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관절인형 만들기②-도안&심재

Posted by 아바래기
2014. 8. 19. 20:43 아바래기의 감성공방/구체관절인형 제작일지

 아바래기가 구체관절인형을 만든지 이제 한 일주일 정도 지났나요? 작업 순서대로라면 지금 중후반부 작업에 들어가고 있습니다만 여기서부터 슬슬 막히기 시작하네요. 진도가 생각처럼 안 나가는 덕분에 작업일지가 밀리고 말었어요!

 그래서 이번주엔 밀린 제작일지를 하나하나 올려보려 합니다. 도안을 그리는데 이틀, 심재를 준비하는데 하루 정도 걸렸습니다. 하루 종일 매달려서 작업에 몰두하는게 아니라 실제 제작시간을 따지면 훨씬 더 적겠죠? 허나 초반부 작업이라고 만만하게 보다가는 큰 코 다칠지도 모르는게 바로 도안&심재 작업이라는 반전이 숨어있다는 거 알아주셔요~

도안 그리기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인형의 이미지를 충분히 상상해본 후 방안지에 옮겨봅니다.
제 경우에는 43cm 여자아이를 상상했습니다. 구체적인 등신은 6등신이었고요.
도안을 그릴 땐 인체비례 책이나 자료를 십분 활용하셔서 균형있는 도안이 될 수 있게 주의해야해요!  

도안을 그릴 때에는 정면도안과 측면도안, 두 개를 그려줘야합니다.
이 때, 인형의 입체적인 모습을 염두해 정면과 측면의 선이 일치할 수 있도록 그려주세요. 

도안이 완성되면 완성된 도안의 5mm 안쪽에 선을 또 하나 그려주세요.
이 안쪽선을 토대로 심재를 만들 것이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그려야해요.
또한 안쪽선을 긋기 전 몸을 머리, 몸통, 팔, 다리로 나누시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위 사항에 주의하여 안쪽선을 다 그렸다면 선 위에 미농지를 대고 안쪽선을 따라그려 주세요.
다음 작업을 위해 미농지에 그린 부위별 도안을 가위로 잘라주세요.


제작의 발견-도안
1.도면을 방안지에 그리는 것은 도안의 균형이 정확히 떨어지게 하기 위함이다. 
  도안을 그리기 전 중심선을 먼저 그리고 그에 맞게 균형을 정확하게 맞춰 그리도록 하자.
2. 몇 등신으로 그릴지 정했다면 그에 맞춰 등신 선을 먼저 그린 뒤 
   그 선에 맞춰 측면과 정면 도안이 일치될 수 있도록 도안을 그리자.
 

심재 만들기
우선 아이소핑크를 적당한 덩어리로 잘라줍니다.
그런 다음 도안 작업에서 미농지에 옮겨 잘라놓은 부위별 도안(정면/측면)을 그 위에 대고
따라 그려준 뒤 조각칼과 톱을 이용해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주세요.

몸통과 팔 다리는 위의 방법으로 심재를 만드시고
머리의 경우는 적당한 크기로 아이소핑크를 잘라서 먼저 그것을 구모양으로 깎아주세요.
모양이 어느 정도 잡히면 본격적으로 측면/정면 도안대로 다듬어서 머리 심재를 완성시킵니다. 

완성된 심재 모양입니다.
세부적인 작업은 필요없으나 굴곡은 어느 정도 살리는 방향으로 만들었습니다.
심재를 만드는 틈틈히 도안과 비교해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해주세요.

심재가 다 완성되면
다음 작업을 위해서 심재를 테이프/포장랩으로 감싸주세요.

제작의 발견-심재
1.심재는 어디까지나 점토를 붙이는 뼈대의 목적이기 때문에 다음 작업에서 살을 입힌 심재를 빼낼 때
  틀어지지 않고 쉽게 빠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1. 잘 보았어요...볼수록 신기하네요^^
  2. 으.. 거의 예술가수준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흉내도 못낼 것 같은데요.^^;
  3. 손재주 좋으신 분들 보면 너무 부러워요.. 완성된 모습이 기대 되네요..^^
  4. 음...전부터 느꼈지만 손 재주가 보통이 아니셔...
    손 재주에 글 재주...부럽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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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도 잡고 생리통도 잡는 팥주머니 만들기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1. 24.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어제 저녁, 냉장고에 고이 묵혀둔 팥이 문득 생각나 아바래기는 팥주머니를 만들기로 했어요. 팥주머니의 효능을 찾아보니 추위도 잡고, 찜질효과도 있고, 특히 여자들에게는 생리통을 잡아주는 효과까지 있다고 하네요. 한마디로 팔방미인인 팥주머니죠! 만드는데 얼마 걸리지도 않고 과정도 쉬우니 집에 팥이 있다면 한번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팔방미인 팥주머니를 함께 만들어볼까요?^^

우선 팥을 준비해주세요!

팥주머니를 만들 천을 준비해주세요.
준비한 천을 반으로 접고 일정한 간격에 따라 줄을 그어주세요!

팥을 넣어야하니까 윗부분은 남겨두고 아랫부분과 옆면을 꿰매주세요.
그리고나서 좀 전에 일정한 간격에 따라 그은 줄대로 꿰매주세요.
(일정한 간격대로 천을 꼬매는 이유는 팥이 한곳으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바느질이 완성되면 팥을 사이사이 넣어주세요.
너무 가득 넣으면 사용할 때 불편하니 적당히 넣어주세요!

팥을 넣은 뒤 윗부분을 실로 꿰매면 팥주머니 완성!
완성된 팥주머니를 전자렌지에 넣어 3~5분 가량 돌리면
2~3시간 너끈한 찜질팩이 완성된답니다! 정말 간단하죠?^^

팥주머니의 효능
팥은 어혈과 부종을 제거해 염증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따끈해진 팥주머니로 아랫배를 찜질하면
 생리통에 효과적이며 난소질환에도 좋다고 해요

또한 팥은 온기가 오래가서 찜질팩으로써 탁월하며
배가 아프거나 근육이 뭉쳤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에
올려두면 통증이 사그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1. 이거 어르신들이 많이 하는방법이네..ㅎㅎ
    생활의 지혜죠^^
  2. 요즘은 덜한데 심해지면 해봐야겠습니다~
  3. 저희 와이프에게 필요한것일 수도 있겠어요~ 잘 보고 갑니다 ^^
  4. 헉...팥주머니의 효능도 정말 대단하군요...
    즐건하루 되세요..아바래기님~~!
  5. 이렇게 만들수도 있군요
    대단한 솜씨 이십니다.^^
  6. 정말 잘 만드셨네요.
    팥주머니에 대해서 좋은 것을 알게 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7. 여성들에게 좋겠네요~
    아이디어 상품입니다.
  8. 며칠전에 핫팩 전자렌즈에 데쳐서 하고있다가 피부 트러블 ㅜ.ㅜ
    아직도 병원 다니고있어요 ㅜ.ㅜ
  9. 팥이 효과가 그렇게 좋은가여?
    전 한번씩 생리통으로 꼼짝마를 하는데 ㅠ.ㅠ
  10. 전기장판 이용하고 있는데 팥주머니를 바꿔야 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11. 팥주머니 효능이 너무 좋은데요~
    유용한 정보 잘 배우고 갑니다. ^^;
  12. 오랜만에 보네요. 하나 있음 좋겠어여.
  13. 아~ 팥이 그런 기능이 있었군요? 추위를 잡아준다는 말에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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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색하던 고양이에게 푹 빠져버린 남편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1. 17.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작년 5월 말, 우리집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현재 우리집의 마스코트인 삼색고양이 ‘미말입니다. 작은 딸내미가 길가던 할머니에게 얻어온 ‘미’는 사실 처음엔 그리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었답니다. 길고양이에게 안 좋은 기억이 있던 저는 물론이고, 개를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미’를 특히나 반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간곡한 부탁과 ‘미’의 애절한 눈빛에 저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를 우리집 가족으로 받아드렸습니다.


 ‘미’가 차차 집에 적응을 하면서 집안 구석구석 돌아다니게 되었고, 남편은 딱히 말은 안했지만 우연히 ‘미’를 발견하게 되면 얼굴에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히 나타나곤 했습니다. 그 즈음, 고양이를 싫어했던 저도 ‘미’의 매력에 홀라당 빠져서 예뻐 어쩔 줄을 못했고 아이들은 하루종일 ‘미’와 놀아주기 바빴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터지고 말았지요. 바로 미가 남편이 아끼던 벨트를 물어뜯어버린 것이지요. 빼도박도 못하게 범행현장(?)을 남편에게 들킨지라 남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였죠.

 “저리안가!”

 남편의 고함은 남편이 얼마나 화났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미’를 얼마나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는지 알려주었죠. 그 날 이후로 ‘미’는 남편을 피하게 되었답니다. 그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혼내킨 날이었는데 평소 꽁하기로 유명한 꽁선생 미’는 이 일을 마음에 담아두었는지 몇개월동안 남편을 피했어요. 남편은 자신을 피하는 ‘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둘의 냉전상태는 꽤 오래갔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둘이 화해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미,오늘 하루만 동물병원에 가 있자~!”

 저희집에서 명절을 지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를 동물병원에 맡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유별날 정도로 고양이를 싫어하는 친척이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저는 음식 준비로 한창 바쁜 저 대신에 남편보고 ‘미’를 동물병원에 맡기고 오라고 했습니다. 별 생각없이 알겠다고 대답한 남편은 추석 전날 ‘미’를 동물병원에 맡겼습니다. 그런데 동물병원에 갔다온 남편이 조금 이상하더라고요. 제가 왜 그러냐고 물으니,

 “녀석이 날 보면서 아롱아롱 우는데 왠지 마음이 안 좋더라고.”

 라고 대답하더라고요. 저는 생전 처음 ‘미’에게 관심을 보인 남편이 신기한만큼, 저 또한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진 ‘미’가 신경쓰였습니다. 그렇게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추석을 보낸 우리 부부. 저보다 더 ‘미’를 걱정한 남편은 추석 다음날 아침 친척들이 집으로 돌아가기가 무섭게  ‘미’를 찾으러 갔습니다. 그렇게 단걸음에 동물병원으로 가 ‘미’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는 남편의 얼굴엔 알 수 없는 미소가 스며있었습니다.

 “왜? 무슨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어?”
 “글쎄,미가 내가 찾으러 가니까 날 보고 아롱아롱 울더라고. 날 알아봤나봐. 아롱아롱 한참 울다가 내 품에 쏙 안기는거야. 요것도 날 가족이라고 생각하나봐.”

 남편은 새삼스레 감동을 했는지 그 날부터 ‘미’를 각별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다음 명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동물병원 같은데 맡기지 말자며 당부도 하고, 종종 동물병원에서 고양이 간식을 사서 들고오기까지 합니다.


 날이 갈수록 남편의 미사랑은 커져서 요즘엔 집에 들어오면 아내인 저나, 딸들을 먼저 찾기 보다는 무조건,

 “미~이이이~이! 어딨니?”

하며 ‘미’부터 찾습니다. ‘미’도 꽁한 마음을 풀었는지 남편이 오면 먼저 와서 쓱 다리에 몸을 비비기도 하고, 남편의 부름에 꼬박꼬박 대답도 한답니다. 이렇게 어색하던 둘의 사이가 좋아져서 아바래기는 참으로 기쁘답니다. 고양이에게 왠지 밀린듯한 우리 딸들은 아빠의 미사랑이 서운하다고 저에게 투정을 부리지만 말이죠^^ 

  1. ㅎㅎ고양이를 보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는걸요.
    너무 귀엽습니다.

    잘 보고가요
  2. 너무 이쁜 고양이를 새식구로 맞으셨군요..
    저도 예전엔 별루였는데...요즘들이 관심이 많이 가더군요...
    즐건 하루 되세요..아바래기님~~
  3. 제 눈을 보세요 ㅎㅎㅎㅎ 너무 사랑스럽네요 ㅎㅎㅎ
  4. 고양인 정말 신비한 동물 입니다. 어젠 가을 풍경을 담고 있는데 길냥이가 제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더군요. 제가 더 신기해 보였는지 말이죠. 남편의 냥이사랑도 그런 모습일까요. ^^*
  5. 마음을 먼저 열고 의지하며 다가오는 작고 약한 생명을 끝내 외면하기에, 남편분은 마음이 너무 착하고 따뜻하셨나봐요^^
  6. 이렇게 예쁜 고양이 좋아 하지 않을 수 없겠죠.ㅎ
  7. 고양이가 원래 애인같은 구석이 있어서 무뚝뚝한 분들도 금방 휘어잡곤 하더군요 ^^
    그녀석 어른들 말대로 자기 밥그릇은 제대로 찾았는걸요
    사랑받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8. 우리남편은 아직도 질색 하는뎁 늘 어린 현진이와 실랑이를 해요 ㅎㅎ
    하나 키우자 말자 ㅎㅎㅎ~분분 ㅎㅎ
  9. 애완동물도 정들면 참 좋지요~
    축하드립니다. ~ ㅎ ㅎ
  10. 정이 듬뿍 들으셨나봅니다^^
  11. 고양이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것 같아요... ㅎ
    강아지는 귀엽고 고양이는 우아하고.. ㅎㅎ
  12. 따님들이 서운해 하겠는데요.ㅎㅎ 고양이가 참 귀엽게 생겼습니다.^^
  13. 왠지 슈렉의 고양이 보는 느낌이네요...
    뭐...이정도면 같이 몇일만 살면... 매력에 빠져나오지 못할 듯~~~
    고놈 귀엽네요^^
  14. 남편분 마음이 무지 착하신 분으로 보입니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아무리 그래도 동물 싫어하면
    고치기 힘들더라구요..ㅎㅎ
    축하드려요.^^
  15. 잘됐네요. 둘의 관계는 이제부터겠는데용...
  16. 아유~너무 귀여운 얼짱 고양이네요..
    귀염받게 생겼어요..^^
  17. 저도 고양이 질색했었는데 어쩌다 고양이 키우는 후배랑 같이살게 되면서
    제가 간식 사다바치고 그랬었드랬었져~ㅎㅎㅎㅎ
    몰라서 처음엔 질색했었는데~ 뭐든지 알고 보면 다른것 같아요~헤헤
    어제 독감 주사맞고 왔더니 아직까지 헤롱헤롱 한것이...
    예쁜 고양이가 둘로 보이네요~ @0@;;;ㅎㅎㅎㅎ
    그래도 넘 예뻐요 사랑바등ㄹ만 하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새로운 가족 미와 함께 행복 하세요~*
  18. 사진이!!! 초절정 미남? 미녀? 고양이가 정말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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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넘은 딸의 휴대폰 요금에 가슴이 철렁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1. 8.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어제 웹서핑을 하다가 네이트판에 올라온 KT 핸드폰요금이 2000만원 죽고싶습니다. 라는 제목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사유에서인지 원본 글이 사라져서 카페에 스크랩된 글 밖에 남아있지 않은 이 글은 한 청년이 해외여행에서 잃어버려 분실신고한 휴대폰을 휴대폰 판매점의 권유로 분실신고를 해지하게 됐고 결국 2000만원에 가까운 휴대폰 요금을 물게된 억울한 사연에 대한 글이었습니다.(관련기사:해외서 분실한 휴대폰 1800만원 ‘요금 폭탄’)  



 제 아무리 대리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거라고 이야기 했어도 결정적으로 해외에서 분실된 휴대폰의 분실신고를 푼 것은 그 청년의 잘못이라는 누리꾼의 반응도 있었지만 20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에도 무조건 대리점과 해결하라며 나몰라라 책임을 전가하는 통신사에게 한번 데여본 적 있는 아바래기는 이 글을 읽으면서 청년의 답답한 사정이 십분 이해가 되더라고요. 통신사의 뻔뻔하기 짝이 없는, 책임회피는 저처럼 당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모르실 겁니다.   

 위에 올린 사진은 딸아이 앞으로 온 모 통신사의 채권추심 이관 예정 안내에 대한 통지서입니다. 빨간줄로 밑줄 그은 부분대로 딸아이 앞으로 미납된 휴대폰 요금은 무려 100만원이 넘습니다. 중학생 여자아이의 달랑 한달치 요금이 100만원이 넘다니, 믿어지십니까? 

 작년, 작은 딸아이가 하도 조르고 졸라서 휴대폰을 하나 사주었습니다. 큰 아이가 처음 휴대폰을 샀을 때 절제가 안 되서 요금을 10만원 넘게 쓴 경험을 토대로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구입할 때 처음부터 일정 금액의 요금제를 신청했고, 또한 수신자부담전화를 막는 서비스도 신청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간은 한 달 3만원 가량의 요금이 나왔습니다. 요금도 일정하고, 자동이체를 시켜놨기 때문에 아예 신경을 쓰지 않고 지냈는데 어느 날 딸아이가 휴대폰요금미납으로 수신이 금지될거라는 상담원의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에게 휴대폰 요금을 안 냈냐고 묻는거였어요. 저는 당연히 휴대폰요금이 통장에 빠져나갔는 줄 알았기 때문에 그럴리가 없다면서 114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전화를 받은 상담원이 휴대폰 요금이 아직 완납이 안됐다고 그러더라고요. 혹시나 해서 제가 요금이 얼마나왔는지 물어보니, 무려 100만원이 넘은 금액을 또박또박 읊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3만원 밖에 나오지 않는 요금제에서 어떻게 100만원이 넘는 요금이 나올 수 있냐면서 말이죠. 

