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발냄새만 남기고 떠나간 도둑

Posted by 아바래기
2010. 5. 4. 08:55 소소한 일상 이야기


 지난 일요일 동창회에 다녀왔는데 빈집털이범에게 집을 말그대로 홀라당 털렸다며 한 친구가 하소연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에 너도,나도 하면서 하나 둘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어온 경험담을 꺼냈는데 생각 이상으로 도둑맞은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그 중에 저도 있었다는 것~. 친구의 하소연 덕분에 떠오른 가슴 아프면서도 꼬릿한 청국장냄새가 나는 저의 과거를 오늘 털어놓을까 합니다^^ 


  작년 가을, 당시만 해도 저는 회사를 다녔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우리 부부가 출근하면 말그대로 우리집은 빈집이 되는 것이지요. 빈집털이에게 철이 어디겠냐만은 그 당시에 빈집털이범이 기승을 부린다며 너도나도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상황이었어요. 더군다나 같은 사무실 동료가 며칠전에 패물이며 숨겨둔 비상금이며 해서 시가 500만원 정도 털린 후여서 저희집도 문단속을 철저히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선수들 앞에서는 문단속이 소용이 없었나봐요. 설마 우리집은 아니겠지,했었는데 사건 당일 딸아이가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제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엄마 우리집 털렸나봐! 빨랑와!"

라고요. 제가 다니던 회사가 집에서 8분거리였기에 망정이지~ 그 다급한 목소리에 저는 다짜고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오마이갓~! 집에 도착해보니 현관문의 자물쇠는 다 뜯어져있고 집안은 개판이 되어있더군요. 집안 꼬라지를 처음 발견한 딸 이야기로는 문을 열려는데 이미 열려있었고 서랍장이나 옷장의 내용물들이 모조리 밖으로 꺼내져 있었다고 하네요. 처음엔 평소 뒤지기를 잘하는 동생이 그러고 나간건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도저히 동생의 짓이라고 보기엔 힘들어서 집에 돈을 두는 곳을 확인했고 그 곳에 한푼도 없다는 걸 알았다는 겁니다. 결국 도둑의 소행이라는 것까지요. 
 저는 일단 아이부터 진정시키고 집에 뭐가 없어졌는지 찬찬히 찾아봤습니다. 물론 그 전에 경찰에 연락해둔 상태고요. 뒤져보니 도둑이 건들이지 않은 곳이 없더라구요. 순간 절망했습니다. 그 전날 아이들 학원비 90만원 정도를 은행해서 인출해왔기 때문에 말이죠ㅠㅠ 나는 그래도 혹시나 해서 돈을 둔 장소를 확인했는데 역시나 한푼도 없더군요. 저는 큰일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제가 학원비를 다른 곳에 뒀다는 걸 기억해냈죠. 은행해서 돈을 인출해온 뒤 그날따라 이상하게 돈을 다른 곳에 두고싶더라구요. 제가 평소에 비상금을 넣어두는 곳에 말이죠. 어찌나 다행인지…하면서도 혹시 그곳마저도 털린 건 아닐까 했습니다. 그렇지만 비상금이라는게 그렇게 쉬운 곳에 넣어두는 것은 아니잖아요? 성미급한 도둑은 비상금까지는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도둑이 어리벙한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이 모아둔 용돈은 다 챙겨갔으면서 정작 90만원을 포함한 비상금에는 손도 대보지 못하고, 들고가려고 했던 돼지저금통은 그대로 신발장 위에 올려뒀더라구요. 안방에 있는 돼지저금통을 굳이 꺼내왔는데 왜 안가지고 간건지...암만봐도 신발신다 까먹은 것 같아요. 나름 비상금을 찾으려고 한건지, 아니면 돈을 못찾아서 화풀이를 하려고 한건지 서랍마다 꺼내서 물건을 다 엎어놓고 속옷이며 옷이며 다 뒤집어놓고 가관도 아니었어요. 아무튼 돈은 아이들 돈 10만원 정도 가져간게 전부더라고요. 
 피해금을 정리하고 있을 때 경찰이 왔더라고요. 요즘 이 동네가 도둑이 기승이라면서 없어진 물건을 체크하고 수시로 순찰을 돌겠다는 약속을 하고 가시려고 했어요. 그 때 돌아가려던 경찰왈~ 

"근데 이게 무슨 냄새예요?"

