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와 함께 양심까지 버린 못된 이웃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0. 26.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우리집 건물 3층에는 칠순에 가까우신 할머니 한분이 외롭게 홀로 지내시고 계십니다. 몹시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건물에 살면서 만나면 소소한 이야기 정도는 나누는 사인데, 그 할머니를 보면 왠지 친정엄마가 생각나서 늘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몇달전부터 할머니가 생계 때문에 폐휴지를 모으신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꺼내시면서 어렵게 혹시 집에 폐휴지가 모이면 좀 따로 챙겨줄 수 없겠냐고 물으셔서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죠. 할머니는 별 것도 아닌 일인데 어찌나 고맙다고 하시는지 괜히 제가 다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어쨌든 그 날 이후로 저는 우리 가정에서 나오는 폐휴지를 모아 밤에 집 앞 박스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문제는 한 달전부터 발생했습니다. 제가 폐휴지를 모아두는 상자에 누군가가 잡다한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한 것이죠. 위에 사진은 며칠전에 제가 상자에서 별의별 쓰레기를 발견하고 어이가 없어서 찍은 사진입니다. 휴지에 사탕껍질에 햄버거 종이까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죠? 더군다나 이게 처음도 아닙니다. 수시로 담배꽁초를 버리질 않나, 과장봉투, 음료수캔…진짜 넣을 수 있는 건 다 넣으나봅니다. 이 상황을 방관한지 한 달. 딸내미가 한 마디 하더군요.

 “엄마, 범인은 이 안에 있어!”

딸아이의 말이 맞습니다. 동선상, 믿기 싫지만 제 이웃 중 한 명이 무차별 쓰레기테러범이 맞는 것입니다. 


    
 일을 크게 벌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더 이상 이 양심불량 이웃을 냅둘 수 없기에 어제 점심무렵에 경고장 하나를 벽에 붙였습니다. 자기도 양심이 있으면 이 글을 보고 또 다시 쓰레기를 버리지는 못할거다. 일부러 큰 소리까지 내가면서,

 “누구야, 진짜 양심도 없어. 남의 폐휴지함에 쓰레기는 왜 갖다버려.”

 범인이 듣고 뜨끔해하라고 한 소리 했습니다. 사실 그 전에도 했었는데 귓구멍이 막힌건지 집에 없는건지 별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어제는 회심의 경고장도 붙였고 했으니까 한번 더 그 범인의 양심을 믿기로 했죠. 설마 이 정도까지 했으면 알아듣겠지… 더군다나 작은 일이지만 할머니를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일인데 더 이상 몰상식한 짓을 되풀이 하지는 않겠지…아바래기의 바람은 정말 작고 사소한 것이었죠. 최소한의 양심은 차리고 살자는 것. 그게 그리도 힘든 일이었던 걸까요?



 아바래기의 작은 바람은 체 하루도 가지 못했습니다. 어젯밤 출출하다는 딸아이와 야식을 사러 편의점에 가려던 중…평소의 곱배기로 들어있는 쓰레기테러범의 쓰레기를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어떻게 하루도 못 버티고 이런 사단이 나는 건가요? 이쯤되면 아바래기에게 악감정이라도 있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사진 보이시나요? 굳이 모아둔 담배꽁초를 이 상자에 버린 이유가 뭘까요? 저는 상식적으로 이 행동이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 짧은 시간안에 보란듯이 더, 쓰레기를 버린 그 못되고 못난 이웃의 생각이 참으로 궁금합니다. 담배꽁초 몇개에, 비닐 몇 개에 자기의 양심을 같이 버려야만 했을까요?

 3층 할머니를 위해 내놓은 박스까지 뒤집어놓고 굳이 그 안에 자신의 쓰레기를 버리다니! 요것들 정말 악의로 똘똘 뭉친건지 아니면 멍청한건지! 같은 건물에 살면서 끝까지 안 잡힐거라고 단언한건지 너무나 대담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사실 아바래기, 한 달동안 대충 범인이 누군지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며칠전 앞집 아줌마의 증언으로 제 추측은 더욱 더 확실해진 상태고요. 그래도 같은 건물 사는 사람이니까, 이웃 사촌이니까 알아서 그만두길 바랬는데…그래서 마지막으로 그들의 양심에 호소를 해보려한건데 보란듯이 저를 기만했네요. 

 증언과 정황상 증거도 분명히 있지만 지금까지 제가 참고 있던 건 제가 두 눈으로 범인을 본 게 아니라 혹여나 생사람 잡을까봐 참고 있었던 거지요. 근데 더 이상은 못 참겠습니다. 양심을 담배꽁초 쓰레기에 팔아버린 인간이랑 대체 어떻게 양심을 운운할 수 있겠습니까?  혹시 저처럼 믿지 못할 이웃 때문에 속상한 적 없으셨나요? 예전처럼 이웃간의 훈훈한 정이 최근 들어 보기 힘들어진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추신, 나의 못되고 못난 이웃사촌 듣거라. 지금까지 많이 참았다. 더 이상의 용서란 없다. 부디 이제 제발 양심 좀 차리고 살자. 아바래기는 내일부터 잠복수사에 들어갈 것이니 부디 걸리지 않게 조심해라~! 

  1. 저런분들을 보면 공중도덕은 어디서 배웠는지 ㅠㅠ
  2.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집앞에서 담배피우고 꽁초 버리는 날라리들과 심야에 격투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놈 잡아서 경찰서에 끌고 갔더니, 글쌔 우리학교 1학년짜리인 겁니다. ^^;;
  3. 이긍..양심까지 버림 안 되는데...것도 이웃에서...ㅎㅎ
    잘 보고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4. 참 사람이 사람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란 이야긴가요?
    저 정도라면 기본 양심은 아예 없는 인간이라고 봐야겠죠.
  5. 초등학교 도덕 과목을 다시 이수해야 하겠습니다.
    초딩보다 못한 사람들이라니....ㅉㅉ
  6. 기본 양심들은 꼭 지켜야 하는데~~
    왜 이러시는지 정말 이해하기 힘드네요~
  7. ㅋㅋ 잠복 수사는 하늘엔 별님 시켜요.
    잘 잡아내실것 같아요. 심야의 결투...ㅎㅎㅎ
  8. 흡연자들의 권위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온갖 비매너와 공공질서 위반은 흡연자들의 몫이 되가는거 같아 씁쓸해요. 복도에서도 담배를 피고 계단에서도 담배를 피더라구요~
  9. 음.........담배꽁초...냄새도 나고...이궁..
  10. 꼭 재활용통에 저런분들 계세요..
    참 양심을 회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듭니다.
  11. 아놔... 보니 진짜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저 무개념 넘은 도대체 머하는 인간인지...

    지 쓰레기는 지가 버릴것이지ㅣ.... 아놔......
  12. 정말 우리 사회에는 한심한 인간들이 많아요~
  13. 잠복수사 성공해서 망신 한번 줘야 합니다.
    도대체 상식이란게 없는 사람이네요.
  14. 어라 저게 뭔짓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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