 제가 어이가 없어서 다시 한번 물어보니 상담원이 사용내역에 대해 말해주시더군요. 문제는 콜렉트콜 때문이었습니다. 상담원은 기가 막혀하는 제게 수신자부담전화의 특성상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만 되풀이 하더군요. 저는 일단 상담원과 전화를 끊고 서랍에 쳐박아둔 휴대폰 요금 고지서를 확인했습니다. 상담원의 말대로 콜렉트콜 요금만 100만원이 넘게 나와있더군요.

 요금은 둘째치고 사용내역을 아니 더 화가 나고 기가 막히더군요. 앞서 말했듯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날 ‘수신자부담전화 차단 서비스’를 신청했는데도 불구하고 콜렉트콜 요금이 100만원이 넘게 나올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되기 때문이었죠. 저는 곰곰히 다시 생각봤습니다. 콜렉트콜을 무분별하게 받은 딸아이의 잘못도 분명있지만, 아직 절제가 안되는 나이이기 때문에 요금제가 있는 것이고 수신자부담전화 차단 서비스도 있는 것 아니었나요?

 근데 그 서비스들을 다 신청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사태를 맞게 되다니 억울하더군요. 결국 다시 상담원에게 전화해 제가 납득이 안가는 부분에 대해 물었습니다. 우선, 이만칠천원짜리 요금제를 신청했는데 어떻게 요금이 그 이상이 나오냐라고 따지니 콜렉트콜은 요금제와 별개로 따로 요금이 추가된다고 하대요. 그래서 제가 대리점에서 ‘수신자부담전화 차단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어떻게 콜렉트콜로 요금이 추가되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수신자부담전화 차단 서비스가 되어있긴 한데 콜렉트콜 업체 전부를 차단한게 아니라 한 곳 밖에 차단을 안해놨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콜렉트콜을 막아달라고 했으면 다 막아야지 왜 한 곳만 차단했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쯤되니까 상담원의 단골멘트를 들을 수 있더군요.

 “고객님 죄송하지만 저희쪽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네요. 휴대폰을 구입한 대리점과 상담해보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휴대폰 요금은 통신사에 내는데 문제가 생기니 자기들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대리점과 해결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겁니다. 제가 이미 대리점측과 통화를 했고 그곳에선 아마 그만둔 직원이 실수한 것 같다는 책임회피성 답변 밖에 듣지 못했다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결국 통신사는 대리점에게, 대리점은 그만뒀는지 안뒀는지 확인도 안되는 직원에게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 그 뒤로 몇번이고 대리점과 통신사를 오고가며 납득이 되지 않는 휴대폰 요금에 대해 문의했지만 책임전가는 계속 되었고 저는 억울함에 몇 달을 끌다 결국엔 딸의 100만원이 넘는 휴대폰 요금을 완납해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통신사를 이용하는 그 수많은 고객들을 일일이 다 챙길 수는 없겠지만 3만원도 안되는 요금제를 쓰는 중학생이 한달동안 100만원을 넘게 썼음에도 그 어떤 통보도 없다가 요금이 미납되자 그 때서야 칼같이 전화를 해 요금을 내라고 독촉하는 그 독특한 서비스 정신에 치가 떨립니다. 요금 내역을 처음 봤을 땐 가슴이 철렁했는데 그 어떤 말에도 책임회피에 급급한 통신사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했습니다. 말로만 ‘서비스’타령을 할 게 아니라 한번 더 고객을 생각하는 자세가 진정으로 필요한 시대 같습니다. 

 Ps.휴대폰 요금 사태로 인해 딸아이는 몇개월동안 오부라지게 저에게 혼났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요즘에 굳이 요금제를 신청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휴대폰을 절제해서 쓴답니다^^

  1. 이전 댓글 더보기
    • 2010.11.08 07:32
    비밀댓글입니다
  2. 에궁...정말 너무 하네요...
    저는 딸아이 월정액제로 해놓았어요..
    그러니까 요금걱정은 안해도 되서 좋더라고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이건 참 어이없네요~
    콜렉트 콜을 다 막아줘야지요~
    월요일을 멋지게 시작하세요~
  4. 아이들 있는 집에서는 콜렉트 콜을
    막았는지 반듯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것 같네요
    100만원이라는 엄청난 요금 폭탄을 맞았는데
    상담원과 통신사의 나몰라라 하는 태도가 참 인상 깊네요 --;
  5. 헐... 기가 차네요. 저같은 기절했을 일이네요. 아마 통신사에서 그대로 대자로 누워서 난리 쳣을것 같네요.
    너무하는 통신사네요.
  6. 제 가슴이 다 철렁하네요.
    통신사 해도 너무 한 것 같아요.ㅊㅊ
  7. 내 일이 아니지만 속 터지는군요.. 심장이 다 두근 거리네요...
  8. 이제 좀 있으면 아들놈도 핸드폰을 쓰게 될텐데, 정말 조심해서
    관리해야겠네요. 통신사나 대리점 책임회피에 제가 다 열불이 납니다.
  9. 세상에!
    정말 나빴네요...
    아오 정말!
  10. 이런 글 볼때마다 통신사들의 횡포를 지적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대리점 핑계를 될 것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콜렉트콜을 막는다는 의미가
    전체 콜랙트콜을 의미하는 것이 뻔한 사실임에도....
    억울하게 당하고 있기엔 너무 분함을 느낍니다.
  11. 뭐...이런...이럴때마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이 정답이군요.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저까지 화가 나네요.
  12. 이거 엄청난데요..
    콜렉트 콜도 요금이 상당히 나오나봐요?
    어쨌든...읽어보니 상당히 억울하게 100만원
    무신거 같네요....쩝
  13. 통신사가 책임을 져야 함에도 대리점책임이라고 밀어 부치는 모습이 화가 나네요.
    이상한 요금이 발생하면 알려줘야 할텐데..
    다른 분들의 피해가 입지 않았으면 하네요.
    너무 맘고생이며 금전적 고생까지 힘드셨겠네요.
  14. 역시 팔아 먹기에 급급한 통신사나 대리점은 믿지 못하겠네요.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꼼꼼히 확인 하는 길 밖에 없겠네요. 물론 업체에 대한 개선요구도 끊임없이 해야 될 것같구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따님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었겠습니다.
  15. 수신자부담..서비스 차단을 했는데도 나참..
    아직 사회경험이 없는 청소년이 핸드폰에 대한 요금 감각이 확실치 않은 것도 사실이고
    수입이 없으니 경제 감각도 어른들에 비해 모자라죠..
    2000만원 물게 되었단 사연도 그렇고
    이건 해당 통신사의 제도 미비에 안일함이 부른.. 일이라고 봐야할 거 같습니다...
    대체 차단 신청을 하고도.. 물어야하는 경우는 뭔가요;;
  16. 저희도 혹시몰라아이들꺼는 다막아놓았어요~
  17. 헉~세상에나..
    잘 알아둬야겠네요..
    콜렉트콜서비스는 안하는게 좋겠네요..;;
  18. 와우 휴대폰으로 그러한 거대한 요금이 나오기도
    하는군요
    제 딸아이는 몇만원정도는 나왔었는데도
    엄청 혼냈답니다.^^
  19. 정말 황당 하셨겠어요~ㅠㅠ
    정말 우리나라 통신사들 뭘믿고 이렇게 나쁜 짓들을 일삼는지 알수가 없네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봉도 아니고~~ 정말 문제가 많네요~
    제 친구도 자동로밍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본적이 있어서...ㅠㅠ
    한두푼도아니고 속 많이 상하셨겠어요~*
    그래도 그 사건으로 많은걸 배운것 같으니 다행이네요~
    세상 참 무섭습니다~ 으이그~
  20. 뭐 그런 경우가 있나요..
    통신사 윗 분들도 이런 일을 알고 계시는지... 참...
    모순이 많은 시스템입니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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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한번 마주쳤다는 이유로 뺨 맞은 우리 딸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1. 5.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어제 작은 딸아이가 숨을 헐떡거리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집으로 도망치듯 들어왔습니다. 부엌에서 아이들 간식을 만들고 있던 저는 깜짝놀라서 무슨 일이라도 난 줄 알고,
 
 “지원아! 대체 무슨 일이야?” 

하고 물었습니다. 딸아이는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숨이 차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더라고요. 저는 일단 차가운 물을 한 컵 따라서 주었어요.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 딸아이가 좀 진정이 됐는지 저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그 언니 봤어. 그 언니가 우리집 근처에 있어!”

-영화 속 불량청소년의 모습
 저는 딸아이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도통 알아들 수 없었는데 불현듯 뭔가 짚이는 구석이 떠오르더라구요. 그건 올 3월에 있었던 우리 딸에게는 악몽 그 자체였던 바로 그 일이었습니다.
 
 새학기를 맞은지 얼마 안된 올해 봄 3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새로 사귄 같은 반 친구들과 동네 서점에 가서 문제집을 사고 오겠다고 저녁 7시쯤에 나간 작은 딸아이는 밤 9시가 됐는데도 연락 한번없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걱정이 되서 여러번 문자도 하고 전화도 하고 심지어 친한 친구들한테 연락도 해봤지만 딸아이와 연락이 닿질 않았지요. 왠지 모르게 그 날따라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서 제가 초조해하니까 남편이 친구들과 놀다보면 좀 늦을 수도 있다면서 저보고 느긋하게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일단 남편의 말대로 그냥 기다려보려 했지만 왠지 불안해서 저는 계속 딸아이에게 전화를 했답니다. 

 이상한 예감에 불안해하고 있는 저를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드는 건 바로 딸아이의 전화가 신호음이 간지 얼마되지 않아서 의도적으로 뚝뚝 끊기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이런 적이 한번도 없는 아인데 마치 제 전화를 피하듯이 전화를 끊어버리는 게 수상할 수 밖에 없었죠. 제 불안감은 극에 치달았고 저는 안되겠다 싶어서 동네를 한번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때쯤 딸아이에게서 문자 한 통 왔더군요.

 『엄마 전화하지마 금방 들어갈거야 그니까 절대로 전화하지마』

이렇게 말이죠. 사실 우리 작은 딸이 애교가 참 많아서 문자 한 통을 보내도 이모티콘이나 하트를 붙여서 보내는 아인데 그런 것은 고사하고 절대로 전화하지 말라는 말만 하는게 제 마음에 너무 걸리더라고요. 일단 딸아이가 문자를 보내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긴 했는데 영 불안해 결국 남편과 함께 딸아이를 찾아 동네를 한번 훑어봤습니다.

 하지만 딸아이는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가 없었지요. 불안한 마음만 잔뜩 안고 집으로 들어와서 저는,

 “여보,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이건 신고를 해야할 것 같아.”

라고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좀 전만해도 기다려보라고 했던 남편도 역시 느낌이 이상한지 그래야겠다고 하더군요. 다시 겉옷을 챙겨입고 동네 지구수비대에 가려는 순간, 딸아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 문열어’하며 문을 미친듯 두들기더군요. 
-영화 속 불량청소년의 모습
머리는 누군가에게 쥐어뜯긴 듯 산발이 되고, 얼굴은 뻘겋게 부어올라 엉망인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우리를 보자마자 엉엉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나는 너무 놀래서 일단은 딸아이를 감싸안았는데 딸아이의 몸은 얼음처럼 꽁꽁 얼어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제 품에서 울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딸아이는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딸아이가 친구들과 서점에서 책을 사서 나오는 길이었는데 그 앞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4명과 마주쳤다고 해요. 그 언니들이 화장도 좀 진하게 하고 옷차림도 불량스러워 보여 시선이 자기들도 모르게 그 쪽으로 갔나봐요. 제 딸은 언니들 인상이 너무 무서워서 바로 눈을 바닥으로 내려깔았는데 그 순간 그 여학생 중 한 명이,

 “이것들이 미쳤나. 어디 눈을 치켜올리고 야리고 지랄이야? 눈알 안 깔아?”

다짜고짜 욕을 했다고 해요. 아이들은 순간 얼음이 되었대요. 아이들은 일단 무서운 마음에 ‘안 봤는데요’하고 대답을 했더니 말대꾸를 한다면서 다짜고짜 4명이 아이들을 둘러싸면서,
 
 “따라와라 좋은 말로 할 때~”

하면서 협박을 했대요. 딸아이 말로는 그 순간 바로 도망치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벌써 자기들 교복과 교복에 달린 명찰을 본듯 싶어서 도망칠 수도 없었다고 하네요. 결국 순순히 그 여학생들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렇게 그들만의 아지트로 끌려간 딸아이와 친구들. 겁먹어서 그저 따라가느냐고 어딘지도 잘 모르지만 대충 역 근처에 있는 인적이 드문 골목즈음이라고 하더군요. 벌써 날은 어두워졌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더욱 없었기에 아이들은 공포심에 떨었다고 합니다.

 그 불량청소년들은 아이들에게 ‘앉았다 일었났다’를 백여차례 시킨 뒤 잘못했다는 말을 몇 번이고 소리내서 하라고 시켰답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반항도 못한채 그들의 요구대로 했지만 그 여학생들은 분이 안 풀리는지 결국 나란히 세워놓고 머리채를 잡고 흔들기도 하고 뺨을 번갈아면서 때렸다고 합니다. 그 중 그나마 착한 여학생은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고 아이들을 말렸다고 해요. 그러면서 우리 딸은 째려보지 않았다고 때리지 말라고 해서 다섯대 정도만 맞고 딸아이의 친구들은 최소 40대씩 맞았다고 해요. 그렇게 실컷 때려놓고는 입막음용인지,

 “오늘 너네가 운이 없었던거라고 생각해라”

면서 근처 슈퍼에서 딸기우유 하나씩 사주고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물론 마지막으로 보내 줄 때까지 계속,

 “너네 학교,반,이름 다 알았으니까 어디다가 꼰지르기만 하면 알아서 해라.”

 라고 협박을 했대요. 제가 뭐하러 반이랑 이름 다 알려줬냐고 하니까 그 여학생들이 이 근처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일진들이라고 해서 겁을 먹어 다 실토했다고 하는거예요. 그 학생들은 신고해봤자 소년원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그 뿐이라며, 그 뒤는 너네가 알아서 생각하라며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겁먹였대요. 

 딸아이에게 자초지종을 듣고나니 분해서 손이 다 떨리더군요. 저희 부부도 손 한번 대보지 않은 작은 딸이 이렇게 어이없는 이유로 맞고 들어온 걸 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죠. 그 여학생들의 협박 때문에 겁을 먹어 딸아이가 신고하지 말라고 했지만 저는 당장 지구수비대로 달려갔습니다. 혹시 몰라 디카로 딸아이의 부은 얼굴도 미리 찍어둔 상태에서요. 수비대에 이 사건에 대해 신고하자 당장 순찰을 돌아주시겠다고 해서 순찰을 돌았지만 그 학생들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다음날 딸아이가 그 여학생들에게서 들은 정보를 토대로 고등학교에 연락해봤지만 그런 학생들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출한 비행청소년들이 거짓으로 학교에 다닌다고 거짓말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 여학생들을 잡아 처벌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뒤로 그 여학생들은 아예 볼 수 없었고 결국 흐지부지 사건은 끝나버렸죠. 

 그 후로 7달이 지난 오늘, 딸아이가 드디어 그 여학생 중 한 명을 만난 것입니다. 딸아이 말로는 집 앞 근처에서 그 언니를 본 것 같아서 일단 집으로 도망쳐왔다는 거예요. 저는 이번에야말로 잡겠다는 마음으로 슬리퍼 바람에 집 앞 근처로 달려나갔습니다. 근데 딸아이가 말한 여학생은 그 근처에 없더라고요. 정말 아쉬운 마음에 제가 씩씩거리면서 딸아이에게,

 “정확하게 어디서 본거야? 걔가 맞긴 맞는거야?”

하고 물으니 딸아이는 곰곰히 생각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더라고요.

 “글쎄…언뜻 보니까 그 언니랑 너무 닮아서 그냥 미친듯 뛰어왔어. 그 언니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지난 사건으로 너무 놀란 딸아이가 딸아이 말대로 어쩌면 그냥 착각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 날의 악몽이 얼마나 잔혹했으면 7달이 지난 지금도 저렇게 벌벌 떠는지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요즘 심심치 않게 무서운 10대들의 범죄 사건에 대해 듣게 되는데 갈수록 이런 일이 자주 보이는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섭니다.

 딸아이가 빨리 이 일을 잊었으면 좋겠고 아이들을 마음놓고 밖에 풀어놓을 수 있는 안전한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1. 어찌된게 예나 지금이나 참 변한게 없어요. 자 기억은 정말 평생 남아서 움츠러들게 할수 있어여. 어떠한 방식으로든 극복을 해야함다
  2. 아이들이 겁을 먹어 그렇지 괜찮습니다.
    그런애들은 겁을 먹으면 더 얕잡아보니 없었던
    일로 여기고 편안하게 다니라고 그러세요.
  3. 딸아이 세상밖으로 내몰기 겁나는 요즘입니다.
    얼른 마음 추스렸으면 합니다.

