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잽싸게 찾아보았대요. 그랬더니 미신인지 우연인지 고양이수염을 주어서 소중히 보관한 이후로 소소하지만 좋은 일들을 겪었다는 경험담들이 하나 둘 나오더래요.
고양이를 일년 넘게 기르면서도 고양이수염을 주운 적이 없는지라 그 자체도 신기하고 미신이던 아니던간에 좋은 의미라고 생각하며 저에게 몰래 고양이수염을 선물하게 되었대요. 여기까지 말하고 딸아이가 얼마나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던지,
“내가 가질까하다가 큰 맘 먹고 엄마 주는거야. 로또 되면 반땅?”
ㅎㅎㅎ어이도 없고 기도 차지만 큰 딸아이의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대견하고 너무 예뻐서 지갑 속 깊숙이 고양이수염을 간직하기로 했어요~! 딸아이 말대로 좋은 일이 생기면 더 좋겠지만요. 그 뜻 자체로만해도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서 제겐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랑스런 고양이, 미의 수염 하나쯤 기념으로 간직해도 좋을 것 같고요^^
참, 그렇지는 않겠지만 혹시나해서 하는 말인데 고양이수염의 효력을 절대 강제로 뽑으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니까 뽑지 마시고 바닥에 떨어진 수염을 잘 찾아보세요~!
이러다 아바래기 로또 1등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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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것도 효과가 있으려나요? ㅎㅎㅎ
따님 맘이 곱네요.
엄마한테 양보하고...
오늘 글을 읽다가보니 아바래기님의 글만 4개째네요~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갑니다.^^
저도 지나다니다 고양이 주변을 잘 살펴야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