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유혹하는 일당 15만원 알바의 정체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0. 21.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얼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정말 충격적인 일인지라 언젠가 블로그에 한번 올려야겠다 싶었는데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네요. 9월초쯤 딸아이의 같은 반 친구가 몇몇의 친구들과 함께 가출을 했습니다. 혼자도 아니고 같은 학교를 다니는 학생 4명이 동시에 가출을 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 학교에서도 그 일로 걱정을 많이 했었지요. 

 저는 이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딸아이 담임선생님이 저에게 직접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다름이 아니라 가출을 주도한 주동자가 바로 제 딸아이의 절친이었기 때문이었죠.   

Pink backpack by Ayanami_No03

 선생님은 그 가출한 아이와 우리 딸아이가 계속 연락을 주고받은 건 아닌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요즘 세상이 하도 흉흉하니까 행여 안 좋은 일이라도 당할까봐 몹시 걱정하시면서 말이죠. 저는 딸아이에게 일단 물어보고 전화드리겠다고 했죠. 그 날 저녁, 학원에서 딸아이가 돌아오자마자 이 일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이가 가출을 했다면서? 왜 엄마한테 아무말도 안 한거야?”
 “어,그걸 어떻게 알았어?”
 “담임 선생님이 전화하셨더라.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딸아이는 나도 모른다며 처음엔 잡아 떼더라고요. 너무 잡아떼니까 오히려 딸아이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저는 몇번이고 다시 물어봤지요. 허나 의리파인 우리 딸내미 죽어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참 이야기 하던 중 딸아이의 휴대폰이 울렸고 딸아이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 자기방으로 들어가더군요.

 무언가 심각한 통화인듯 싶어 저는 딸아이 방문에 귀를 바짝 대고 엿들어보려 했지만 생각처럼 잘 들리지가 않더라고요. 그렇게 그 날은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마 그 날이 놀토였을 거예요. 집에서 공부를 하던 딸아이가 저녁 8시에 갑자기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평소 이렇게 늦게 다닌 적이 없던 아인데 갑자기 친구를 만나러간다고 하니까 몹시 수상할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학교 과제 때문에 꼭 갔다와야겠다고 딸아이가 우기니까 어쩔 수 없이 보내주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흘렀을까요?

 “엄마,나 ●●역인데 이리로 빨리 좀 와줘!”

딸아이가 다급한 목소리를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집 근처 역으로 저는 대충 옷을 걸쳐입고 달려나갔어요. 그 곳에서 만난 건 사라진 네 명의 아이들이었습니다. 나는 놀라서,
 
 “대체 무슨 일이야?”
 “엄마 이따가 설명할게. 일단 저 아저씨 좀!”

딸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건 아이들을 향해 걸어오는 20대 중반의 남자였습니다. 저는 뭐가 뭔지도 모르지만 이 남자가 아이들과 연관이 있다는 걸 눈치채고, 그 남자를 향해 걸어가려했는데 뒤늦게 나를 보고 그 남자가 걸음을 훽 돌려 황급히 서둘러 자리를 뜨려는 거였습니다. 

 “잠깐만요,거기 아저씨! 잠깐만 이야기 좀 해요.”

 저는 목청높여 아저씨를 불렀지만 남자는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걷더니 때마침 도착한 지하철에 잽싸게 올라타더라고요. 나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그 남자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지하철은 떠났고 그제서야 아차 싶더라고요. 


  집나와서 마음 고생을 했는지 저를 보자 울먹거리는 아이들을 가까운 분식집으로 데려갔습니다. 허기가 졌는지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 아이들을 보니 참 안쓰럽더라고요. 그렇게 어느 정도 배가 채워진 아이들에게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문제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딸아이의 친구가 얼마전 채팅사이트 버X버X에서 우연히 일당 15만원짜리 알바를 소개받게 되었다고 하네요.

 결코 나쁜 알바 아니고 곱창집에서 서빙하는 일이라며, 심지어 잠자리까지 제공한다고 했대요. 그 말에 잠시 혹한 아이들이 그만 넘어가고 만 것이지요. 저는 알 것 다 아는 중학생 아이들이 그런 수에 넘어갔다는게 이해가 안 됐는데 남자가 곱창집 위치와 곱창집 이름, 전화번호 등을 다 알려줘서 믿게 되었다는 겁니다. 