    잘 보고 가요.
  4. 저도 딸아이가 있는데 참 걱정스럽습니다.
    따님의 맘의 상처가 빨리 회복되길 바랍니다
    • 2010.11.05 07:57
    비밀댓글입니다
  5. 헐..동네 양아녀 들이 있었나봅니다..
    요즘 눈만뜨면 보이는게 저질양쥐+폭행+선정물들이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체득하는것 같아요..ㅠ
  6. 아 어쩜 이런일이 여전히 벌어 지고 있군요 세대개 변해도 참 ~
    우리때는 그러면 내 눈이 더 크게 떠지면 알아서 포기하드만
    요즈은 것두 아닌 가베유 ㅎㅎ 지고는 안 살아 봐서 ㅎㅎ건딜면 다죽었으 ㅎㅎ

    가끔 우리 어린 현진이 놓고 친구랑 이런저런 경험담을 들려주면
    엄마짱이라는데 요즘 아이들에게 그게 먹힐지 ..
    슬기롭게 헤쳐 나아갈 때에요~

    사람이 이야기만 하더라도 상대방의 눈을 보고 이야기 해야 하는데
    이게 과연 처다만 봤다고 이런 행태가 벌어지다니요~

    그래도 착한 애들이 더 많겠죠^^
  7. 요즘 정말 세상이 무서워지고있어요....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위해서는 이겨내야할것같아요 !!
    얼른 추스리고 항상 밝은 모습이였으면 합니다
  8. 에구... 그 애들이 또 나타나는게 문제가 크네요.
    따님도 놀란게 잊혀질라면 시간이 걸리겠어요.
    성년이 되면 좀 덜해지겠지만 정신 적인 충격을 어찌해야 할지 걱정 되네요.
  9. 이런 불량학생들이 활개치니 말세입니다.
    따님의 마음을 다독여 주세요~
  10. 솔직히... 제 발언이 조금 과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교화도 못 시키는 소년원 왜 있는지 모르겠네요...
    속마음 같아서야 확 따로 일평생 저런애들은 격리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11. 요즘은 아이들도 마음 편하게
    키울수 없는것 같아서 참 씁쓸한것 같아요 ㅠ
    즐거운 하루보내세요~!
  12. 따님 마음 잘 추수리고 움츠러들지 않게 해야할꺼 같아요. 그냥 재수가 없었다고 훌훌 털어버렸음 좋겠습니다~
  13. 세상에..너무 하네요..
    갈수록 왜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14. 이제 다시 복귀하신 건가요?^^
    오랜시간 부재 중이셨는데...
  15. 참 무서운 세상이 된 것 같아 안타깝네요.
    따님 얼릉 지나간 일 잊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랩니다.
  16. 세상이 왜이러는지..
    울 아이들도 이런 일들을 보면 걱정 부터 앞섭니다.
  17. 아유~정말 혼비백산 했을것 같으네요..
    요즘 아이들 넘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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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무료로 수리해준다는 곳에 가봤더니..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1. 4.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어제 조금 일찍 학교를 마친 딸아이와 동네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명학공원은 좀 삭막한 감이 없지않아 있었던 동네에 2009년에 들어선 공원으로 현재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아바래기도 가끔 저녁에 운동을 하러 공원에 나가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오늘처럼 낮 시간에 공원으로 산책 나간 것은 참 오랜만이었어요. 공원을 슬슬 걷고 있는데 눈에 띄는 현수막이 하나 보이더라고요. 현수막에는 대문짝만한 글씨로,

 『자전거 이동무료수리센터』

라는 글귀가 써있었는데 그걸 본 딸아이가 뭔지 궁금하다면서 제 손을 잡고 저를 그 쪽으로 끌고 가더라고요. 


 딸아이와 간 그 곳에서 우리는 분주히 자전거를 수리하고 계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현수막에 써있는대로 안양시청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이동무료수리센터』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시행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자전거를 수리하시는 분들도 꽤 되시고 수리받기 위해 모여진  자전거의 수도 제법 되는게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서비스 같아보였습니다. 


 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지 궁금해서 거기서 일하시고 계시던 아저씨께 여쭈어보니, 시에서 나와서 무료봉사로 자전거 수리를 하고 계신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저처럼 이런 좋은 서비스를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블로그에 올려도 괜찮냐고 여쭈어보니 흔쾌히 허락하시며 사진 많이 찍어가서 올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자리에서는 자전거 수리 때문에 많이 바쁘신 것 같아서 더 물어보지 못하고 제가 집에와 어떤 서비스인지 조사해봤습니다. 혹여나 자전거 무료수리센터를 이용하시려는 분들을 위해 간략한 정보 알려드립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운영되는 자전거 무료수리센터의 서비스는
펑크나 브레이크 및 기어, 림 교정 등의 간단한 자전거 수리에 한정된다고 합니다.
자전거의 간단한 점검을 받고 싶으신 분들은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잘 참고하셔서 근처에 사시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분들은 한번쯤 이용해보세요.
안양뿐만 아니라 이미 자전거 무료수리센터가 시행되고 있는 지역도 있었고,
이제 막 시작되는 곳도 있는듯 싶으니 지역별로 찾아 참고하세요. 

 

  1. 좋은 일 하는 분들도 많으신듯해요~~~~~~~~
  2.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3. 시에서 운영을 하는 시민을 위한 서비스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자전거 수리하시는 아저씨도 수고가 많겠지만 시에서
    인건비를 지급하겠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자전거 무료로
    고쳐준다면 더 편리한 세상이 되겠죠.
  4. 저희 동네는 매주 자전거 수리하시는분이 오시는데.. 물론 비싼 돈 받구요 ㅜ.ㅜ 부럽네요
  5. 와우 무료로 이렇게 해주는군요
    참 좋은일입니다. 더좋은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합니다^^
  6. 아바래기님의 포스트를 여는 순간 훈풍이 불어나왔습니다. 무료수리라는 제목만으로도 넉넉해지는 아침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
  7. 이런 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ㅎㅎ
    오늘도 행복이 쫓아 다니시길^^
  8. 너무 좋은 취지인것 같네요~
    아바래기님의 포스팅을 통해서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
  9. 이런 분이 있어
    그래도 우리 사회는 살만합니다
  10. 좋군요~
    건강이나 환경을 위해서도 자전거를 많이 타는게 좋은데~
    저런 일을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이용자가 더 많아졌음 좋겠네요^^
  11. 저희 동네에도 있으면 좋은데 말이죠.
    체인이 이번에 빠져서..곧, 끊어져버릴꺼 같아요. ㅋ
  12. 세상의 공짜는 없다고 했는데 여기 있었군요 ^^;
    정말 훈훈한 서비스입니다~
  13. 안녕하세요?
    부천시 공식블로그 판타시티입니다. ^^

    안양에서 굉장히 좋은 일을 하고 있네요.
    잘 배우고, 추천하고 갑니다~
  14. 자전거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많을텐데 이런 서비스가 늘어나면..
    조금 더 마음이 편해지겠습니다 ^^
    좋은 일 하시는 분들 바쁘시겠네요.
  15. 이야~ 정말 좋은 서비스인데요. 우리동네에도 좀
    왔으면 좋겠어요.^^
  16. 좋은일 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
  17. 안양시청에서 좋은 일 하는거네요..]
    자전거 수리 서비스 참 좋으네요..^^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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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두 번 울린, 잿밥에만 관심많던 간병인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1. 2.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엄마가 치매와 건강악화로 인해서 병원에 입원한 일에 대해 몇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관련 포스트,엄마의 잃어버린 기억 속으로)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몸도 많이 쇄약해지시고 점점 기억도 흐릿해지시는 모습을 보면 그저 가슴이 저며올 뿐입니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아프시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우리곁에 계셨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이렇게 가면 갈수록 쇄약해지는 엄마를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 몰래몰래 눈물을 훔쳐야만 했는데 어제는 어머니 때문에 한 번 울고 환자와 그 보호자를 전혀 배려않는 간병인 때문에 두 번 울어야만 했습니다.

-영화, 애자의 한 장면
 사실 간병인 때문에 분통터지고 속상한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몇개월전 저희 엄마를 진정으로 보살펴주시던 간병인께서 개인사정으로 그만 두신 후 들어온 새 간병인 때문에 지난 몇달간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우리 자매들이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습니다.

 어디서 일하시다 온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간병인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그동안 겪은 일들 하나하나 말하다보면 끝도 없겠지만 그래도 몇개 추려 이야기해보자면, 언니들이 엄마를 휠체어에 모실 때 스스로 알아서 도와주기는 커녕 도와달라는 말도 무시한게 한 두번이 아닙니다. 도와준다해도 시늉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받은 큰 언니가 혼자 엄마를 옮기다가 허리가 삔 적도 있고, 기껏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가져가면 상할 때까지 방치한 적도 많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엄마가 치과치료 때문에 음식을 드실 수 없어서 죽을 집에서 끓여갔어요. 그 자리에서 한끼 저희가 챙겨드리고 간병인분께 부탁드려 제발 다음 끼니에도 챙겨드리라고 했지요. 그러나 우리들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죽은 어김없이 방치되어 쉬어 버렸습니다. 

 음식 따로 챙기는 거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소한 부탁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위생도 지켜주지 못해 충치가 생기고 없던 무좀까지 생겨 치료를 이중삼중으로 받게 되었네요. 이쯤되면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을 할법도 한데 미안하기는 커녕 오히려 큰 소리를 칩니다. 다 우리가족이 잘못한거고 자기가 끝까지 옳다고요.  

 이런 주제에 또 잿밥에는 관심이 왜 이리 많은지! 노골적으로 다른 환자 보호자와 비교를 하면서, 다른 보호자는 얼마전에 떡을 돌렸네, 자기한테 화장품선물을 사줬네 하면서 우리들 들으라는 듯이 떠들어댔어요. 단연 뭔가를 바라는 눈치였죠. 우리도 눈치껏 지난 추석에 돈봉투와 선물세트를 보냈는데 그새 또 무언가를 요구하는 거였어요. 이것 참. 암암리에 다 그런거라면서 너스레까지 떠는데 기가 막힙니다. 
 

 그동안 이렇게 많고 많은 일이 있었는데 왜 참고 있었냐 하시겠지만 우리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지요. 저는 무조건 병원에 컴플레인을 걸자는 쪽이었어요. 막말로 그 분들이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아니고 우리가 기대 이상의 것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저 기본만 해주기를 바랬는데 그것조차 못하는 사람을 왜 그냥 봐야하는지 기가 막혔죠. 근데 언니와 다른 동생들 이야기는 달랐어요.

 언니와 동생들은, 엄마가 정상도 아니고 치매신데 우리가 한바탕하고 가면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그 화가 거꾸로 엄마한테 돌아갈 경우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냐고 저에게 묻더라고요. 엄마가 지금 자기가 당한 해꼬지를 기억하실 상황이 아니니까 더욱 곤혹스럽다고 하는 거였어요. 제 성격상 이런 거 잘 못 묻어두지만 언니와 동생들 이야기를 들이니 진짜 엄마를 생각한다면 어느쪽이 옳은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참아보기로 했죠.

 그러나 어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는 일이 터졌습니다. 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목요일 엄마를 만나러 병원에 가는데 이번주는 따로 약속이 잡혀서 어제 미리 다녀오기로 했죠. 병실에 올라가는데 얼핏 엄마 담당인 간병인이 다른 간병인들 몇 명과 복도에서 수다를 떨고 있더라고요. 꼴도 보기 싫어서 인사도 안하고 쓰윽 스쳐 지나가 엄마 병실로 들어갔죠.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엄마가 이 추운 날에 런닝셔츠 하나 입고 얇아빠진 담요를 두르고 계시더라고요. 담요도 주스 같은게 묻어서 축축하기 짝이 없었어요. 어떻게 된 거냐고 다른 할머니께 물으니 엄마가 실수로 주스를 드시다 엎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옷을 새로 가져다 주려고 나갔나보다 했죠. 근데 이 상태로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간병인이 들어오지 않는거예요. 제가 입던 겉옷을 엄마께 드리고 간병인을 찾아 나갔어요.

 사실 찾을 것도 없더라고요. 아까 그 자리, 복도에서 여전히 수다를 떨고 있는거예요. 내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미는 걸 누르면서 여기서 뭐하시냐고 물으니 놀란 기색이었어요. 

 “아니, 어머님이 주스를 흘려가지고 환자복 가지러 나왔어요. 지금 막 가려고 했는데~”

나는 어이가 없어서, 

 “저 온지 한 20분이 넘었거든요?”

격양된 목소리로 따졌어요. 제가 뭔가 더 따지려고 하니까 후다닥 병실로 가서 엄마 옷을 입혀드리더라고요. 여기까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었어요. 나는 열이 받아서, 

 “아줌마! 이렇게 옷을 홀딱 벗겨놓고 20분씩 자리를 비운다는게 말이나 돼요?”
 “아 환자복이 없어서 찾느냐고 그랬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 마시고 여기 담요도 젖은거 안보여요? 아줌마 너무한 거 아니예요?”

제가 처음으로 언성 높여서 말하니까 놀란건지 아줌마는 잠시 주춤하더니 실내가 따뜻해서 오죽하면 할머니들이 옷을 벗고 생활하신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는거예요. 

 “아줌마 우리 엄마 감기 걸리면 책임질 수 있어요? 가뜩이나 요즘 몸도 안 좋은데 책임질 수 있냐고요?”

마지막으로 따지니 그제야 조용해지더라고요.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아줌마한테 당장 담요를 가져다달라고 하니 멀뚱히 서있기만 하더라고요. 내가 채근을 하니 그제서야 입을 삐쭉거리면서 담요는 1개씩 배급된거라 더 이상 못 받아온다고 내일이나 되야 받는다고 하는거예요. 제가 화가 너무나서 지나가는 간호사님을 붙잡고,

 “이 병원은 개인당 담요가 1개 밖에 안돼요? 담요가 젖어도 그냥 쓰지 말아야 돼요?”

하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간호사님이 당황을 해가지고 아니라고 하면서 당장 담요 하나를 가져다 주시대요. 이 모습을 또 멀뚱히 지켜보던 간병인은 얼굴이 쌔빨게져서 중얼중얼 거리대요. 저는 더 이상 상대할 가치가 없는 것 같아서 이 병원에 원무과 과장으로 있는 제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사실 그동안도 너무 답답한 마음에 몇 번 간병인에 대해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아쉽게도 병원 특성상 간병인은 용역업체에서 별도로 관리하는거라 큰 사건이 아니고서는 병원에서 직접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다고 했거든요. 그러나 이 일은 말그대로 큰 일 아닙니까? 

저는 그 날 있던 모든 일에 대해 털어놓으며 이건 전처럼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딱 잘라말했죠. 친구도 이건 정말 심각한 일이라면서 가만히 못두겠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흥분해서 제가 뭔 소리를 했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 납니다. 한가지 확실한 건 그 아줌마가 그만두던 우리 엄마가 병원을 옮기던 둘 중 하나라는 거지요.

 가족 중 아픈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매사에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아프기 마련입니다. 특히 하루하루가 다르게 수척해지는 엄마를 보면 그 먹먹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고, 일주일에 한번씩 엄마를 보고 오는 날이면 눈물이 핑 돌고 맙니다. 이렇게 몸이 아픈 환자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보호자를 뻔뻔하고 이기적인 간병인이 두 번 울리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잿밥보다는 환자에게 관심을 더 가졌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노골적으로 돈봉투나 선물을 바랄 시간에 보호자의 마음을 한번 더 헤아려야 했던 거 아닐까요? 

 정말 가족같은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시는 간병인분들이 많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나마의 위안이 되고요. 그러나 오늘 양심없고 뻔뻔한 간병인 때문에 우리 가족이 받은 상처는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1. 남을 위하는 마음이 없이는 간병인을 할 수 없겠지요~
    좋은 아침입니다.
  2. ㅜㅜ
    정말 맘이 아프네요 ;;

    병원에 계시던 어머님 생각도 나구요 ㅜㅜ
  3. 간병인은 아무나 못하는 직업같더라구요.
    희생정신 없이는...ㅠ.ㅠ

    잘 보고 가요.
    즐거우ㄴ 하루 되세요
  4. 그렇게 남을 위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하필 간병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하다니
    정말...... 나쁜 사람이군요.
  5. 요즘 김영애 아줌마 티비에 잘 안나오시네요 ㅎ^ 연기파신던뎁 ^^
    오늘도 행복이 묻어나는 하루 되셔요^
  6. 정말 부도덕한 간병인이네요~ 간병인도 직업이지만 그 전에 기본적인 소양을 갖춰진 사람만 뽑았음 좋겠어요~
  7. 아,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에 저도 눈물이...전 간병인 안썼어요...정말 제대로 된 간병인 찾기 힘들었어요...ㅠㅠ
  8. 너무하네요. 저런 마음보로 간병인을 하다니...
    저는 어머니 이웃분 문병갓다가 아주 좋으신 간병인을 뵈었었는데 ..
    좋은분 만나기 힘든가봐요.
  9. 정말 그런것 같아요.
    저희 어머님이나 아버님 수술도 많이 하셔서
    간병인분들 차이가 정말 많더군요.
    애정을 가지고 하시는 분도 있고
    돈만 밝히는 분도 있다죠.
  10. 그 간병인 소속 에다가 전화를 해보시지 그랬어요~
    전 간병인 많이보았지만 정말 잘해주던데...
    너무 하네요~
  11. 마음이 아프네요. 화도 나구요. 옳게 정정하지도 못하는 상황도 답답하고..
    속상하시겠어요. 힘내시고요.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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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에게 생긴 종양때문에 가슴 철렁했던 사연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1. 1.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아바래기의 블로그에 가끔씩 출연하는 애교만점 토끼, 동동이! 동동이는 사실 우리 딸아이가 더 이상 토끼를 기를 수 없는 친구에게서 얻어온 녀석입니다. 처음엔 기르는 것 자체에 대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어느덧 우리집에서 없으면 안되는 막둥이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네요^^ 

 우리집 새침떼기 고양이 미와는 다르게 동동이는 워낙에 친화력도 좋고 애교도 많아서 사고를 많이 쳐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존재지요. 그런 동동이에게 한달전쯤 끔찍한 일이 생겼다는 거 아닙니까.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내려앉는 것 같네요. 우리를 울고 웃긴 그 날의 일에 대해 한 번 털어놓아보려 합니다^^  


 한달전 그 날도, 미바라기(미를 해바라기처럼 항상 바라본다는) 동동이는 미에게 놀아달라고 사정하고 있었지요. 동동이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미는 새침맞게 도망다녔고 동동이는 뭐가 그리 좋다고 미친듯 쫓아다녔지요. 그렇게 동동이가 미를 따라다녔다가, 미가 반격에 나서 거꾸로 쫓아다니다가 하면서 둘이 미친듯 뛰어놀았습니다.

