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싸인, 흥미진진했던 60분!

Posted by 아바래기
2011. 1. 6. 06:17 아바래기의 세상보기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뛰어나기로 알려진 배우 박신양이 3년만에 복귀작 <싸인>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첫 방송을 마친 <싸인>은 SBS 새 수목드라마로, 같은 날 동시에 첫 방송을 한 MBC 새 수목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와 전면전을 펼쳤습니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자들에게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김태희,송승헌의 <마이 프린세스>와 탁월한 안목을 가진 박신양의 <싸인> 둘 중 어느 드라마가 더 흥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네요.
 저 역시 두 드라마 중 무엇을 볼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박신양의 선택의 믿고 <싸인>을 시청했습니다. 개인적인 제 감상은 박신양의 선택이 이번에도 탁월했던 듯 정말 흥미진진한 60분이었습니다.  

 드라마 <싸인> 1화에서는 라이브 콘서트 무대 뒤 분장실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인기 아이돌 그룹의 리더 ‘서윤형’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었습니다. 

 매니저와 코디, 그리고 같은 그룹의 멤버들마저 하나같이 거짓진술을 펼치고 사건에서 중요한 증거였던 CCTV 테이프마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면서 ‘서윤형’의 죽음은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서윤형’의 죽음이 미궁에 빠지게 된 이유는 앞서 말한 거짓진술이나 증거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그의 죽음에 관련된 진실을 은폐하려는 ‘숨은 권력’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윗선에서 검사에게 사건을 덮으라고 지시하며, ‘서윤형’의 시체 부검마저 조작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박신양이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부검을 하는 장면이 오늘의 명장면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지만 사실 ‘서윤형’의 죽음은 그 자체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어젯밤 <싸인>의 첫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실시간 이슈 검색어에 ‘듀스 김성재’라는 키워드가 올라왔더라고요. 아마 어제 <싸인>을 본 시청자 중 대다수가 ‘서윤형’의 죽음을 통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듀스의 故김성재를 떠올린 듯 싶습니다.

 극중 ‘서윤형’의 죽음이 故김성재의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정확한 기사는 없지만 아마 그의 죽음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듯 사건의 전개가 너무나도 비슷하더라고요. 정확한 내막은 알길 없지만 권력으로 죽음의 진실이 은폐되었다는 이야기마저 돌았던 故김성재의 죽음이었기에 드라마를 보며 그의 죽음이 다시 한번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실제 있었던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싸인>의 첫 에피소드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며 사건의 진실이 과연 밝혀질지 호기심을 자아냈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배우들의 호연기 또한 빠질 수 없는 요소인데요. 어제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훈 역의 박신양과 명한 역의 전광렬이 펼친 불꽃튀는 연기대결이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여검사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했던 우진 역의 엄지원이 조금 아쉬운 연기를 펼쳤다면 박신양과 전광렬이 각각 맡은 지훈과 명한은 완전히 그 캐릭터에 동화된 듯 보였고 그렇기에 서로 너무나도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 두 남자의 신경전은 한마디로 대단했습니다. 

 예고편을 통해 두 사람의 대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뜻을 내비췄는데 시청자들이 그들의 대결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 같습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숨막히는 신경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드라마 <싸인>은 국내 최초 법의학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습니다.(최근 케이블 방송국에서 방영된 법의학 드라마 신의퀴즈로 인해 최초라는 타이블에 논란이 붙었지만-) 법의학이라는 장르가 생소한 것도 사실이고, 전문직종에 대해 다룬 드라마가 국내에서는 다소 찾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법의학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다룬다는 <싸인>에 거는 기대가 제법 컸는데 어제 <싸인>에서 보여준 ‘서윤형’의 시신모형이 실망스러웠다는 시청자들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다른 장르도 아니고 법의학을 다루는 <싸인>에서 마네킹보다 허접했던 시신모형이 너무나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시신모형이 등장하는 동시에 극도의 긴장감이 순간 뚝 떨어지더라고요. 드라마 장르 특성상 앞으로 시신모형이 등장하는 씬이 많을 것 같은데 오늘처럼 옥의 티로 등장하지 말고 극의 사실감을 높일 수 있는, 실제와 흡사한 모형을 찾는 것이 시급한 듯 보입니다.