 또한 그 곱창집에서 현재 서빙을 하고 있는 여직원과 통화까지 시켜줘 일이 어렵지 않고 편하다는 이야기까지 해줬다네요. 저는 아이들에게 일당 15만원의 아르바이트를 아직 나이도 어린 너희에게 시킨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수상하고, 아이들에게 가출까지 하면서 취직하라고 하는 곳은 제대로 된 곳이 아니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알바 일당치고 금액이 너무 높아 우리 딸아이가 이 수상한 알바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더라면, 저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저를 보고 도망친 그 남자가 그 아이들을 데리고 어딘가로 갔을게 분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날 밤 아이들을 각자 집에 인도해주고 집에 들어가 혹시나해서 아이들이 말해준 곱창집을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역시나 그런 곳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알려준 전화번호는 아예 없는 번호더라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남자가 아이들에게 몹시 위험한 사람이라는 결론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 날 아이들의 부모님 중 한분께 이 사건에 대해 설명드리고 몹시 수상하니 경찰서에 꼭 연락해보시라고 했는데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철없는 아이들의 사흘간의 일탈은 이렇게 일단락 됐지만 분명 이 사회에서 우리들이 지켜줘야 마땅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상한 움직임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어이없고 수상한 수법에 철없고 순진한 우리 아이들이 현혹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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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말 못된놈들 많군요.. 그 버x버x 아이들이 하는 메신져로 알고 있는데 문제가 많은거 같더라구요~
    • 들어보니 버X버X가 참 문제가 많은 사이트인 것 같아요.
      어떻게 단속을 특별히 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3. 요즘은 별의 별 방법을 다 사용하는군요.
    아이들이 세상 물정을 모르니 전화만 믿고 나갔던 모양인데
    아바래기님께 얼마나 큰 도움을 받았는지나 알런지요.
  4. 세상 참 무섭습니다.
    특히 딸가진 부모님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이해하게 되네요.
  5. 저런곳에 안낚이려면 애들한테 돈의 가치에 대해서도 제대로 가르칠 필요가 있을것 같아요.
    • 돈의 가치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해서도 알려줘야겠어요.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 않은 곳이니까 말이죠ㅠㅠ
  6. 딸가진 부모로서 참 걱정이 되는 현실입니다
    조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런 나쁜분들이
    없어져야 하는데...
    • 부모와 아이가 조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그런 놈들 싹 다 잡아가면 좋겠어요.
  7. 정말 사회적으로 뭔가 대책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한창 이 문제로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그렇더군요ㅠㅠ
  8. 세상에..
    현명하게 대처하지않았다면 정말 큰일날뻔했군요.
  9. 부모님의 이혼 문제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큰 문제 같습니다. 통계적으로도 가정 불화로 인한 탈선이 많이 보이는데, 아이들에게 가출같은 것들은 안된다고 말하기 전에 하지 않아도 될만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부모의 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일이 크게 번지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 한창 민감할 나이에 부모의 이혼문제는 아무래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죠...

      그 문제로 딸아이의 친구가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아 저도 마음이 안 좋네요..
  10. 어휴~ 큰일날뻔했네요. 그놈을 그자리에서
    꼭 잡았어야 했는데...아쉽습니다.
  11. 휴...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12.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군요.
  13. 헐...무서운 세상입니다.
    쩝..

    잘 보고 가요.
  14. 세상 참 무섭네요..휴 ㅠ
  15.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가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이 안타깝고
      그런 아이들을 이용한 어른들에겐 화가 납니다..
  16. 정말..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무서운 세상이네요.
  17. 큰일 날뻔 했네요~
    참 좋은 일을 하셨어요~
  18. 이제 중학생인 여동생이 있어 거정입니다.
    요즘 뉴스만 보면 안전불감증에 걸릴 것만 같아요.
    안 좋은 일이 어찌 이리 많이 일어나는지. 휴.
  19. 정말 무서운 세상이네요.
    한순간 이라도 방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 이거 그냥 조심하자고 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여자아이들 팔려가서 몸버리고 인생 종치는 경우입니다. 공중파 뉴스에 올려서라도 경종을 울려 아직 개념없는 어린 영혼들이 인생망치는 경우를 예방해야 하겠습니다.

    잘못하면 영화 아저씨에 나오는 어린소녀들처럼 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죠..
  21. 저도 딸 하나 키우는데 이제 두살...
    이아이 크면 더 험한 세상일까바 벌써부터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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