 둘의 미친듯한 추격전에는 한가지 단점이 있었으니, 둘다 체력이 저질이라는 것!^^ 덕분에 조금 뛰어놀고는 둘 다 뻗어가지고 거친 숨을 고르고 있었지요. 특히 동동이는 뒷발을 쭉 뻗어서 벌러덩 누워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사랑스럽다는 듯 구경하던 딸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저를 부르더군요.

“엄마! 동동이 몸에 이상한게 났어!”

저는 뭔 소리인가 싶어서 하던 일을 멈추고 동동이에게 갔지요. 딸아이가 동동이 아랫배쪽을 손으로 가르키길래 봤더니, 헉! 이게 대체 뭘까요? 붉으스름한게 피부 바깥쪽에 튀어나와있더라고요. 찬찬히 살펴보니 이건 틀림없이 종양이구나,싶더라고요.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종양이 한 개도 아니고 두 개나, 그것도 크기도 제법 큰 거예요. 

 “엄마 한번 만져봐. 저게 대체 뭐야?”

딸아이의 말대로 저는 한번 뭔가 만져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조심스레 동동이의 배아랫쪽을 만지려는데 종양에 손이 살짝 스친 것 뿐인데 동동이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도망을 가더라고요. 딸아이는 울먹이면서,

 “만지는 것만으로도 아픈가봐. 어떡해?”
 
저에게 묻더라고요. 우는 딸아이에게 괜찮을거라고 말했지만 사실 저도 그 땐 얼마나 놀랬는지 제 정신이 아니었답니다. 정말 심각한 병에 걸린건 아닌지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근처에 토끼를 진료하는 병원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급한대로 토끼 관련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카페에서 종양에 대해 검색해보니까 이게 웬일인가요. 우리 동동이와 같은 증상에 아이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 글마다 병원에서 빨리 진단받아 보라는 답변이 있어서 정말 큰일이구나 싶었어요. 

 종양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다른 정보를 더 뒤져보다보니까 이게 웬일?!!!  

 위 사진 속 띠용이라는 글씨로 가려진 종양이 알고보니까 그것(고추)이었던 겁니다! 저와 같이 종양으로 아는 분들이 꽤 있어서 다른 회원님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놓으셨더라고요. 대체 이게 뭔 일인가요.

 종양이 아니라니 다행이지만 요 녀석이 수컷이라는 걸 믿을 수 없는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분명 딸아이가 토끼를 데려올 때 암컷이라고 친구가 말해줬으니까 그렇게 철썩같이 믿었고 더군다나 애교도 만점이니 수컷이라는 의심을 할 수 없었던 것이죠. 그렇기에 종양의 정체가 그것이라고는 차마 생각도 못했던 겁니다ㅎㅎㅎㅎ 

 뒤늦게나마 성정체성을 바로 찾을 수 있었어 다행이고, 종양이 아니라니 더욱 더 다행이었죠.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하면 기가 막힙니다. 토끼, 동동이 때문에 온가족이 울고 웃었으니까요^^ 

 동동이가 앞으로 아무런 탈없이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1. 헉.. 아프지않고 잘 나앗으면 좋겠네요!
  2. 이런 일이 있남요?
    고추를 종양으로 알다니...한참 어떡하나
    하고 보다가 ...다행입니다.^^
  3. 토끼가 민망했겠는데요 ^^
    ☆ 11월의 첫날입니다.. 행복한 11월 되세요 ^^ ☆
  4. 헐....토끼 거시기를 종양으로 아신거로군요....ㅎㅎㅎ..
    참 다행이네요...ㅎㅎ...*^*
  5. ㅎㅎㅎㅎ 정말요??
    다행인데요...재미있어요... *^^*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6. ㅎㅎ거시기를 종양으로...ㅎㅎ
    정말 그럴수도 있을 것 같네요.
  7. 만약 웃으면 배꼽이 빠진다면
    이번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ㅎ ㅎ ㅎ
    11월 초하룻날 월요일을 맞이하여 힘차게 출발하십시오.
  8. 헉! 이거 웃긴데요 ㅋㅋㅋㅋ
  9. 토끼...
    저의집 강쥐가 오기전에 키웠었습니다.
    한마리는 너무많이 먹어서 죽고~
    너무 귀여운녀석 이였어요~
    국수먹기의 달인이였어여 ㅠㅠ
    트랙백 걸게요~
  10. 완존 인형이네염 ㅎㅎ
    이뽀 ~ ~
  11. 흐아~~너무 귀여워요.
    토실토실 뽀송뽀송...^^*
    종양이 아니고 고것인게 천만 다행이네요. 하하하
  12. 하하 다행입니다! ㅋㅋㅋㅋㅋ
    튼실한 수컷이었군요! ㅋㅋㅋ
  13. ㅋㅋㅋㅋ 이런걸 보고 숨겨진 은밀한... 흠.ㅋㅋㅋㅋ
  14. 토끼관련 글이라 눈이 번쩍...*.*
    토끼 참 귀엽네요..ㅎㅎㅎ

    다음 뷰 추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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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폭행 당한 여자를 구한 버스기사의 재기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0. 29.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며칠 전 딸아이가 인터넷을 통해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라는 다큐멘터리의 캡쳐본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전체 내용은 아니고 다큐멘터리의 일부분이 담겨있는 캡쳐본이었는데 너무 충격적이라면서 저보고 보라고 한 것이지요. 딸아이가 보여준 캡쳐본은 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단지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승객에게 폭행을 당했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승객이 그녀를 외면했다는 기가 막히고 분통터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이렇게 냉정할 수가 있어?”

 딸아이의 물음에 맞장구를 쳐주려다가 불현듯 10여년전의 기억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입을 앙 다물수 밖에 없었습니다. 10여년 전, 나 역시 ‘그녀’를 외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 中
 저의 부끄러운 기억은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둘째 언니가 <아가씨와 건달들>이라는 공연을 보여준다고 하길래 저는 안양에서 서울까지 올라갔습니다. 가슴 설레는 공연을 보고 언니가 사주는 밥까지 맛있게 얻어먹은 저는 해가 질 무렵, 언니와 집에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운이 좋게 우리 두 사람은 앞자석,뒷자석 붙어 앉게 되었고, 자연스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죠. 그렇게 얼마를 갔을까. 버스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류장에서 섰고, 사람들이 하나 둘 올라타는데 심상치 않은 남자가 올라타더라고요.

 덩치도 크고 왠지 모르게 위압감이 느껴지는 인상에다가 모자까지 꾹 눌러쓴 남자의 등장에 언니와 저는 그 남자를 한번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두리번 두리번 거리더니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남자가 꺼내든 것은 종이뭉치였습니다. 남자는 종이뭉치를 들고 크게 기침을 두어번 하더니,

 “여러분! 큰 집에서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열심히 좀 살아보려 하는데 한번 도와줍쇼.”

지금 들으면 왠지 유치한 말을 꺼내면서 일장연설을 시작하더라고요. 듣고 싶지 않아도 목소리가 워낙 커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다들 그 남자의 연설을 듣긴 했지만 얼굴에 칼자국까지 있는 험상궂은 인상에 하는 몸짓도 껄렁껄렁한게 한마디로 상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 다들 알게 모르게 남자를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대충 연설을 끝내고 앉아있는 승객들 무릎에 조금 전에 읊었던 종이를 한장씩 올려두었습니다. 버스 안을 한바퀴 돌면서 종이를 돌린 남자는 다시 한바퀴 버스 안을 돌면서 종이을 걷으면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남자의 한번 도와달라는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죠.

 귀찮은지 겁이 나서인지 돈을 몇 푼 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끝까지 모르는 척 창밖만 보고 있었습니다. 종이를 거의 다 회수할 무렵, 희생양 ‘그녀’의 차례가 다가왔습니다.

 “씨X! 나도 좀 먹고 살자고! 도와달라고 한 거 못들어? X같네 진짜!”

남자의 욕설이 터지는 동시에 한눈에 봐도 연약해보이던 그녀의 뺨이 돌아갔습니다. 어찌나 인정사정없이 뺨을 때리던지 두 세번 쳤을까요? 촥촥~ 살벌한 소리와 함께 여자의 코에 피가 팍 하고 터졌습니다. 그 광경이 얼마나 살벌하고 생생한지 그녀의 코피가 그녀의 하얀 블라우스 적신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순간 버스 안은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함에 휩싸였습니다. 그 놈은 적막함에 취한듯 더 살벌하게 눈알을 부라리면서 썅욕을 하며, 

 “내가 몇년만에 깜방에서 나왔는데 참사람으로 살아가려고 고개까지 숙였는데 니네들까지 날 무시해?”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발로 좌석을 펑펑 까더라고요. 그 코피 터진 아가씨는 큰 소리도 못낸채 바들바들 떨고있더라고요. 

 사람들은 남자의 살기에 눌린 듯 다들 공포심에 떨고 있었습니다. 저는 맞은편에 앉아 있던 그 아가씨가 너무나 걱정이 되서 다가가 손수건이라도 건내주려고 반쯤 일어섰는데 제 뒤에 앉아있던 언니가 저를 무조건 잽싸게 주저앉히는 거예요. 

 “너 나서지마. 저런 놈들은 사람 죽여도 아무렇지 않은 새끼들이야. 무조건 조용히 있어.”
 “그래도…”

저는 그래도 그녀가 걱정되는 마음에 일어나려고 했지만 언니와 나의 수근거림을 들은 그 놈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어찌나 눈빛이 살벌한지! 순간 부끄럽게도 몸이 굳어버렸습니다. 모두 그 남자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바닥만 보고 있더라고요. 그 놈은 의기양양해서 일부러 주먹질 하는 시늉을 하며,

 “어차피 인생 쫑친거 같이 한번 죽어볼래? 이것들이 진짜 승질나게 하네! ”

가래침까지 퉤퉤 뱉더라고요. 한마디로 버스 안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남자는 버스를 완벽히 장악했고 마치 시간이 멈춰져있는 듯 그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버스 안 공포의 시간은 계속 되었습니다. 남자는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 하다가 불현듯 아까 자기가 때린 아가씨 앞으로 가더라고요.

 “시X! 언제까지 질질짤래? 너 죽어볼래?”

그러면서 남자는 또 다시 그 여성의 뺨을 때리는거예요. 정말 이러다가 저 여자가 어떻게 될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서면서 이러고 있는 제 자신이 한심하고 이 상황 자체가 분통이 터지더라고요. 특히 건장한 남자 서너명이 있었는데 뭐하고 있는지 화가 치밀더라고요. 어떡하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머리를 최대한 굴리고 있는 찰나!

 버스가 말그대로 미친 듯한 속도로 어딘가를 향해 달려나가더라고요. 사실 다들 바닥만 보느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버스가 돌진을 하니 다들 놀랄 수 밖에 없었죠. 물론 놀라기는 그 놈 마찬가지였습니다.

 “야 뭐하는 거야! 차 못세워? 당장 차 세워!”

 남자의 위협적인 협박에 기사 아저씨도 무척이나 긴장했겠지만 아저씨는 끝까지 차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아저씨가 어디를 향해 달렸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파출소! 파출소를 발견한 그 놈은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너 죽을래? 한번 죽어볼래?”

기사아저씨를 향한 그 놈의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파출소 코 앞까지 왔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죠. 결국 문은 열렸고 그 미친 놈은 말그대로 미친듯이 달아났습니다. 그 놈을 잡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이렇게나마 일단락 된 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버스기사 아저씨의 용기와 재기에 박수를 치며 그 끔찍했던 시간은 끝났습니다. 벌써 10년이나 지났지만 이와 비슷한 사건을 보면 뇌리에 고스란히 남은 이 사건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이렇게 끔찍한데 그 때 폭행당한 아가씨는 얼마나 끔찍했을까요?

 이제와 돌이켜보면 그 때 선뜻 나서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만약 그 때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제가 그 아가씨를 돕지 않을까 하는 미련이 남습니다.


    • 2010.10.29 06:52
    비밀댓글입니다
  1. 그때는 저런 놈들 많았죠.
    저도 뭐 그리 인상이 좋은 편이 아니라, 마주 쳐다 보니 그냥 외면하던데요? ^^;
  2.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래요? 너무 기가 막혀서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습니다.
  3. 요즘은 그나마 덜하지만 옛날엔 비슷한 예가 많았었죠.
    그래도 인상만 썼는데 폭행까지 했다니...헐~~
    그 당시는 버스기사들이 파출소 앞에 차 대는게 예사였었죠.
  4. 백주 대낮에 어찌 이런 일이~
    그 운전자 존경합니;다.
  5. 기사아저씨 참 용감하셨던 것 같아요.
    존경스럽기조차 합니다.
  6. 거참... 10년전 일이라지만..
    살짝 어이가 없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렇네요.

    요즘은 함부로 도와주다간 덤탱이까지 쓰는 세상이다보니...
  7. 10년전이였다면 기사분 보호하는 칸막이가 없으셨을텐데요..
    용기가 대단하셨던것 같네요
  8. 운전기사가 그래도 순간적으로 찬스를 잘 이용했군요.
    아무리 못된 놈이라도 파출소에서 사람을 폭행하지는 못하겠지요.
  9. 안녕하세요?
    부천시 공식블로그 판타시티입니다. ^^

    10년 전만 해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요즘도 그런 일이 있을까요? 에휴...
    글 잘보고, 추천하고 갑니다.
    저희 블로그에도 놀러와 주세요. ^^
  10. 정말 기가막힌일이군요..글을 읽다보니 부들부들 떨립니다.
    휴..
  11.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쩝..

    잘 보고 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12. 참 어쩌구니가 없군요 콩밥을 덜 먹고 나온듯 하네요^^
  13. 읽으면서 가슴이 부글부글...잡았으면 좋았을텐데요.
  14. 지나고 나면 누구나 후회되는 과거의 순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길...
  15. 요즘에는 이런 일이 없겠죠??
    10여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니 정말....

    잡혔을까요?
  16. 읽으면서도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쉽지는 않을겁니다.
  17. 아바래기님... 저 이 포스트를 읽고 나서 며칠간... 계속 그 장면이 상상되면서 죽겠습니다. 약간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것 같아요..ㅜㅜ 평소에 버스를 자주 타는 편인데, 조금만 험한 인상의 남자가 타기만 하면 바짝 긴장하게 되고, 내 옆으로 오는 것 같으면 자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얼른 일어나서 멀리 피하게 되네요. 버스 정류장에서도 마찬가지고...;; 얼마 전에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보고 나서도 한동안 고생했는데, 님의 체험담이 너무 생생해서 이것도 그에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집에만 콕 들어박혀 살아야 할라나봐요..;;
    • 아바래기가 공연히 빛무리님을 놀래켜드린 듯 싶네요 :)
      이미 10년도 더 된 일이고 요즘엔 저런 상술을 부리는
      못된 사람도 많이 안 보이는 것 같으니 긴장된 마음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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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에게 뒷통수맞고도 웃어야만 했던 이유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0. 27.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지난 일요일 저녁,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 실장으로 있던 언니가 저녁이나 먹자고 아바래기를 불러냈습니다. 나는 본지도 오래됐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기분좋게 약속장소로 나갔죠. 저를 보자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언니! 우리는 가볍게 저녁을 먹고 언니가 차 한 잔 하고 가자고 해서 가까운 커피숍에 들어갔습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듯한 언니, 제가 몇번 찔러보니 바로 입을 열더군요.

 “내가 속이 터져 죽을 뻔 했어! 홧병 나도 벌써 났다”

나는 무슨일인가 궁금해서 언니에게 차근차근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이것 참 말꺼내는 것조차가 창피하다…언니는 그렇게 입을 열었습니다. 
언니는 사실 ○○대리점의 실장이자, 사장님의 아내인 사모님입니다. 부부가 운영하는 것이지만 사모님 대접은 고사하고 그 어느 직원보다 열심히 일을 해서 제가 참 동경하는 분인데 그런 분이 지금껏 직장생활한 것 중 가장 기가 막히고 화가 치미는 일이라고 말해준 오늘의 사연은 듣는 저도 얼굴이 화끈해지는 사연이었습니다.

 사건의 발달은 한 달전, 언제나 그래왔듯 직원들이 퇴근한 후 사장 부부는 회사 뒷정리를 하고 조금 늦게 퇴근을 하려했습니다. 그런데 직원 중 한 명이 실수로 컴퓨터 모니터만 끈 채 본체는 끄지 않고 간 것을 발견했죠. 어쩔 수 없이 실장언니가 컴퓨터를 대신 끄려고 모니터를 켰더니 네이트온이 켜져있더라고요.

