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뺨치는 토끼의 극진한 책사랑
2010. 12. 14. 08:0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우리집 토끼 동동이는 유독 식탐이 강해서 별명이 진공청소기랍니다. 고양이 사료부터 시작해서 빵 부스러기, 과자 부스러기 먹어선 안되는 음식까지 탐내서 큰 일이랍니다. 예전에는 대놓고 사고를 치다가 요즘엔 머리가 좀 컸다고 몰래몰래 사고를 치기 시작했는데 수습하는게 장난이 아니지요.
케이지 밖에 나와있는 것을 워낙 좋아라해서 자주 풀어주는 편인데 잠시라도 동동이에게서 시선을 떼면 바로 사고를 칩니다. 자주 치는 사고의 유형은 주로 물어뜯기,갉아먹기 입니다. 전선을 물어뜯어서 컴퓨터 키보드,마우스,스피커를 다 박살낸 대단한 사고뭉치예요. 이렇게 빅사고를 빵빵 치지만 혼내려고 하면 냉큼 와서 제 손을 미친듯 핥으면서 애교를 부려요. 이것 참 혼낼 수도 없고 안 혼낼 수도 없고!
행여 그 유별난 식탐 때문에 병이라도 날까봐 아바래기는 항상 걱정인데 요즘 동동이가 뜬금없는 책사랑에 빠져버렸네요. 맛있는 책과 맛없는 책을 구분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친 식신 동동이는 자기 취향에 맞는 책을 귀신같이 찾아내서 골라먹기 시작했습니다.
책벌레 뺨치는 동동이의 극진한 책사랑에 아바래기는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합니다. 커텐으로 책장을 가려놔도 소용이 없고 그렇다고 그 많은 책을 옮길 수도 없고! 볼 때마다 혼내긴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제가 한눈만 팔면 책들이 아주 아작납니다. 뜯어먹은 책종이가 위에서 팅팅 불어서 탈이라도 날까봐 계속 말리긴 하지만 동동이의 책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하여튼 어제 동동이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은 책 몇권을 찍어봤습니다. 어찌나 심각한지 한눈에 봐도 아시겠죠? 그래도 자기 취향이 있는지 안 먹는 책은 입에도 안 되더라고요. 중간중간 상태가 멀쩡한 책이 바로 동동이에게 맛없는 책인듯 싶어요~^^
혼내도 들은 척도 안하고 책을 뜯어먹는 모습이 기가 막혀 동영상을 한번 찍어봤습니다. 죠스보다 더 살벌하게 책을 뜯어먹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동영상을 찍고나서 바로 책과 동동이를 떼어놨지만 호시탐탐 책을 노리는 동동이었습니다.
결국 책장 낮은 곳에 있던 책들을 책장 위쪽에 쌓아놓는 것으로 문제를 일단 해결했습니다. 아마 저 동영상이 동동이의 마지막 책시식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책벌레보다 책을 더 사랑한 동동이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답니다~.
씩씩하고 잘먹는 모습이 매력인 동동이! 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앞으로는 좀 가려먹는 동동이가 되기를 아바래기는 간절히 바래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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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갉아먹는 동동이가 전 귀엽네요 ^^
음악도 장엄하고~ 왠지 살벌합니다ㅋㅋ
이빨때문일까요?
재밌게 보고 가요.
이런 이런... 제가 기른 토끼는 고추는 먹었어도...
종이는 먹지 않았어요
더 좋아 하는 모양입니다.
냅두면 책이란 책은 몽땅 동동이 몫이 되지않을까요?...ㅎㅎㅎ
머릿속이 꽉차야 될텐데...뱃속만 꽉차겠군요..ㅎㅎ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오른쪽에 반가운 책이 보이네요, 제 책꽂이에도 있는 '눈먼 자들의 도시'~
하드커버는 물어 뜯기 어려우니까 안전하겠죠?ㅎㅎ
배고파서 그런건 아닌것 같고....
녀석이 염소인줄 아나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