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정육점 아저씨의 특급 장사노하우?!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17. 07:00 소소한 일상 이야기
Can you spot the tofu?
Can you spot the tofu? by Bob Ushe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동네에 크고 작은 슈퍼마켓이 몇개 되지만 제가 자주 이용하는, 그러니까 제 단골가게는 단 하나여요^^ 제가 이용하는 그 가게는 요즘 대부분의 슈퍼마켓이 그러하듯 가게 안에 정육점도 있고 생선가게도 있는데 정육점 아저씨의 장사노하우가 대박이라 그에 얽힌 에피소드를 털어놓을까해요~ 

 이사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이제는 단골가게가 되어버린 그 슈퍼마켓에 장보러 갔을 때 생긴 일이예요. 우리집 아이들의 고기타령은 끝이 없는지라 다른 집보다 자주 정육점에 들리곤 했는데 어느순간부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뭐랄까, 정육점 주인아저씨가 개업한지 얼마 안되셨는지 너무 미숙한 것 같은 거예요. 예를 들어 삼겹살 2만원 어치만 달라고 하면 항상 가격이 2000원 정도 오버되게 고기를 올리시고, 직접적으로 두 근이면 두 근 세 근이면 세근 달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로 고기를 100~200g 정도 더 올리시는 것이지요. 아주 근소한 차이로 사려고 한 금액을 오버했기 때문에 저는 뭣도 모르고 주는대로 샀었죠. 일단 정육점 아저씨가 몹시 친절하시고, 고기 질도 좋고, 서비스 정신도 장난 아니셨거든요^^ 그래서 혹시 이거 상술 아닌가? 하면서도 넘어간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센스있게 장까지 봐가지고 들어온 남편이 하마터면 상술에 속아넘어갈 뻔 했다고 투덜거리더라고요. 무슨 말인고 들어보니 그 수상한 정육점 아저씨의 상술에 속아넘어갈 뻔한 것이지요. 남편도 알게 모르게 그 정육점을 자주 이용했는데 남편이 딱 봐도 씀씀이가 커보이게 생긴지라 정육점 아저씨께서 갈수록 욕심을 부리신 모양이예요. 처음엔 100g 더 얹었던 고기가 150g,200g 이런 식으로 차츰차츰 늘어간 모양! 그러다 오늘은 한 근 가깝게 더 올릴 것이지요. 어라? 어라? 남편이 올라간 고기 무게를 확인하고 황당하다는 식으로 쳐다보니 그제서야 정육점 아저씨가 눈치를 보면서

"너무 많이 올라갔네요. 내릴까요?"

  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은,

""장사를 하면 고기 그램수는 척척 맞혀야할텐데 날이 갈수록 오히려 감만 떨어지는 것 같네요"

한소리 해줬대요. 그 정육점 아저씨가 평소 무개념이라면 버럭 화를 낼 수도 있었지만 말했듯이 고 아저씨 아주 센스 철철 넘치고 정말 친절하신 분이거든요. 그러니까 요건 정육점 아저씨의 속임수라기 보다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밀고 당기기 한 판 승부라고 해야할까요? 결국 그 날 정육점 아저씨가 미안하다면서 새우젓을 잔뜩 주셨지요^^     

 아무튼 단골이 된 지금도 은근히 고기 그램 수를 늘리고 하시는 정육점 아저씨와 애초에 그것을 예상하고 100g 정도 줄여서 고기 양을 말하는 저의 밀당은 계속 되고 있네요. 이 동네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목격했을 정육점 아저씨의 특급 장사노하우의 비밀은 아마 밀당에 있었나봅니다.ㅎㅎㅎㅎ...

 요즘은 정육점 아저씨 옆 생선가게 아저씨가 나름 열심히 정육점 아저씨의 장사노하우를 벤치마킹 하시는 모양인데 이 때문에 웃지도 울지도 못할 장보기가 계속 되고 있네요. 사실 생선가게 아저씨는 몹시 퉁명스러운 분으로 잘 웃지도 않고 생선도 틱틱 던지듯이 주곤 하셨거든요. 그런 분이 정육점 아저씨를 따라가려고 어색한 친절을 베풀고 계시니...같이 장보러 나온 철없는 둘째 딸 말로는 왜 저 아저씨는 자꾸 썩소를 짓냐고ㅎㅎㅎ지금은 비록 어색하지만 머지않아 생선가게 아저씨도 정육점 아저씨처럼 특급 장사노하우로 얻으시겠죠? ㅎㅎ

  1. ㅎㅎ 은근히 얄밉긴 한데요.
    그래도 무뚝뚝하게 요래 장사하면 손님 하나도 안갈걸요. 친절이 장사의 기본인가봅니다.^^*
  2. 자꾸 그러면 전 바로 덜어내라고 합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죠. 하하하...
    •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저는 처음부터 100g 더 올라갈 거 예상하고 그만큼 뺀 양을 달라고 해요ㅎㅎ
  3. 아유~ 그 생선장사 하시는 분 대신 제가 앉아야 겠네요 ㅎㅎㅎ
    정육점일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래도 100그람정도는 애교로 넘어갑니다 ^^
    • 입질의 추억님이 생선장사 하시면 신선함은 백프로 보장되는 거네요ㅎㅎ은근히 솔깃한 말이여요^^
  4. 친절하고 서비스 좋다면 100g 정도면 눈감아 줄 수 있습니당~
    • 저도 그것때문에 다른 가게 안가고 계속 가고 있어요~ㅎㅎ
      친절함과 서비스에 넘어가버렸나봐요.^^
  5. ㅎㅎ 그래도 한 소리 듣고도 장사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센스 있네요
  6. ㅎㅎ저도 단골은 잘안 바꾸는 편인데 울 현진이 땜에 가끔 더주셔요 ㅎ^^
    우리 현진이가 인사를 아주 잘 하거든요^^우리나라는 덤이란 정이 있네요^^
    • 우리나라에서 덤이랑 정을 빼면 서운하죠^^
      눈도장 몇번 찍고 말 좀 트면 덤이 쏟아져요ㅎㅎ
  7. 푸핫.. 옆에 생선가게 아저씨가 따라하신다니..ㅋㅋ 부러우셨나봐요ㅋㅋ 근데 연습좀 하셔야 겠네요 썩쏘라니.. 푸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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