 이 회사가 워낙 바쁜 회사인지라 네이트온을 통해 직원들이 간단한 업무보고 및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아마 그 날 정신이 없던 직원이 네이트온조차 끄지 않고 집에 간 듯 싶더라고요. 

 “어,이게 뭐지?”

실장언니가 별 생각없이 네이트온을 끄려는데 쓰다만 쪽지창이 눈에 확 들어왔다고 해요.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실장 뚱땡이년 존나 재수없는 것이...옷이 저게 뭐야]

바로 실장언니의 뒷담화였기 때문이죠. 한달이 지난 지금도 쪽지 내용을 기억할정도로 언니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대화함을 열어버린거죠. 사실 이게 옳은 일은 아니지만 딱 까놓고 저라도 봤을 겁니다. 어쨌든 언니가 연 대화함은 한마디로 판도라의 상자였죠. 이번이 처음이 아닌듯 실장언니에게 뚱땡이년’이라는 별명을 붙여서 직원 몇몇이 뒷담화를 크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실장언니의 남편인 사장님의 욕도 장난이 아니었대요.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잔뜩, 인신공격도 서슴치 않았다네요. 제가 대충들은 것만 해도, 언니한테는 ‘뚱땡이년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옷을 그따구로 입냐’ ‘씨X 존나 잔소리 까네’ ‘꼴같지도 않는 우아떨고 싼다’ 등의 욕을 하고 사장님께는 기본적으로 ‘씨X놈’을 붙여가면서 ‘씨X...회사에 왜 그렇게 자주들어오는 거야?’ ‘쌍놈의 새끼, 둘 다 세트로 밥맛이야’ ‘끼리끼리 잘 만났다’ 등 등 심한 욕을 했다고 합니다. 

 언니에게 들은 욕이 더 있지만 여기 차마 올릴 수준이 아니라…이렇게 욕한 것도 소름돋는데 이런 사정을 모르는 부하직원이 다음날 먼저 다가와 ‘언니 오늘 너무 예쁘네요’ ‘옷빨이 제대로네요’ 등의 아부까지 떨었다고해요. 덕분에 그 날 언니는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집으로 갔다고 해요. 도저히 직원들 얼굴을 볼 수가 없었던 것이죠. 이쯤되니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대체 누가누가 그런건데?”

 저는 웬만한 직원들 얼굴을 다 아는지라 물어봤더니 언니의 답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다른 직원도 아닌 회사 초창기부터 함께한, 말그대로 가족같은 직원들이 그런 심한 욕을 한 것이지요. 제가 아는 바로는 진짜 친언니동생 사이처럼 지낸 걸로 알고 있었는데…이런거야 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격이죠. 

 나도 그 언니만큼 충격을 받아, 처음엔 이 사실이 믿기지 않더라고요. 하긴 제가 회사를 둔 지 좀 됐는데…사람이란게 변하기 마련인가봐요. 어쨌든 전 언니에게 그 후로 어떻게 대처했냐고 물어봤죠.

 “떡 하나 더 줬어.”
 “뭐?”
 “미운 놈 떡 하나 더준거지 뭐.”


 지금은 애써 담담하게 말했지만 언니가 그 충격적인 사실을 사장님께 털어놓고나서 펑펑 울었다고 해요. 부하직원에게 실망한 것보다 친한 동생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끔찍했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미워서 그 자리에서 전화로 해고해버릴까, 확 잘라버릴까 결심도 했다고 합니다.

 “이 사람아, 뒤에서는 대통령 욕도 하는 세상이야.”

이 때 남편인 사장님이 한마디 했다고 해요. 

 “나도 물론 괘씸하고 분하지만 우리에게 뭔가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언니는 뭔 소리냐고 했는데 사장님은 차분히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우리가 모르는 불만들이 있었겠지,라고 말씀하셨대요. 그렇게 일주일, 언니는 그 뒷담화에 동참한 직원들을 자를까 말까 분해서 잠도 제대로 못잤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장님이 우리가 좀 더 잘해주자고, 뭔지는 모르지만 고쳐보자고 언니를 다독였고 그 이후로 사장 부부는 더 많이 웃고 더 친절하게 부하직원들을 대했대요. 

 “그것들이 그런다고 고마워하디?”

나는 도통 언니의 결정이 이해가 안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언니 왈,

 “속은 모르지. 근데 겉으로 보기엔 회사 분위기도 밝아지고 능률도 많이 올랐더라.”

이것도 전화위복이라면 전화위복이겠지요? 하지만 이 일 이후로 언니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물질적인 것만이 전부가 아닌지 회의감에 빠졌다고 합니다.

 직장생활 어렵고 힘든 건 알지만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를 넘어 10년동안 언니동생 하면서 집안의 경조사는 물론 명절까지 챙겨준 언니한테 상사라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상처를 주는게 과연 옳은 일이었을까요?

 오늘 아바래기는 사람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1. 이 정도면 뒷담화의 정도가 너무 심하네요~~~
    그것도 믿었던 부하직원에게..ㅎ
    잘보고갑니다~~~
    • 2010.10.27 07:14
    비밀댓글입니다
    • 차마 앞에서 말할 수 없는 불만사항을 털어놓는 정도를
      넘어 한 사람을 흠집내기 위한 뒷담화...
      이건 문제가 있는 거겠죠ㅠㅠ
  2. 아...치열한 생존경쟁의 모습이 물씬 풍기는데 꼭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
  3. ㅋㅋ 실장 뚱땡...ㅋㅋㅋㅋ 한참 웃었지만.. 당사자라면 황당했을것 같네요..^^
  4. 배신감을 느끼셔서 다르게 행동할 법도 했는데.. 잘 처신하신 모양이네요..
    대체 어떤 경우가 되면 저렇게까지 막말을 해도 되는 건진 모르겠지만..
    겉다르고 속다른 건 역시 .. 싫더라구요..
  5. 허걱...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더니..
    참..요상한 세상입니다. 쩝~
  6. 뒤에두고 저렇게 험담을 하다니 좀 심하네요..
  7. 그래도 좀 심했다는...
    그러길래 어떤사황에서든 뒷처리는 말끔히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된다는 교훈을
    배웠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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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꽁초와 함께 양심까지 버린 못된 이웃

Posted by 아바래기
2010. 10. 26.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우리집 건물 3층에는 칠순에 가까우신 할머니 한분이 외롭게 홀로 지내시고 계십니다. 몹시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건물에 살면서 만나면 소소한 이야기 정도는 나누는 사인데, 그 할머니를 보면 왠지 친정엄마가 생각나서 늘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몇달전부터 할머니가 생계 때문에 폐휴지를 모으신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꺼내시면서 어렵게 혹시 집에 폐휴지가 모이면 좀 따로 챙겨줄 수 없겠냐고 물으셔서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죠. 할머니는 별 것도 아닌 일인데 어찌나 고맙다고 하시는지 괜히 제가 다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어쨌든 그 날 이후로 저는 우리 가정에서 나오는 폐휴지를 모아 밤에 집 앞 박스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문제는 한 달전부터 발생했습니다. 제가 폐휴지를 모아두는 상자에 누군가가 잡다한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한 것이죠. 위에 사진은 며칠전에 제가 상자에서 별의별 쓰레기를 발견하고 어이가 없어서 찍은 사진입니다. 휴지에 사탕껍질에 햄버거 종이까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죠? 더군다나 이게 처음도 아닙니다. 수시로 담배꽁초를 버리질 않나, 과장봉투, 음료수캔…진짜 넣을 수 있는 건 다 넣으나봅니다. 이 상황을 방관한지 한 달. 딸내미가 한 마디 하더군요.

 “엄마, 범인은 이 안에 있어!”

딸아이의 말이 맞습니다. 동선상, 믿기 싫지만 제 이웃 중 한 명이 무차별 쓰레기테러범이 맞는 것입니다. 


    
 일을 크게 벌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더 이상 이 양심불량 이웃을 냅둘 수 없기에 어제 점심무렵에 경고장 하나를 벽에 붙였습니다. 자기도 양심이 있으면 이 글을 보고 또 다시 쓰레기를 버리지는 못할거다. 일부러 큰 소리까지 내가면서,

 “누구야, 진짜 양심도 없어. 남의 폐휴지함에 쓰레기는 왜 갖다버려.”

 범인이 듣고 뜨끔해하라고 한 소리 했습니다. 사실 그 전에도 했었는데 귓구멍이 막힌건지 집에 없는건지 별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어제는 회심의 경고장도 붙였고 했으니까 한번 더 그 범인의 양심을 믿기로 했죠. 설마 이 정도까지 했으면 알아듣겠지… 더군다나 작은 일이지만 할머니를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일인데 더 이상 몰상식한 짓을 되풀이 하지는 않겠지…아바래기의 바람은 정말 작고 사소한 것이었죠. 최소한의 양심은 차리고 살자는 것. 그게 그리도 힘든 일이었던 걸까요?



 아바래기의 작은 바람은 체 하루도 가지 못했습니다. 어젯밤 출출하다는 딸아이와 야식을 사러 편의점에 가려던 중…평소의 곱배기로 들어있는 쓰레기테러범의 쓰레기를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어떻게 하루도 못 버티고 이런 사단이 나는 건가요? 이쯤되면 아바래기에게 악감정이라도 있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사진 보이시나요? 굳이 모아둔 담배꽁초를 이 상자에 버린 이유가 뭘까요? 저는 상식적으로 이 행동이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 짧은 시간안에 보란듯이 더, 쓰레기를 버린 그 못되고 못난 이웃의 생각이 참으로 궁금합니다. 담배꽁초 몇개에, 비닐 몇 개에 자기의 양심을 같이 버려야만 했을까요?

 3층 할머니를 위해 내놓은 박스까지 뒤집어놓고 굳이 그 안에 자신의 쓰레기를 버리다니! 요것들 정말 악의로 똘똘 뭉친건지 아니면 멍청한건지! 같은 건물에 살면서 끝까지 안 잡힐거라고 단언한건지 너무나 대담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사실 아바래기, 한 달동안 대충 범인이 누군지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며칠전 앞집 아줌마의 증언으로 제 추측은 더욱 더 확실해진 상태고요. 그래도 같은 건물 사는 사람이니까, 이웃 사촌이니까 알아서 그만두길 바랬는데…그래서 마지막으로 그들의 양심에 호소를 해보려한건데 보란듯이 저를 기만했네요. 

 증언과 정황상 증거도 분명히 있지만 지금까지 제가 참고 있던 건 제가 두 눈으로 범인을 본 게 아니라 혹여나 생사람 잡을까봐 참고 있었던 거지요. 근데 더 이상은 못 참겠습니다. 양심을 담배꽁초 쓰레기에 팔아버린 인간이랑 대체 어떻게 양심을 운운할 수 있겠습니까?  혹시 저처럼 믿지 못할 이웃 때문에 속상한 적 없으셨나요? 예전처럼 이웃간의 훈훈한 정이 최근 들어 보기 힘들어진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추신, 나의 못되고 못난 이웃사촌 듣거라. 지금까지 많이 참았다. 더 이상의 용서란 없다. 부디 이제 제발 양심 좀 차리고 살자. 아바래기는 내일부터 잠복수사에 들어갈 것이니 부디 걸리지 않게 조심해라~! 

  1. 저런분들을 보면 공중도덕은 어디서 배웠는지 ㅠㅠ
  2.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집앞에서 담배피우고 꽁초 버리는 날라리들과 심야에 격투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놈 잡아서 경찰서에 끌고 갔더니, 글쌔 우리학교 1학년짜리인 겁니다. ^^;;
  3. 이긍..양심까지 버림 안 되는데...것도 이웃에서...ㅎㅎ
    잘 보고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4. 참 사람이 사람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란 이야긴가요?
    저 정도라면 기본 양심은 아예 없는 인간이라고 봐야겠죠.
  5. 초등학교 도덕 과목을 다시 이수해야 하겠습니다.
    초딩보다 못한 사람들이라니....ㅉㅉ
  6. 기본 양심들은 꼭 지켜야 하는데~~
    왜 이러시는지 정말 이해하기 힘드네요~
  7. ㅋㅋ 잠복 수사는 하늘엔 별님 시켜요.
    잘 잡아내실것 같아요. 심야의 결투...ㅎㅎㅎ
  8. 흡연자들의 권위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온갖 비매너와 공공질서 위반은 흡연자들의 몫이 되가는거 같아 씁쓸해요. 복도에서도 담배를 피고 계단에서도 담배를 피더라구요~
  9. 음.........담배꽁초...냄새도 나고...이궁..
  10. 꼭 재활용통에 저런분들 계세요..
    참 양심을 회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듭니다.
  11. 아놔... 보니 진짜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저 무개념 넘은 도대체 머하는 인간인지...

    지 쓰레기는 지가 버릴것이지ㅣ.... 아놔......
  12. 정말 우리 사회에는 한심한 인간들이 많아요~
  13. 잠복수사 성공해서 망신 한번 줘야 합니다.
    도대체 상식이란게 없는 사람이네요.
  14. 어라 저게 뭔짓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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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딸 선생님과 블루스 춘 사연

Posted by 아바래기
2010. 7. 16.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몇년 전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우리딸과 같은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킨 친구가 저에게 제안을 하나 하더라고요. 학교 체육진흥회에 같이 들어가지 않을래? 라고 말이예요. 이 친구가 전부터 아이들 학교 진흥회 같은 것에 관심을 두던 친구가 아니라서 갑자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아이들 내신을 잘 받으려면 학부모가 학교서 한자리 꿰차야 한다잖아!”

이런 소리를 하더라고요. 지금은 제 친구가 한 소리가 얼마나 터무니 없는 소리인지 잘 알지만 당시만해도 주위 엄마들이 저 비슷한 소리를 자주 했었고, 무엇보다 첫 아이라서 중학교 생활이 초등학교 생활과 별 차이 없다는 걸 몰랐기에 제 얇은 귀가 사정없이 팔랑거리고 말았지요. 
 
△목숨을 담보로 한 블루스 타임?

 결국 아바래기는 평소 관심도 없던 체육진흥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어디 가입만 했을까요? 부회장 자리를 덜컥 맡아버리기까지 했지요. 당시 체육진흥회 회장님이 워낙 유능하셔서 할 일이 없다고 다른 학부모님들이 억지로 절 부회장 자리에 앉혀버리셨지요. 

 다행히도 모종의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만해도 체육진흥회 활동은 순조롭기만 했습니다. 친구따라 강남간 격으로 시작한 활동이지만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내주면 괜시리 뿌듯해지기도 했으므로.
 
 그렇게 한학기 동안의 활동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는 듯 했습니다. 선수들의 경기성적도 우수했고 체육진흥회의 활동도 나쁘지 않았거든요. 그렇기에 기분좋은 마음으로 체육진흥회 1학기 정산기념 회식에 참가할 수 있었죠. 처음엔 그동안 수고한 선수들에게 배터지게 먹으라고 고기도 사주고, 체육선생님과 코치분들이랑 가볍게 술한잔 하는 자리였죠.       

 당시 아바래기는 직장에 다녔기 때문에 이런 회식자리는 처음 참가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선수들이랑 거하게 밥 먹고 나면 회식이 끝나는 건줄 알았지요. 그런데 체육진흥회 회식에도 1차와 2차가 따로 있는 겁니다. 1차는 아이들과 함께 밥먹고 하는 자리고, 2차는 아이들을 보내고 선생님들과 진흥회 학부모들끼리 노래방에 가는거였어요. 

 사실 노래방에 가서도 처음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허나 술이 한 두잔 더 들어가면서부터 분위기가 묘해지더라고요. 자연스레 체육진흥회쪽 학부모와 체육선생님들이 노래방 반주에 맞춰 하나 둘 짝을 지어 블루스를 추기 시작하는 겁니다. 제가 보수적이여서 그런지 쉽게 납득이 안가는 장면이었지요. 저를 꼬셔서 체육진흥회에 먼저 가입한 친구도 이런 장면은 처음인지 놀란듯 했고요. 저는 도통 적응이 안되서 핑계를 대고 자리를 나서려했지요. 근데, 그 때.  

 “○○이 어머님도, 한 곡 추시죠?”

 “맞습니다~ 분위기 좋은데 빼지 말고 한번 추세요!”

 “한 곡 땡기시죠? ○○이 어머님~!”


 평소 점잖고 매너좋기로 유명한 체육선생님들이 저를 무조건 붙잡는 거예요. 제가 가방을 챙기는 걸 보고 붙잡으려는건지. 이것 참 곤란하더군요. 제가 이대로 자리를 벅차고 나가자니 이 분위기를 싫어하는 건 저와 친구뿐인데 괜히 튀는 짓을 하는 것 같고 말이죠. 평소 술을 먹지 못해서 다른 분들처럼 분위기에 안 취해서 그런지 정말 어거지로 끌려나갔습니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체육을 가르치시는 선생님과 블루스라고 하기도 모호한, 참으로 어쩡정한 블루스 추는 시늉만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제 아무리 스승의 그림자조차 밟지 않으려하던 시절이 지났다고해도 딸아이의 스승과 학부모가 함께 스텝을 밟는 시절이 올 줄이야! 술 먹고 분위기에 취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그 날 문화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체육진흥회 어머님들만 모이는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불만을 갖지 않는다거나, 분위기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만 하시는 분들이 수두룩 많다는 걸 알고 두번 놀랐고요. 학교선생님과 학부모 사이에 친근감을 위해서 그랬다, 전통이여서 그랬다…이런 말 저런 말 나왔지만 이건 영~ 

 제가 너무 꽉 막혀서 예민하게 군 것인지도 모르지만 아바래기는 충격의
회식 이후로 남은 한 학기 활동을 겨우겨우 마무리 짓고 체육진흥회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진흥회를 탈퇴할 무렵에 위와 같은 풍습을 없앤다 어짼다 말이 많았는데 어떻게 되었을런지… 최근 친구 중 한 명이 요즘 학교 진흥회 활동을 하는데 여러가지로 선생님들이 깨는 행동을 하셔서 당혹스럽다는 이야기에 옛 경험이 생각나 주절주절 늘어놓아봤어요.

