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아역배우의 열연에 빠져들다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17. 06:30 아바래기의 세상보기



 기대 이상의 시청률을 내며 산뜻한 시작을 할 뻔 했으나 불륜과 낙태라는 민감한 소재로 인해 시작부터 ‘막장 드라마’ 논란에 시달려야만 했던 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는 어제 지난 1~2화와 마찬가지로 팽팽하고 탄탄한 진행방식과 더불어 중년연기자들의 노련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통속적 코드의 집합체,끊이지 않는 막장논란! 그럼에도 <제빵왕 김탁구>가 기대되는 이유는 앞서 말한 빠르고 강렬한 흐름과 안정감있는 중년연기자의 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역배우들이 보여주는 신선하면서도 성인연기자를 능가하는 열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성인 발연기배우 열 명보다 강렬한 눈빛의 아역배우! 


  이 드라마, 저 드라마 골라보다보면 납득이 안 되는 수준의 배우가 주인공을 맡아서 극 전체의 흐름을 망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냐면 ‘연기자’, ‘배우’라는 호칭마저 과분하다는 생각이 드는 급의 연기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들의 민망한 연기를 두고 시청자들은  ‘발연기’라는 웃지못할 단어를 만들고, 누가 더 ‘발연기의 대가’인지 가리기까지 합니다. 이토록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에서 발연기배우 열명의 몫을 하고도 남을 아역배우들의 출연은 충분히 재미있는 상황으로 비춰집니다.


 어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인물간의 갈등이 그 무엇보다 많이 비춰졌습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갈등의 굴레에 빠진 것마냥 인물과 인물간의 갈등이 그 어느 드라마보다 선명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우선 중년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만 봐도 시어머니(정혜선)와 며느리 인숙(전인화)의 갈등이 가장 크게 들어났지만 일중(전광렬)과 인숙에게도 싸늘한 갈등이 있었고 자신이 모시는 회장 일중을 배반한 승재(정성모) 또한 각각의 인물들과 각기 다른 갈등을 품고 있었습니다. 거미줄처럼 ‘갈등’이라는 줄로 연결된 인물들도 참 이색적이지만 그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방향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탁구의 둘째 이복누나인 자림이 탁구에게 마음을 열며 그를 걱정해주는 장면에서  ‘할머니나 엄마나 자식들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힘겨루기에 이용한다’는 내용의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대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중년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갈등이나 욕망을 자식을 통해서 해소하고자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의 편가르기에 동참하게 된 아이들의 갈등은 보다 노골적으로 나타나있습니다. 우선 샤프를 빌미로 마준이 탁구에게 누명을 씌우는 장면만 봐도 마준과 탁구의 앞으로도 쭉 지속될 깊은 갈등이 가장 먼저 보이고, 그 다음으로 사건의 진실을 알지만 친동생이기에 딱 한번 눈감아주겠다는 거성家의 장녀 자경과 마준의 갈등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와 아버지편, 어머니편,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편…아역배우들은 저마다 누구의 편인지를 숨김없이 들어냈고 이를 통해 앞으로 드라마가 어떻게 흘러갈지 시청자는 알면서도 기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른들의 갈등과 욕망을 대변한다는 의미에서 <제빵왕 김탁구> 속 아역배우들의 비중은 몹시 큽니다. 현재 김탁구의 어린시절을 연기하고 있는 오재무의 연기력이 주목받는 수준을 뛰어넘어 극을 이끌어가는 훌륭한 연기라는 칭찬을 받고 있는데 저 또한 이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어리지만 살아있는 눈으로 연기하는 오재무의 김탁구 뿐만 아니라 아역배우들 대부분이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아역배우와 중년배우만으로 이끌어가는 극은 부족한 감이 있기는 커녕 활력이 넘칩니다.

  
 통속극의 매력이란 앞으로의 극이 어떻게 흐르게 될 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음에도 그 안에 다시 느껴도 좋은 ‘재미’와 ‘감동’이 있다는 것입니다. 첫 화에서 자신이 들고있는 패를 모두 보여준듯한 <제빵왕 김탁구>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어떤 순서로 들고 있는 패를 내놓을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중년배우의 안정된 연기력와 아역배우의 뜨거운 연기력이 알파라이징하면서 생각보다 더 재밌고 맛깔스런 극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월드컵 중계로 인해 동시간대 SBS 드라마 <나쁜남자>가 방영되고있지 않는 사이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제작진들이 새로운 시청자들의 대거 유입을 염두해두고 있다면, 중년배우와 아역배우의 알파라이징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은 새로운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막장논란은 앞으로도 두고봐야할 과제이고, 통속극이기 때문에 들어야할 혹평을 계속 감수해야겠지만 그 속에서 재미를 느끼는 시청자들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습니다.

 허나 <제빵왕 김탁구>는 앞서 칭찬한 아역배우들의 호연과 중년-아역배우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극의 활기가 독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징크스처럼 아역배우들이 흥하는 드라마는 성장기를 거쳐 아역과 성인연기자의 교체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극의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윤시윤을 주연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까보기 전부터 안 좋은 평을 들었던 <제빵왕 김탁구>가 첫번째 뚜껑을 열었을 때 예상외의 호응을 얻은 것을 보아선 시청자들이 미리 실망하기 보다는 두번째 뚜껑을 열 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가 될 것 같습니다.   

 

  1. 김탁구 정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어젠 축구랑 채널 돌려가며 보느라고 힘들더군요.ㅎㅎ
    • 기대도 안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재밌더라고요 김탁구^^
      축구 경기랑 채널 돌려가며 보시느냐고 수고하셨겠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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