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몰래 김장 담가야했던 시어머니의 마음
2010. 12. 6.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아바래기는 감기 때문에 2주 전부터 몸살을 앓았습니다. 일주일 전부터는 증상이 너무 심각해져서 블로그 활동도 잠시 손에서 놓아야만 했었죠. 꾸준히 병원에 다니고, 치료를 받다보니 지난 주말부터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다행이지만 지난 2주동안 밀린 일이 많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2주전에 아바래기가 꼭 해야만 했던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김장이지요!
11월달 셋째주 즈음에 시어머니와 김장을 같이 하려고 재료도 미리 주문해놓고 김장날까지 정해놨는데 요 놈의 독하디 독한 감기가 슬슬 입질을 보내왔으니…… 아무래도 김장을 하다가는 쓰러지기라도 할 것 같아 시엄마께 김장을 조금 미루자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평소 저를 딸처럼 끔찍이 여겨주시는 시엄마는 몸이 아파서 어떡하냐면서 김장은 다 낫고나서 해야겠다고 하시더니…통화를 마친 그 다음날 저녁 남편에게 전화를 해 집으로 들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만해도 집에 뭔일이 있나 걱정스러웠는데 시댁에 갔다온 남편의 손에 들린 김치통을 보니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더라고요.
제가 회사를 그만둔지 좀 됐는데도 회사 다닐 적처럼 시어머니께서는 명절음식이며 김장이며 저 힘들다며 혼자서 다 하시려고 하셨습니다. 이제 연세도 있으신데 혼자서 그 많은 음식을 하시는게 안쓰러워 제가 꼭 같이 하자며 약속을 잡아 그 날 시댁에 들려도 이미 혼자서 음식을 다 하시고 저희 음식까지 따로 다 챙겨놓으시는게 저희 시엄마였지요. 그래서 이번 김장은 꼭 같이 하려고 했는데 통화로는 알겠다고 하신 시엄마는 그 다음날 이모님들을 불러서 그 많은 김장을 다 담구신겁니다.
남편이 몇번 걸쳐 들고온 김치를 보며 어찌나 송구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저는 죄송한 마음 반, 고마운 마음 반 시엄마께 전화를 바로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꼭 같이 하기로 했는데 왜 혼자서 고생하셨냐고 물으니 언제나처럼,
“그래, 다음엔 꼭 같이 하자~”
빈말을 하십니다. 제가 우스개소리로,
“제가 일을 너무 못해서 혼자 몰래 하시는거예요?”
물으니 어머니 호호호 웃으시면서,
“네가 알긴 아는구나!”
하시더라고요. 김장을 하느냐고 힘드셨을텐데 며느리 미안한 마음 들지 않게 먼저 농담을 하시더라고요.
우리 어머니 어찌나 센스가 남다르신지 배추 속하고 보쌈까지 하셔서 따로 챙겨주셨습니다. 어머님 손맛이니 맛은 당연히 보장되지만 정성이 가득 담겨 더욱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시엄마의 며느리 사랑! 부족한 건 많지만 시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효도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며느리 몰래 명절음식이며 김장이며 혼자 하시는 시어머니! 대체 어떻게 말려야할까요? 앞으론 김장이나 명절음식 장만하기 하루 전부터 미리 시댁에 가 있어야 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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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건 한주 되시구요..아바래기님~~!
파르르님도 즐거운 한 주 되세요~
감당하기 힘들죠. 우리가 할수 있는 건.. 그런 부모님을 위해
효도를 하는 길 밖에 없겠네요.
최선을 다해 효도하는게 자식된 도리이겠지요^^
아바래기님이 그만큼 잘 하시니 복 받은 것이죠.
건강하세요.^^
보쌈김치가 맛깔나고 먹음직하게 보임니다.
한주간도 잘지내세요~
오는정이 있으면 가는정이 있는법. 아바래기님도 그만큼 잘 하시겠죠?
그래도 더 잘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답니다!
소박하고 털털하신 시어머님의 마음을 잘 보고 갑니다.
이런 시어머니를 만난 것도 제 복인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늘 효도하시고 사랑으로 풍성한 가정되시길 바랍니다^^
복도 많으십니다^^*
보쌈을 보니 넘 맛있어 보이네요~
제 복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ㅎㅎㅎ
얼른 감기 나으시길 바래요.
노을님도 시어머님과 사이가 돈독한 것 같던데 참으로 부럽습니다.
보쌈이 맛있어보이네요
대단한 정이신거 같습니다..
행복한 고부간의 정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