 이 글은 모든 교사를 싸집어서 욕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당시의 체육교사들을 콕찝어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도 없습니다. 다만 이런 문화가 우리나라에 자리잡아도 좋은지 궁금해지네요. 말그대로 제게는 너무나도 큰 문화충격이어서 말이죠~ 이런 제가 너무 보수적인가요?T^T

  1. 그 분들에게 묻고 싶은것은.. 그 분들의 아내들이 다른 남자와 손을 맞잡고
    블루스를 쳐도 괜찮은지 묻고 싶답니다. 제 갠적인 생각에 그러한 풍경은 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아바래기님이 보수적이여서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내내 이건 좀 아닌데~ 라고 생각했더면 정말 아니였을거 같아요^^
  2. 서구 사회에선 용납이 될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런 일 쉽게 이해되지 않을 것 같아요.
    선생님도 울 나라 문활 좀 이해하고 행동했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3.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도저히 그림이 안그려집니다.
    정말 당황스러웠겠네요.
    • 2010.07.16 09:58
    비밀댓글입니다
  4. 아무리 허물 없는 사이라도 브루스 추는건 껄끄럽던데 엄청 개방적인 선생님들이시네요. 헐....
    술마시는 자리를 따로 갖는것도 이해가 안되는 아지매올시다.>.<
  5. 헐~~~~~
    놀랍습니다. ^^;;
  6. 그러다 눈까지 맞아 버리면 ㄷㄷㄷ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그렇지.. 그건 아닌것 같네요

    자식사랑이 부모의 자존심까지 버릴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7. 학부모들의 성격상 자신들이 참여하거나
    함께 진행한 일이 아니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아지는게 관례더군요.
    아뭏든 학교행사활동엔 무지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ㅎㅎㅎ
    주말 펀한시간 보내세요.^^
  8. 당황스러우셨을 것 같은걸요~~~
    에휴...
  9. 많이 당황되네요.
    교사와 학부모의 친근감이나 유대감은 다른 형태로도 충분히 표출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고생한 학생이나 수고한 교사들을 위로하는 의미로 고기를 비롯한 기름진 음식으로 대접하는 거야 당연한 것이겠습니다만... 그 이외의 술자리나 노래방은 조금 지나쳐보이네요. ㅠ.ㅠ
  10. 대충 그런게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놀랍네요.
    어떻게 보면 성추행이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이지 여기저기 은근 많은 듯 합니다.
    특히 보수적인 영역에선 더 그렇구요.
    잘못된 일은 없어져야겠지요. 오히려 다른 분들이 더 보수적으로 보입니다..;;
  11. 우리나라 정서에는 쉽게 그려지지 않는 그림이네요.
    많이 당황스러우셨겠어요.
    어럴땐 정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건지?...
  12. 나름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 제 눈에도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네요.
    아무리 친근감이라지만 딸의 쌤과 블루스를...
    정말 어찌해야 하나 하셨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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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목 지을 때 세 번 고민하는 이유

Posted by 아바래기
2010. 7. 12. 06:0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제가 포스팅을 하면서 고려하는 건 크게 세가지입니다. 글과 이미지 마지막으로 제목. 아바래기는 글의 소재를 정하고,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마무리질지를 대충 정해놓고 쓰는 편입니다. 경험담의 경우 하이라이트 부분을 맛깔나게 살리는 것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하는 편이고요. 그렇게 글을 완성하면 다음뷰의 송고했을 경우 제목 옆에 뜨는 이미지를 고릅니다. 글과 관련성이 있으면서도 눈에 잘 띄는 이미지이면 좋겠죠? 
 

▲아바래기가 발행한 포스트의 제목들

 글은 다썼고, 이미지도 다 골랐다! 이제 남은 건 골칫덩어리 제목 짓기입니다. 재기넘치는 블로거들의 포스트 사이에서 내 글이 살아남기를 바란다면 제목을 지을 때 신중할 수 밖에 없겠죠? 아바래기 또한 제목을 지을 때 상당히 공을 들이지만 이건 단순히 주목받는 글을 위한 고민만은 아니여요. 그럼 뭐냐고요? 사실 아바래기에게는 제목을 지을 때 한 번 고민하고 말 것을 세 번이나 고민하게 만든 황당한 경험이 있는데 오늘은 그 황당하고 굴욕적인 경험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아바래기가 블로그를 운영한지 한 달 조금 넘었을 때 일입니다. 저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딸아이는 방안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딸아이가 갑자기 저를 다급하게 부르는 겁니다. 그래서 가보니까 이미 지나가버렸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뭐가? 하고 물으니 딸아이는,

 “엄마, 엄마블로그가 TV에 나왔어! 막 안 좋은 걸로!”

라고 대답하더군요.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감도 안 옵니다. 제 블로그가 텔레비전에 나올만큼 나쁜 블로그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결국 너무 궁금해서 딸아이가 말한 방송을 그 날 밤에 다시보기 해서 시청했습니다. 방송에 잠깐 나왔다가 훅 사라진 아바래기의 블로그. 그 짧은 시간동안 아바래기의 블로그는 악질 블로그로, 아바래기는 양심없는 블로거로 소개되었습니다. 아바래기의 블로그가 불명예스러운 첫 방송을 탄 모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비하인드>에선 그 날 블로거와 블로그에 관한 내용의 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낯익은 파워블로거 분들도 나오시고…제 블로그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블로거분들이 관심갖고 보실만한 프로그램이었죠. 

 근데 좋은 블로그가 있는만큼 나쁜 블로그도 있다~ 이런 뉘앙스로 방송이 흘러가면서 방문자수 유치를 위해서, 그로 인한 수익을 위해서 낚시글이나 음란글을 올리는 블로거에 대해 잠깐 나왔는데 거기에 제가 껴있는 것이었죠! 몇초동안이지만 제 블로그의 이름과 제 닉네임, 제가 쓴 글의 제목이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블로그 초창기인지라 영 감을 못잡고 자극적인 제목을 주로 쓰시는 블로거들을 따라하려한 건 사실이지만 제 블로그가 나오면서 음란성 블로그에 대한 비판이 나레이션으로 깔리는데 요것 참! 결코 기분좋은 일은 아니죠. 더군다나 제대로 된 낚시나 했으면 입 다물고 있었을텐데 애교수준으로 넘어갈만한 제목이었던 거여요. 다음날 아바래기는 고민고민하다가 그 방송국에 항의글을 올렸습니다. 이거 혹시 막장대응 하는거 아냐? 상상의 나래를 펼친 제가 더 미안할 정도로 그 방송의 여자작가분이 제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시더라고요. 제 블로그를 악의적으로 보도할 마음은 결코 없으셨고 어쩌다가 나레이션이랑 겹쳐져서 방송이 오해살만하게 나온거라 하셨지요.          

 방송국 측의 진심어린 사과에 화는 눈녹듯 사라지고 제 글을 찬찬히 돌아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방송에 나온 문제의 글을 처음엔 지울 생각이었지만 이 글을 지우지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도 했지요. 아직까지도 지우지 않은 문제의 글^^ 가끔 너무 자극적인 방향으로 글이 흐를 때 한번씩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고있습니다.

 오늘 포스트의 제목처럼 아바래기는 이 일을 겪은 후 글의 제목을 지을 때 세 번 고민합니다. 내용과 상관이 있는 제목인지, 지나치게 과장된 제목은 아닌지, 마지막으로 딸아이에게 보여줘도 부끄러운 제목이 아닌지…이 세가지 항목에 비춰 고려해본 후 제목을 쓰는 것이지요. 
 
 블로그의 운영특성상 어쩌다 한번 낚시성이 섞인 제목이 나오기도 하지만 정도는 지켜야겠다고 다짐했고 아직까지는 그 선을 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네요^^

  1. 방송에서도 똑같이 자극적으로 햇네요...ㅋ
    쌤쌤...ㅋ
    저는 낚시제목 선호하는데....
    뭐 나름 낚시도 블로깅의 재미중 하나인지라..^^ㅋ
  2. 이미지나 제목 선정 참 고역이죠.
    낚시할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 올때도 많더라구요.
  3. 모든 블로거들의 고민이 아닐까요?
    쉽게 지어 올리는 것 같아도 대부분의 블로거는
    심사숙고하리라 여겨집니다.
  4.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정말 황당했겠습니다. 저 역시 제목을 짓는데 고민이
    참 많아요~ 매번 글을 쓸때마다 두가지의 제목을 준비해야 하니깐요
    하나는 검색용 제목을 또 하나는 다음 뷰용 제목을.. 머리가 이만저만 아픈게 아녀요ㅠㅠ
  5. 저는 낚시성 제목 붙인 글은 진짜 실망 스럽다는...
    제목이랑 내용이랑 아주 틀리거나 내용을 과장 시켜서 제목을 엉뚱하게 붙이거나...
    그럼 그 다음에도 그 블로그 가기 싫어져요. 완전 속임수 당하는 기분이라서...
  6. 정말 황당하셨겠네요.
    제목 짓는 게 젤 힘든거 같아요.
    저도 입질님처럼 검색용과 다음뷰 따로 지을 때가 많아서요.^^
  7. 오옷..저도 들어간건 아닌지 한번 찾아봐야겠슴당 우웃...
  8. 아니,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만약애 저한테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저는 그냥 무시할랍니다.
    뭔 개가 짖나 하고..
  9. 이런.. 제목을 지을 때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낚시성 제목은 힘빠지게 하는 것 같아요ㅠㅠ 저도 한번 제가 쓴글 돌아봐야겠습니당
  10. 사과는 받았지만 방송을 본 아는 사람들의 뇌리엔
    그렇지 않을 경우도 남았겠어요.
    사과방송을 요구하시지 그랬어요....ㅠㅠ
  11. 오...그래도 블로그가 공중파 방송까지 탔군요....^^
    제목 정하기 정말 어려워요....
    아바래기님 글 제목보면 참 깔끔하게 요약된 듯 합니다...많이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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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쫓겨난 아저씨의 기막힌 반격

Posted by 아바래기
2010. 7. 8.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지난주 조카아이에게 들은 내용을 토대로 발행한 지하철에서 만난 조각미남, 알고보니라는 포스트를 쓰면서 기억난 지하철에 얽힌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있어서 오늘 한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한달 전쯤 만들기 재료를 사러 친구와 동대문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편히 앉아서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하철에 탔지만 애석하게도 자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에 서서 가고 있었지요. 한 자리 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여전했지만요.


Al mal tiempo, buena cara
Al mal tiempo, buena cara by Rodrigo Basaure 저작자 표시

 그렇게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겨우겨우 서서 가고 있던 도중 문제의 중년남성이 지하철에 탔습니다. 
등장하는 순간 술냄새가 푹 나는 것이, 암만봐도 술 한잔 걸치고 오신 것 같았습니다. 지하철에 자리는 이미 다른 승객이 차지했는데도 아저씨는 연신 붉게 충혈된 눈으로 빈 자리를 찾더라고요. 한참을 이리저리 쳐다보던 아저씨, 피곤한 얼굴로 지하철 좌석에 앉아있는 아줌마에게 다가갔습니다. 


 “아이고, 다리 아파 죽겠네!”



이 한마디가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취한 아저씨의 나이는 많이 먹어봤자 40대 중반으로 보였고, 좌석에 앉은 아주머니는 50대 후반은 되어보였는데 자리를 양보하라고 압박을 주는 것이었지요. 함께한 승객 모두 그 아저씨를 어처구니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지요. 아이고,아이고! 아저씨는 연신 ‘아이고’를 외치더니 갑자기 방금까지만해도 멀쩡했던 무릎을 두들기시는 겁니다.

 
 “다리 아파죽겠네! 누구 하나 일어나는 놈도 없고! 이 드러운 세상~!” 


 무릎을 두글겨도 그 누구 하나 일어나지 않자 아저씨는 드러운 세상을 외치시면서 쌍욕을 걸쭉하게 뽑으시더라고요. 이쯤되니 가장 불편한 건 아저씨 앞에 앉아계시는 피곤한 얼굴의 아주머니셨죠. 그래도 아줌마는 최대한 태연한 척 눈을 꼭 감더라고요. 그러자 아저씨는 더 열딱지가 났는지 자고 있는 아줌마 무릎을 툭툭 치기 시작했습니다. 아줌마는 상대하기 싫은지 무릎을 칠 때마다 눈을 떴다 감았다 하기만 하더라고요.
 그 반응에 더 흥분한 아저씨,  


 “씨X! 사람이 아파죽겠다는게 자는 척하고 있네!”


아줌마에게 직접적으로 화를 내는 겁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지 아주머니가 눈을 부릅 뜨셨습니다. 그러고는,


 “왜 나한테 와서 난리를 쳐요? 내가 만만해 보여요? 나이도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나도 아파죽겠다고요!”


 소리를 뻑지르시더니 맞은편에 앉아있는 젊은 사람들을 손으로 가르키면서 저기 젊은 사람도 많은데 저기 가서 이야기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저씨는 아줌마의 말에도 꿈쩍않더니 에라 모르겠다,하시면서 양반다리로 바닥에 주저앉으셨습니다. 그러면서 연신 입으로는 씨X를 외치셨죠. 또 말도 안되는 소리도 하시더군요. 없는 놈은 자리도 안 비켜주는 억울한 세상이라고요. 아저씨와 아줌마의 싸움으로 순간 지하철 안은 어수선하면서도 싸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저씨 입에서 전과는 차원이 다른 심한 욕이 나왔고 아줌마 옆에 옆에 앉아 계시던 나이가 지긋해보이는 어르신이 결국 한마디 하시더군요.


“나이도 젊은 사람이 입이 왜 이렇게 더러워. 어른 공경도 모르고 말야. 전철 혼자 세냈냐?”


구구절절 옳으신 소리였죠. 그제서야 가슴 속에 불만이 많았던 승객들이 조금만 목소리로 웅성거리기 시작했어요. 하나같이 그 중년아저씨를 향한 말이었죠. 조용히 좀 해달라, 나이도 젊으신 것 같은데 대체 왜 그러시냐…그러면서 짠 것처럼 중년아저씨를 함께 째려보았죠. 잠시 주위 눈치보던 아저씨는 다음 역에서 슬그머니 도망치듯 내리셨습니다. 절대 자기의지가 아니라 주위의 눈총과 웅성거림 때문에 쫓겨난 것이죠. 




 그렇게 조용한 퇴장을 하신 것 같았던 아저씨. 뜨악! 그대로 물러설 아저씨가 아니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적당한 사진을 찾았네요. 위의 사진 속 송강호씨가 하는 욕 보이시죠? 

 
 “X까라 마이싱! X까라 마이싱! X까라 마이싱!”

 
사진 속 동작과 함께 욕을 몇번이고 반복하셨습니다. 유리창을 통해 남아있는 승객에게 말이죠. 정말 지하철이 떠날 때까지 유리창 앞에서 ‘X까라 마이싱!’을 반복하시더라고요. 모두 얼빠져서 그 아저씨의 욕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지하철이 움직이고 나서야 일제히 ‘푸하핫!’을 외쳤습니다. 뭐 저런 미친 놈이 다 있냐면서요. 어이가 없어도 이렇게 어이가 없을 수 있는지!

 저는 그 어이없는 상황에서, 승객 모두 그 중년아저씨를 향해 ‘X까라 마이싱’을 했으면 얼마나 웃겼을까 상상했습니다. 주책맞지만 제가 먼저 나서서 맞욕(?)을 했으면 승객 모두 따라했을까요? ㅎㅎㅎ

  1. 세상에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네요.ㅊㅊㅊ
  2. 저건 1960년대에 유행하던 욕인데..........아직도 써먹는군요.
  3. 참 나, 어이없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상황입니다. 쩝...

    그 아저씨 어디 가서 몰매나 안 맞을지 궁금하네요.
    • 저 아저씨 성격대로라면 몰매맞아도 몇번은 맞을 것 같아요...^^
      성격이 워낙 장난 아니시니까 말이죠..!
  4. 정신나간 사람...가끔 있어요.
    이런 사람들 일일이 대꾸해도 답 안나오고 그냥 무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듯요.....
    X까라 마이싱...이거 들어본지도 언젠지 모르겠네요...ㅎ
    • 정신나간 사람 만나면 피하는 상책은 상책이죠^^
      X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이런 생각으로 말이예요ㅎㅎ
  5. 어이구 참..ㅋㅋ 어처구니가 없네요;; 저런사람들도 다 잡아갔으면 좋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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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에어컨 배수호스

Posted by 아바래기
2010. 7. 6.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며칠전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구체관절인형 제작시 가루 때문에 도통 선풍기를 켤 수가 없으니 폭풍전기세를 각오하고 한밤 중에도 에어컨을 풀가동시키고 있었던 지난 금요일 밤. 같은 동에 사는 이웃집 아주머니께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집을 불쑥 찾아오신 겁니다. 무슨 일이신지? 시간이 시간인지라 당황한 제가 물으니 아주머니는 에어컨 물이 벽을 타고 흐르는 것 같은데, 문제는 그 물이 아주머니가 정성스레 가꾸시는 화분을 망치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어두운 밤이라 뭐가 문제인지 당장 확인할 수는 없으니 당장 에어컨을 끄겠다고 하며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지요. 애지중지 가꾸셨던 화단이 상해서 화나실만도 한데 괜찮다고 하시면서 사과를 받아주신 아주머니가 내려가시고 한참을 무엇이 잘못됐는지 고민했지만 직접 확인할 수 없으니 일단 그 날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어야만 했습니다. 