우린 정신이 없어서 모르고 있었는데 경찰분 말에 코를 벌렁벌렁해보니 청국장냄새도 이보다는 나을겁니다. 도둑은 몇백년 씻지 않은 발을 가진 모양이더라고요. 방안 구석구석~음, 고약한 스멜~  당최 도둑질하며 신발은 왜 벗은건지...발자국은 없고 발냄새만 가득하더군요. 경찰 아저씨들도 정말 이상한 놈이라고~아무래도 초범같다고 하셨어요. 

그 날 새로 자물쇠를 달고나서 방청소를 시작했는데 그가 밟고간 자리에는 닦아도 닦아돈 그 지독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하도 독해서 바닥에 페브리즈를 뿌렸는데도 고약한 냄새가 섞여서 더 이상한 거 있죠...진짜 도둑질도 발 좀 씻고 하십다ㅋㅋㅋㅋ 덕분에 대청소도 하고, 그가 밟고지나가서 냄새가 베인 그많은 옷들 2박3일 빨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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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발딱고 도둑질..ㅎㅎ
    그래도 큰 손해 안보셔서 다행이네요.
    자금통도 잊어버리고 갈 정도면 엄청 다급햇나봅니다.ㅎㅎ
    아니면 자기 발냄새에 마취.....ㅋㅋㅋㅋ
  2. ㅎㅎ 예전에 저희집은 x누고 간 기억이...ㅎㅎ
  3. ㅎㅎㅎ발냄새만 잔뜩 남기고 갔네요.
    큰 손해 보시지 않으셔서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되네요.
  4. 정말 더러운 도둑.ㄷㄷㄷ;
    그래도 아무 일 없어서 다행입니다.
    잘보고가구요. 오늘만 지나면 내일은 즐거운 휴일!
    멋진 하루되세요^^
  5.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십니다 피해가 적으셔서 ㅎ
    문단속 더 철저히 하셔요 아 듣기만해도무시랍 ㅎㅎ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요기날씨 매우 흐림 ^^
  6. 천만 다행이네요. 발냄새는 남기고 갔지만...ㅎㅎㅎ^^
  7. 그렇게 발냄새가 심할 정도였는데 그래도 신발은 벗어주는 센스가 있었군요.
    보통 도둑들은 신을 벗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
    • 센스가 장난이 아니지요?
      그렇지 않아도 신발 벗는 걸로 보아 초범 같다고 하셨거든요..경찰분이ㅋㅋㅋ정말 이상한 도둑이었습니다.
  8. 노숙자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예요
  9. 닦지 않아서 냄새가 심하다면 ..노숙자이겠군요
    아이가 있을 때 도둑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 제일 다행입니다
  10. 진짜 초짜 도둑인것 같군요... ㅎㅎ
    그 냄새 잘 안 없어지는데.. 고생 좀 하셨을 것 같아요.. ^^
  11. ㅎㅎㅎ 님 글때문에 많이 웃었네요.
    님 생각하면 웃을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 ^ 가정의달 5월 행복하게 보내세요. 아바래기 님
  12. 도둑맞은 돈보다...남긴 냄새에 더 마음 아파하셨군요...ㅎ
    이제 도둑질도 매너 좀 챙겨서 합시다!
    해피 5일 보내시길요...^^
  13. 예전에 저희 집도 도둑이 들었었는데...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가더군요.
    집이 어지러져 있어서 정말 깜놀했따는..
  14. 신 벗고 들어온걸 보니 초보 도둑이었나 봐요...
    스멜~~~~
  15. ★그래도 다치지 않아 불행중 다행입니다~^^;;;
  16. 옴마... 큰일날뻔 하셨네요 ㅜㅜ 냄새가 난다는것은... 그가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삶의 영위가 힘듬을 알수 있습니다. 자주 씻지 못한 발. 또는 청결하지 못한 몸상태로 인해 냄새가 그렇게 심하게 남았겠지요. 그는 키 180미만의 남성입니다. 네. 요즘 추리소설을 너무 봤나 ㅜㅜㅜ
  17. 도둑질도 이제는 뒷끝 확인이 중요하군요~~
    ㅋㅋ
    그래도 발냄새 나는 도둑은 영 아닌것 같아요~
  18. 큰 피해가 없으셔서 정말 다행이네요ㅎㅎ
  19. 매너가 없는 녀석이었군요..-_-;;ㅋ
    그래도 큰 피해가 없어 다행이네요..^^
  20. 좀 씻고나 훔칠것이지;; 그래도 피해가 적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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