 금요일 다음 날인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내린 비 때문에 제대로 에어컨 배수 문제를 찾아보지 못하고 월요일날 뒤늦게 상태를 확인해보았습니다. 어라? 배수호스가 쏙 빠져있는 겁니다. 사진 속 동그라미 친 부분의 구멍이 배수호스가 빠져나오는 곳인데 배수호스는 없고 텅빈 구멍만 덩그라니 있습니다. 때때로 호스가 삭아서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고도 하지만 마치 누군가 빼간 것처럼 호스가 통으로 없어져있더라고요. 더군다나 지난 9월 새로 달은 에어컨이라 실상 사용은 두 세번 해본 게 고작인데 말입니다. 뭔가 수상하긴 하지만 의혹은 덮어주고 일단 요거 기사분 불러도 돈 많이 깨지지는 않겠지 하면서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혹시 그 집도?
같은 동에 사시는 이웃주민분 몇 분과 마주쳤는데 그 분들이 제게 대뜸 물어왔습니다. 이쯤되면 짐작하시겠죠? 이야기를 조합해보니 저희동 맨 윗층에 사는 새댁을 제외하고 벌써 몇 집이 에어컨 배수호스 실종사태를 겪었던 것입니다. 따로 수법은 없습니다. 1층으로 쭉 늘어뜨린 호스를 힘으로,강제로 뽑아낸 거여요. 유일하게 살아남은 새댁네 호스는 아마 위치상 뽑기가 어려워 포기한 것 같고요. 거참 황당합니다. 몇년전 에어컨 실외기 도둑, 배관 도둑이 있다는 건 뉴스로 접했지만 배수호스를 뜯어간다니요? 


 철물점에 물어보니 배수호스를 1m 단위로 1500원 팔고 있더라고요. 암만 뜯어가봤자 돈이 안된다는 소리입니다. 도둑질을 하려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재미로 뜯어간게 분명한 것이지요.  한 집도 아니고 한동 전체를 뜯어가버렸다니! 언제 뜯어간건지도 모르니 영 찝찝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뜯어간 거니까요! 어쨌든 오는 주말 배수호스를 새로 길게 내릴 때까지 임시방편으로 남아도는 통에 호스를 연결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더워서 쉽게 지치는 요즘, 누군가의 장난으로 인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게 되었네요.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에어컨 배수호스, 누구의 소행일까요?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 이라고 불쌍히 여겨보려 해도 화가 나네요! 위기의 에어컨 배수호스...살다보니 에어컨 배수호스를 도둑맞는 일도 생겼네요ㅎㅎ이웃분들의 에어컨 배수호스는 안전하겠죠? 이상하고, 수상하고, 이해하기 힘든 도둑을 맞지 않도록 모두 조심해야겠습니다. 

  1. 황당하네요. 세상이 점점 왜 이런지 ㅠ,.ㅠ
  2. 참 별일이 다있네요.ㅎㅎ
    동네가 전체 배수호스 공사하게 생겼군요. 에구.....
  3. 이런것까지 신경써야하다니...ㅋ
    참 세상살이가 만만치가 않네요...ㅋㅋㅋ
  4. 헉.........이런일도 있어요??
    그것을 되팔아먹으려고 도둑질을??
    무서운 세상입니다......
    갑자기 닭살 돋았어용 ㅠㅠ 너무 세상이 각박해진 것 같아요.....
  5. 에궁...에어콘 배수호수까지..
    아무리 어려워도..
    참 그렇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참 어이가 없지요? ^^
      정말 세상엔 기막힌 일이 많네요. 옥이님도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시길~
  6. 허걱...
    정말로 사람 믿지 못하는 세상인 것 같아요.
    도대체 배관 호스를 누가 가져갔는지...에휴..
    •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수록 세상 참 각박해질 것 같아요ㅠㅠ
      비싼 부품이 없어지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네요...
  7. 참..별일이 다있네요.
    어케 이해를 해야할쥐...ㅎㅎ
    • 차마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냥 악질적인 장난 같아서 말이죠. 돌+I가 아닐까 추측할 뿐입니다ㅎㅎ
  8. 황당한 일이군요.
    제가 이런 일에 놓여도 정말이지 한동안 멍해질 것 같아요.
    화도 나지 않을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네요.
    • 화도 안나고 그냥 어이가 없다는 말이 딱 맞네요!
      한 여름날 고생 좀 해보라고 장난을 친 것 같아요 ㅠㅠ
  9. 이런일이 생기는군요 날도 더운데 호스는 뭣에 쓸려는지....
  10. 허걱~ 별걸 다....
    날이 덥다 보니 별일이 다 생기네요..
  11. 참...이제는 믿음이 없는 세상입니다요...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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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만난 조각미남, 알고보니

Posted by 아바래기
2010. 7. 2. 07:00 소소한 일상 이야기


 며칠 전 좀 멀리 사는 동생네가 우리집에 놀러왔습니다. 제 엄마와 붕어빵인 고 집 딸내미는 외모에 한창 신경을 쓸 나이여서 그런지 지난 설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예뻐졌더라고요. 동생 말로는 외모에만 신경쓰는게 아니라 요즘 이성에 대한 관심도 장난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 덕분에 최근 우리 발칙한 조카가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부끄럽다고 말하지 말라고 제 동생을 극구 말리던 조카는 나중에 자기가 더 흥분해서 막 열변을 토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흥분한 조카 아이가 들려준 사연은, 조카가 연극을 보겠다고 서울까지 올라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을 타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지하철이 한산하여 운좋게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갈 수 있게 된 조카와 조카의 친구. 둘이 속닥속닥 보고온 연극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도중 지하철 문이 열렸고 한 눈에 봐도 딱 보이는 조각미남이 지하철에 탔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은 조카는 연예인 뺨치게 잘생긴 그 청년에게 시선을 뺏기고 말았다네요. 조카의 표현을 빌리자면 첫눈에 반했다고 하면 오버고, 조금 끌렸다고는 하더라고요. 그래봤자 차마 다가가서 말을 걸 용기가 없어서 그저 강렬한 눈빛빔만 보내고 있던 조카, 그런 조카에게 운이 따라준 건지 그 청년이 조카가 앉은 자석 맞은편 자석에 앉은겁니다. 조카는 속으로 ‘올레!’를 외치면서 귓속말로 옆에 있는 친구에게 정말 잘 생긴 남자가 앞에 앉았다고 요란을 떨었나봅니다. 친구도 눈이 있으면 당연히 알아본다며 맞장구를 쳐주었고요. 비단 우리 조카와 조카의 친구만 요란법석을 떤 게 아니라 그 지하철 칸에 타있던 사람들은 한번씩 그 청년을 쳐다봤을 정도로 잘 생겼다고 하니 얼마나 핸섬한 청년인지 상상이 갑니다.

 그렇게 지하철로 10분정도 달렸을까요? 그 핸섬한 청년이 4차원적 모습 또는 숨겨둔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갑자기 이를 내보이더니 검지 손가락으로 이를 쑤시는거랍니다. 이에 뭐라도 꼈나? 한 손으로 가리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이를 쑤시는게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조카딸내미는 대수롭지 않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대요. 그런데 갑자기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팔꿈치로 조카 옆구리를 퍽 쳤다는 겁니다. 왜? 짜증섞인 목소리로 조카가 묻자 그 친구가 귓속말로 앞을 보라고 했습니다.

 뭐지? 하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앞에 앉은 조각미남을 바라본 조카는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검지 손가락으로 이를 후비는 줄 알았던 청년은 사실 손톱으로 이를 살살 긁는 거였대요. 그리고 나서는 그 손가락을, 정확히는 이를 긁었던 손톱을 코로 가져가서 한참 냄새를 맡았다고 합니다.

 그 때 표정은 말로 설명하기 묘했다고 하네요. 마치 시궁창에 일부러 코를 들이댄 후의 표정이랄까요? 그 잘생긴 얼굴을 구길대로 구기면서 자기 이 냄새를 맡았다는 겁니다. 조각미남에 대한 환상이 깨질대로 깨진 조카는,


“차라리 이를 닦지, 이를 닦어!” 
 

 라고 하면서 친구랑 수근거렸답니다. 조카와 조카의 친구가 한참 있다가 내릴 때까지 그 청년은 자신의 이를 손톱으로 긁어서 코로 그 냄새를  맡는 행위를 계속 반복했고 그 모습이 마냥 웃기고 놀랍기만 했다는 아이들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서로의 허벅지를 무식하게 꼬집었다네요. 결국 지하철에서 내린 두 사람은 정신나간 사람들처럼 깔깔대고 웃었대요. 당연히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아이들에게 꽂혔겠죠? 시선을 느낀 아이들은 서로 ‘그만해,그만해’ ‘창피하니까,웃지말자’ 라고 하면서도 서로 눈만 마주치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뻥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 고생을 했다고 하더군요. 어찌나 웃음을 참고 있었는지 한번 터지니 멈출 수가 없었던 것이죠. 

 순정만화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이 잘생긴 청년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아니었지만 딱히 보기 좋은 행동 또한 아니었던 이 긁고 냄새맡기를 대놓고 보여주니 주위의 이목이 집중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그러니 잠깐이나마 그 잘생긴 외모에 반했던 우리 철없는 조카는 큰 충격을 받았겠죠? 고백할 용기도 없었으면서 들이대지않길 잘했니, 연락처 안 따길 잘했니 궁시렁거렸던 조카는 그 날 제 동생한테 따끔하게 혼났다고 합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 좀 줄이라고 말이죠. 이것참, 한눈에 끌렸던 상대에게는 납득하기 힘든 4차원적 취미가 있었고 고거에 대해서 철없이 떠들다가 엄마께 된통 혼난 조카가 왠지 발칙하면서도 귀엽게 느껴지네요. 

  1. 조각미남인 동시에 조각사이코네요. ㅋㅋㅋㅋ
    • 조각사이코~!
      표현이 탁월하시네요^^ 멀쩡하게 생긴 청년이 왜 그런 깨는 일을 하는지...ㅎㅎ
  2. ㅎㅎ 상황을 생각해보면 웃음이...ㅎㅎ
  3. 에궁...환상이 깨지는 순간이었겟어요...
    ㅋㅋㅋ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4. 조카님의 아름다운 꿈이 깨어졌네요.ㅊㅊ
  5. 이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푸하하........
    조카님 이젠 외모보고 반하거나 빠지는일 절대 없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이런 사람들이 좀 있지요..! ㅎㅎㅎ
  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조각미남도 완벽한건 아니였어욧!
  9. 이런...반전이 강했군요.
    조각미남인데 조각난 매너들.....신은 공평한가 봅니다...ㅎ
  10. 조각미남의 일탈이군요!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는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나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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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이 서늘, 고양이와의 스릴 넘치는 놀이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30. 07: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최근 집에 새끼 토끼가 들어온 이후로 걱정이 한가득인 우리집 고양이 미~, 심각한 표정이 사진에 제대로 담겼나요? 토끼랑 직접 마주하지 않게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예민하디 예민한 미는 그저 뒤늦게 들어온 막내의 출현 자체가 신경에 거슬리나 봅니다. 가족들에게 화난 티를 팍팍 내던 미를 달래주기 위해 결국 미가 제일 좋아라하는 놀이를 해주었죠. 바로 스릴 넘치는 손가락 놀이^^ 사실 고양이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던 시절 손가락 가지고 사냥 놀이를 해주었는데 나중에 요 놀이 자주하면 놀이시간 외에도 손가락도 막 물고 그런다고 해서 한동안 안했지요. 그래도 단단히 삐친 미를 달래는 방법은 요거 하나! 어찌나 심장이 떨리는지, 이건 뭐 어지간한 스릴러 영화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스릴 넘치네요ㅎㅎ     


  1. 헉ㅋㅋㅋ 손이 불쑥불쑥 나오는게 웬지 무섭네요 -0-;; 미가 삐졌나봐요ㅋㅋ 토끼는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네요ㅎㅎ
    • 토끼는 하루종일 먹기 바쁘답니다^^
      의외로 애교가 많아서 요즘 먹는만큼 애교도 떨고있고요~
  2. 고양이는 사투를 벌이는 모습인데요....ㅎ
    정말 좋아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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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계기 대회를 휩쓴 딸아이의 눈물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25. 07:0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우리집 큰 딸내미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글짓기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곤 했습니다. 딱히 글짓기 학원을 다니게 한 것도 아니고 제가 집에서 코치해준 것도 아닌데 교내,교외 대회 가리지 않고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척척 받아오는 딸은 우리집의 자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딸아이의 글재주는 나날이 발전해서 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교외 대회에 데리고 나가시기 까지 했었죠. 그렇게 딸아이의 글재주를 눈여겨 본 선생님 중 몇분은 글짓기 대회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발표대회에도 딸아이를 내보냈는데 그러던 도중 딸아이는 6.25 전쟁 계기 교내웅변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딸아이는 웅변에 대해선 양팔을 하늘 높이 뻗어 올리며 ‘이 언사 굳게 외칩니다!’라고 소리치는 웅변 끝무리 부분 밖에 몰랐던지라 선생님께 대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한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모든지 도전해보는 정신이 중요한거라며 딸아이를 응원해주었고 결국 웅변에 ‘웅’자도 모르는 딸 아이는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열심히 대회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글짓기 대회와 달리 웅변대회는 웅변학원 출신 아이들만의 대회라고 해도 좋을만큼 웅변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이 참가하는 대회였습니다. 비록 교내대회라고 해도 초등학생에게는 그 대회가 참으로 큰 무대처럼 느껴지기 마련이겠죠? 그래서 딸아이의 부담감은 배가 되었습니다. 어찌나 열심히 준비를 하던지, 자기가 직접 쓴 글을 읽고 또 읽고 제법 그럴싸한 손동작까지 곁들여가며 대회 준비에 임하더라고요.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고 딸아이는 기대는 하지도 않는다며 다만 실수만 안했으면 좋겠다는 자신감 없는 모습을 한 채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 의기소침한 모습의 딸아이가 안쓰러워서 전 상은 중요한게 아니라고 아이를 토닥여주었는데 제 위로가 무색하게 딸아이는 대회가 있고 몇 주 뒤 상을 받아왔습니다. 웅변대회에 나가기 전 먼저 나갔던 6.25 전쟁 계기 글짓기에서도, 딸아이를 긴장케했던 6.25 전쟁 계기 웅변대회에서도 모두 우수상을 받아온 것입니다. 가방에서 담담하게 상장 두개를 건네준 딸아이보다 더 들떠버린 제가 격양된 목소리로 딸아이를 칭찬하기가 민망하게 딸아이는 혼자 있고 싶다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자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전 혹시 딸아이가 내심 최우수상을 기대한 게 아닌가 싶어서 조심스레 딸아이 방으로 따라 들어갔지요. 그런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방으로 들어간 딸아이가 큰 소리로 엉엉 울고 있는 겁니다.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뭔가 심각한 일이 있었나 싶어서 저도 모르게 입을 굳게 다문 딸아이를 채근하기 시작했죠. 제가 괜찮다고 다 말해보라고 하자 그제서야 입을 연 딸아이. 딸아이가 울었던 이유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유였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몇 분전 담임선생님이 6.25 전쟁 계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아이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상을 주면서 아이들에게 일일이 칭찬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딸아이는 거의 마지막으로 상을 받았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지은이는 그 누구보다 6.25 전쟁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고 마음 깊이 6.25 전쟁이 남긴 아픔과 슬픔을 이해했구나!” 라고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더 길고 진지하게 칭찬해주셨다는 겁니다. 대체 그게 무슨 상관일까? 저는 궁금했지만 끝까지 딸아이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습니다. 선생님의 칭찬을 듣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더라, 나는 단지 상을 받기 위해서 글을 쓰고 웅변을 했던거지 6.25 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딸아이가 운 이유는 여기에 있었던 것이지요. 사실 초등학교에 다니는 그 또래 아이들이 6.25의 아픔이나 슬픔을 이해한다는 건 그리 쉽지 않은 일일 것이고 그렇기에 상 때문에 대회에 참가한다고 해도 그 나이 아이들의 순진무구함이라고 여겨도 이상할 건 없겠지요. 

근데 우리 딸아이는 그게 납득이 안되고 자기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한참을 울던 아이는 이산가족들이 너무 불쌍하고,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부디 하루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요 녀석, 이토록 그 누구보다 더 나라사랑이 각별한데 뭐가 부끄럽다고 이렇게 울고불고 난리를 쳤던 것일까요? 저는 딸아이에게 넌 충분히 6.25를 이해하고 이산가족의 슬픔을 진심으로 같이 느끼고 있다고 말해주었지요. 제 말을 이해한 것인지 딸아이는 울음을 뚝 끄치더라고요. 

6.25가 다가오면 딸아이에게 그 때 펑펑 울었던 것 기억나냐고 묻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부끄러운지 기억 안나다고 우기는 우리 딸^^ 그 날 이후로 몇년이 지났지만 몸만 컸지 여전히 어리숙한 철부지인가 봅니다.  


6.25전쟁 60주년 기념 온라인 이벤트
On세상에, 대한민국!!

사실상 6.25 전쟁을 교과서를 통해서나 배웠던 젊은 세대들에게 6.25 전쟁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껴볼 수 있는 캠페인이 진행중이어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On세상에, 대한민국!!> 이벤트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숫자로 보는 6.25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만나는 6.25 전쟁 영웅들 등 등...6.25 전쟁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가는 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는 물론이고 그 밖에도 여러 추모 이벤트를 진행중이네요. 자녀들과 함께 비록 온라인이지만 평화의 무궁화도 심어보시고,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께 추모 댓글도 달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6.25날 아이들에게 뜻깊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이러한 다양한 이벤트 뒤에는 푸짐한 경품도 있다고 하니까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쯤 참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6.25전쟁 60주년 기념 이벤트- On세상에, 대한민국!! 바로가기
: http://koreanwar60event.korea.kr/

  1. 오늘이 바로 그날이군요.
    아직도 그 상처를 안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 아닙니까?
    어서 통일이 되어서 분단의 아픔까지 다 치유되었으면 합니다. ^^
    • 충분히 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파격을 입을만한 시점에서 통일이 이루어져야겠지만 심정적으로는 하루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네요ㅠㅠ이산가족의 슬픔을 생각해보면 말이죠.
  2. 그 나이에 6.25를 얼마나 이해하겠어요..
    그래도...딸아이가 나중에 운것...참 착한 딸아이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따님이 정말 착하네요 ^^
  4. 따님이 그래두 참 어른스럽네요. 보통아이같으면 상받으면 그저 좋다고 했을텐데 반성까지 하니까요..ㅎㅎ
  5. 저보다 더 어른스런 따님이라...ㅠㅜ
  6. 저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6.25인데
    아이는 오죽 했을라구요.
    그런데도 눈물을 흘리다니..
    따님의 감성이 정말 여리디 여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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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을 도둑이라고 부르지도 못하고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24. 06: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무더위에 몸서리 치는 요즘 같은 계절이면 떠오르는 밤손님 한 분이 계십니다. 예전에 발냄새나는 빈집털이범에게 집 안이 홀라당 털린 적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엔 그 도둑보다 좀 더 간 큰 도둑과의 만남에 관한 경험담입니다. 
 몇 년 전, 구체적으로 지금의 집으로 이사오기 전 우리 가족은 연립주택의 1층에서 살았습니다. 큰 아이가 배정받은 중학교와 살고 있던 집이 너무나 멀어서 부랴부랴 이사를 가게 된거라 그동안 1층에서 단 한번도 산 적이 없는데 그런 것 가릴 것 없이 무턱대고 이사를 와야만 했었던 상황이었죠. 이사온지 두 달 조금 넘은, 정말 더웠던 7월 초. 큰 딸이 시험공부를 한다고 기특하게도 밤을 새가며 공부를 하더군요. 남편은 출근을 위해서 일찍 잠이 들고 전 부엌에서 간단하게 아이가 먹을 야식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딸아이에겐 좀 안 좋은 공부습관이 있었는데 바로 방 불을 끄고 스탠드불 하나 켜놓은 상태에서 공부를 하는, 딱 보기에도 눈이 나빠질만한 습관이었죠. 제가 몇 번 주의를 주었지만 딸아이는 이래야만 집중이 잘 된다고 굳이 그 방식을 고수했고 그 날도 마찬가지로 딸아이는 방불을 끄고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어라? 엄마 문이 움직이나봐! 부엌에서 한창 야식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던 저는 딸아이의 행설수설한 말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제 큰 딸은 평소에도 좀 엉뚱한 말을 많이했거든요. 그런데 딸이 계속 ‘어라’를 남발하며 문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러기를 잠깐, 갑자기 딸의 입에서 상상도 못한 소리가 나오더군요. 

“엄마 도둑이야! 대머리 도둑이 들어오려고해!”

 이건 또 무슨 헛소리인가 싶어서 딸 아이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딸 아이 말대로 어느 대머리가 창문을 넘어 우리집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연장으로 보이는 것들을 잔뜩 들고는 그 대머리 도둑은 우리집에 들어오려고 딸아이의 문을 뜯고 있었던 겁니다. 생초보인 것인지, 사람이 있건 없건 가리지 않는 흉악범인것인지! 집 구조상 부엌은 불이 켜저있어도 밖에선 티가 나지 않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나머지 방불이 다 꺼져있으니 모두 자고 있는거라 생각한 도둑이 딸아이 방 창문을 뜯어서 집에 침입하려고 한 모양인가 봅니다. 1m 거리도 안되는 짧은 거리를 두고 도둑과 대치한 저는 한참을 멍때리고 있다가 일단 ‘도둑이야!’라고 큰 소리로 외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으...응....으으음!”

 그 순간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도둑이야!’라는 이 짧은 말이 입에서 터져나오지 않은 것이죠. 저는 사람이 너무 겁에 질리거나 당황하면 말이 안 떨어진다는 소리가 이런거구나, 잠깐 착각에 빠졌죠. 진실은 바로 제가 도둑이 들기 며칠전 홈쇼핑에서 구입한 치아미백제품에 있었는데 말입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며칠전 어렸을 때나 아줌마가 된 지금이나 치과라면 질색을 하던 저는 차마 치과에는 가지 못하고 홈쇼핑에서 치아미백제품을 주문했습니다. 치아에 직접 약을 바르고 복싱 선수들이 사용하는 마우스피스 같은 것을 이에 낀 채 이십분 정도 있는 과정을 매일같이 반복하면 치아미백이 된다는 제품이었죠. 그 제품이 집에 온지 얼마 안된지라 열심히 치아미백제품을 사용있던 저는 도둑의 등장에 이에 물은 마우스피스의 정체를 까먹어버린 것이지요. 발음이 뭉개지는게 당연한 일인데 대체 왜 그런지 모르고 있었으니! 보고있던 딸아이도, 창문 밖 도둑도 어안이 벙벙해질 상황이었죠. 전 마우스피스를 차마 뺄 생각은 못하고 부엌으로 달려나가 후라이팬을 들었습니다. 그 사이  딸아이는 눈치껏 골아떨어진 남편을 깨우러 안방으로 피신했구요.

“으으으으으으!”

전 공포영화 속 좀비가 되어 제대로 된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무조건 후라이팬으로 그 대머리 도둑을 퇴치했습니다. 사실 퇴치랄 것도 없는데 제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후라이팬을 들고 달겨들자 식겁한 표정의 대머리 도둑이 미친듯 도망을 치더군요. 이미 상황이 종결된 후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방에서 나온 남편이 뒤늦게 밖으로 달려나갔지만 이미 그는 사라진 뒤였죠. 
 남편은 그 자리에서 급히 경찰을 불러서 순찰을 돌아줄 것을 요청했고, 그 다음날 바로 어지간한 기술자 아니고선 뜯을 수 없는 방범창을 방마다 달았습니다. 이로써, 겁없는 대머리 도둑과 ‘으으으’라는 괴성 밖에 지르지 못하는 아줌마의 대결이 쫑을 친 것이지요.

 뭐,사건은 좋게 해결됐고 그 뒤로 혹시나 그 도둑이 다시 침입하려할까,우리 가족이 우려했던 일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날 이후 딸아이가 만나는 친척들마다 우리 엄마는 ‘도둑을 도둑이라고 부르지도 못해’ 라면서 그 날의 경험달을 말해줘서 제가 한동안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고 살 수 없었을 뿐이지요ㅎㅎㅎ...
 지금 생각해도 도둑을 도둑이라고 부르지 못했던 그 날의 상황은 위협적이기 보단 웃기고 허무한 기억으로 남네요. 아무튼 그 도둑 덕분에 단단히 질려버린 저는 고가의 돈을 주고 산 치아미백제품을 장농에 쳐박아두어야만 했답니다^^

  1. 사람이 극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정신줄을 놓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잘 대처하셨네요. ^^
    • 전 항상 이 상황에는 이렇게~ 저 상황에는 저렇게~
      머릿속으로 위기상황시 대처방법을 상상하곤 했는데
      막상 그 상황에 처하니까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구요ㅎㅎ
  2. 그래도 후라이팬을 들고 대비하시다니
    용기가 대단하시네요.
  3. 그러니깐 아바래기님은 말보단 행동이시군요 ㅎㅎ
    대단합니다.. 오히려 잘된거 같아요~ 소리질러봤자 도망만 갈테니
    후라이팬으로 한대 때리는게 더 낫죠 ㅎㅎㅎ
    • 앞으로 이런 일이 없어야 할 테지만
      만약 있다면 이번에 머리에 정통으로 후라이팬을 날려줘야겠습니다^^
  4. 그래두 침착하게 잘 대처하셨네요..
    다행이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5. ㅋㅋㅋㅋㅋㅋ 상상을 하니 너무 웃깁니다. 도둑이 무서워서 도망간것 같은데요. 하하하....
  6. 도둑이 미수에 그쳤기 망정이지 자칫 큰 일 날 뻔하셨네요.
    더 이상 그런 일이 없기를 기원하겠습니다.
  7. 허헉..영화에서나 보던 이런일이 실제로...!!
  8. 큰일날 뻔 했군요..
    후라이팬의 힘인지...이바래기님의 힘인지...
    도망가는 도둑의 뒷 모습이 그려지네요........ㅎ
  9. 으하하 웬지 웃음이 나옵니다ㅋㅋ 큰일 없이 넘어가서 다행이네요ㅠ 그렇게 대놓고 들어오는 도둑이 있다니ㅠㅠ
  10. ㅋㅋㅋ 완전 웃었습니다^^ ㅎ
    근데 도둑이 완전 간도 크네요 ㅋㅋㅋㅋ
    넘 잘 보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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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지에서 만난 무개념 변태커플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4. 07:30 소소한 일상 이야기

 지난 2일, 예전에는 안양유원지라고 불렸고 지금은 안양시의 새로운 문화공간 중 하나라고 불리는 ‘안양예술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오후 4시 정도에 친구와 함께 투표소에 갔다가 머리도 식힐 겸 맛있는 것도 먹을 겸 들리게 된 것이지요^^

 자주 오는 곳이지만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아서 다시 한번 쭉 둘러본 뒤 등산로 초입 부근에 자리를 잡은 친구와 저~. 선거날이여서 그런지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이 왔더라고요. 특히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아서 아이들은 물놀이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집에서 싸와서 오순도순 먹기도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가족과 함게 올 걸~이라고 친구와 이야기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거, 우리 일행 옆 벤치에 먼저 앉아있던 커플이 심상치가 않은겁니다. 커플과 저의 거리는 불과 2m도 안되는 상황!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해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가까운 거리였던 것이지요. 

 그래도 애써 그들을 무시한채 우리끼리 그간 밀렸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저 쪽에서 "쪽쪽"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리더라고요. 특히 저는 친구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옆에 있던 그 커플이 한눈에 확 들어왔죠. 대략 나이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정도…아무래도 여자쪽이 한 다섯살은 많아보이는 연상연하 커플이었죠. 제가 어지간해서는 무시하려고 했는데 주위에 어린 아이들도 많은데 너무 "쪽쪽"대니까 한소리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되었죠. 그런데 이 커플...제 마음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더 과감해지더군요. 결국 그들은 서로를 더듬기 시작했죠. 저는 깜짝놀래서 친구 옆구리 쿡 찔렀습니다. 친구가 뭐냐고 제게 속삭이길래 저는 조용히 손가락으로 그 커플을 가르켰죠. 친구가 순간 "헐~!"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헐스러운 상황이었어요.

 근데 더 기가 막힌 건 저와 눈이 제대로 마주친 상대남자가 절 보면서 씩- 웃고는 계속 그 짓을 하는 것이었어요. 기분이 더러워졌죠. 같이 간 내 친구는 꼭 남자처럼 성격이 와일드하고 거침이 없었는데 그 커플을 보더니...

 “쟤네 뭐니?”

그 말에 제가 웃음이 퐝 터졌버렸습니다. 차마 큰 소리 내서 웃을 수는 없고 스스로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을 수 밖에 없었죠. 내 친구는 꿋꿋이 그들에게 들릴만한 목소리로, 

 “차라리 산으로 올라가라,올라가.” 

 그냥 까버렸죠. 진짜 이번에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소리내어서 웃고 말았습니다. 이쯤되면 어지간한 사람이면 얼굴 붉히고 도망가야할텐데 요지부동이더군요. 집중력이 좋은건지 흔들림 없더라고요. 앞에서 놀고 있던 가족단위 일행들도 민망해서 그런지 애써 시선을 피하고 딴청들만 부리더라고요. 정말이지, 무적의 중년커플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여자는 남자의 목을 끌어안았다가 무릎에 앉았다가 한동안 그 모양 그 꼴이더라고요. 나는 꼴도 뵈기 싫어서 친구한테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죠. 그런데 내 터프한 친구는...

 “돈주고도 못 볼 구경인데 누가 이기나 보자. 지들이 자리 비키겠지.”

라고 하더군요. 두 커플은 한동안 몸부림을 치더니 친구 말대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라고요. 그런데...아뿔싸! 무릎에 있던 여자가 일어서고 남자도 일어나면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라고요.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남자의 얼굴을 보게 됐죠. 글쎄...이건...남자가 지퍼를 쫙 올리면서 난 소리였던 거예요. 더 당황스러운건...그 남자가 날 보면서 씨익- 웃는거예요. 변태도 이런 변태가 없어요...난 재빨리 친구한테 

 ”저 미친 놈이 지퍼 올리는 거 봤어? 그러면서 나한테 씩 웃는 거 있지. 저 미친 놈이..”

라고 말하자, 친구는 보지는 못하고 소리만 들었다면서 진짜 미친 XX라고 대놓고 쌍욕을 했죠. 그들은 우리의 욕이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유유히 산 쪽으로 사라지더군요. 난 부끄러워서 돌아가는 줄 알고 그래도 양심은 있네,했죠. 허나 제 친구 생각은 좀 다른 모양이더군요.

 “끝네 갔네,갔어.”
 “뭐가?”
 “저것들 20분 뒤에 산에서 내려올거다.” 


전 그 때만해도 그냥 간 것이라고 생각했죠. 제 생각에 친구는 자기 말이 무조건 맞을거라면서 장담을 하더군요. 그 결과...제 친구 돗자리 깔아도 되겠어요^^ 20분 좀 안됐나..무엇을 했는지 산에서 슬슬~ 내려온 커플! 이번에 제가 먼저 그들에게 씨익- 웃어줬습니다...ㅎㅎㅎㅎ 

 그들의 사랑을 가지고 비난해서는 안되지만 적어도 장소만큼은 가려야하는게 맞는 게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은 아니지만 둘의 애정행각이 괜히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되더군요. 차라리 어린 커플이었으면 호통이나 쳐서 돌려보내지...이것 참 나보다 나이도 많아보이니 이거 뭐라 하기도 좀 그렇고 답답하더라고요.

  1. 주위 사람 생각도 좀 했으면 좋을 것 같네요.
    • 그러게요. 주위에 아이들만 없었어도 이렇게 화는 안 날 텐데...아이들 앞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네요;
  2. 정말 못 볼 꼴을 보셨군요. ^^;
  3. 거 참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어떻게 자신들만 생각하고 사는지....
    • 세상에 이상한 사람 많다는 건 알았지만
      뻔뻔에도 정도가 있는 거 아닌가요?ㅠㅠ기 막힌 커플입니다
  4. 에구...참 이런거보면 어이없죠....
    • 맞습니다...
      그 커플을 보면서 든 생각은 "정말 어이없다"이거여요^^
      아이들 말로는..."헐" 이 한마디면 설명가능한 커플이었어요.
  5. 정말 어이없고....
    예의없네요...
    참말로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6.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갑자기 이 말이 생각 나는군요..
    정말 얼굴에 철판구이를 해 먹어도 시원찮을 사람이군요
    그래도 산 구경도 하고 눈 정화하고 오셨겠죠 ^^?
    이런건 샥 잊으시고 즐건 하루 되세요
  7. 흐미.... 완전 변태들이네요. 저런건 신고도 할수 없고 눈에 보이면 열받는 일이고...
    성질 급한 저같았으면 어쨌을라나 한참 생각하게 되네요.ㅎㅎㅎ
    물한바가지 끼얹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고...^^*
  8. 저건 예의를 떠나 그냥 변태인데요 ㅎㅎㅎ....;;;;
  9. 아앗...50대 분들께서!!
    갑자기 안구에 습기가...ㅜㅡ
  10. 헐~ 중년부부가 그랬을리는 없고, 분명히 불륜커플인데...
    용기라 해야하나, 참 떨라이들이네요.
  11. --;;;전 제목만보고 철없는 애들일줄알았는데...어른들이 더 무섭네요...--;;;
  12. 헐~중년이라니 정말 놀랍네요..ㅉㅉ
    이건 완전 불륜커플이로군요..^^;;
    • 2010.06.04 23:46
    비밀댓글입니다
  13. ㅡ.ㅡ;; 당황스럽군요.. 공공장소에서 왜그러시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네요
    아이들도 보고 있는데.. 저런건 경찰에 신고하면 안되나요??
  14. 나잇살이나 먹고서 하는 짓이라군...
    분명 불륜커플일텐데 사진이나 찍어 돌려버리지
    그랬어요..으이그 정말 싫다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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