 시신모형 외에도 어제 방영분에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을 하나 꼽자면 바로 여배우들의 연기력이었습니다. 아직 첫방송이라는 것을 감안하자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남자 배우들에 비해서 작은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엄지원이 연기한 우진이라는 여검사는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로 그려지는데 반해서 실제 엄지원이 연기하는 모습은 그렇게 카리스마 있는 역할로 다가오지 않았고, 김아중이 연기한 다경이라는 인물은 어디선가 한번씩 본듯한 의욕만 앞서는 철부지 역할처럼 비춰졌습니다. 

 물론 첫방송이기 때문에 앞으로 훨씬 좋아지겠지만 빨리 두 여배우의 캐릭터가 드라마 <싸인>에 자연스레 녹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다운만 받아놓고 아직 보질 못했는데, 이렇게 먼저 리뷰부터 읽습니다^^*
    이런 드라마는 리얼리티가 생명일 것 같은데...시신 모형이 영 그랬다니...저도 한 번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 저는 어제 싸인을 안봤는데요..
    법의학 드라마라 흥미로운 부분이 있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ㅎ노을이두 이 드라마 봤습니다.
    리뷰..잘 보고가요
  4. 어제 아봤는데.. 오늘은 봐야지요^^
    박신양이 올만에 컴백 했는데..
  5. 박신양표 드라마라면 볼만하겠네요.. 다시보기로라도 한번 봐야되겠네요..
  6. 오늘은 이거 봐야겠습니다^^
  7. 헉 몰랐던 드라마군요.
    인사와 추천만 드리고 나중에 볼께요.^^
  8. 싸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군요~
    강추위가 몰아치네요~ 건강 잘 챙기세요!~
  9. 이 드라마가 박신양을 잠 못이루게 했다는 그거지요. 법의학 때문에 주검을 100구 정도 목격할 수 밖에 없었다는...ㄷㄷㄷ ^^*
  10. 본방은 못봤지만 재방으로 한번 봐야겠네요.
    법의학 드라마라.. 나름 흥미로울것 같습니다.
  11. 오옷...법의학 드라마라니...어떻게 전개가 될까요...? ㅎ
    새해부터 대작의 시작이란 느낌이 듭니다!
  12. 신년이라 그런지 모르는 드라마가 봇물이네요 ㅎㅎㅎ^
    맛난 점심도 드셨죠?
  13. 법의학 드라마라 조금 흥미진진합니다..
    제가 그런 드라마를 좋아하여 미드를 많이 본지라..^^
    리뷰 잘 보고갑니다..^^
  14. 싸인 정말 재밌게 봤어요 ㅎ

    아직 단 2화밖에 안됬지만, 극 진행이 시청자로 하여금 몰입하게 해주더군요

    벌써부터 3화가 기대되네요 ㅎㅎ
    • 2011.01.1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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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맥빠지는 막판 3분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25. 07:56 아바래기의 세상보기
 성인 연기자와 견주어도 결코 빠지지 않는 아역배우들의 열연과 믿음직한 중년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미친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는 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어제 방영분인 6화를 통해서 주옥같은 아역배우들과 안녕을 고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빵왕 김탁구>를 통속극이라는 장르로 한정해왔는데 지난 5-6화에서는 이러한 장르적 편견을 보란듯이 깨보이려는지 한편의 서스펜스 영화를 보고있는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한 긴장감있는 장면들이 쉴새없이 펼쳐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빵왕 김탁구>의 꼬리표였던 ‘막장 드라마 논란’이 더욱 붉어졌다는게 큰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그 아쉬움만큼 이 드라마의 흡입력과 빠르고 강렬한 흐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과 상처로 얼룩진 아이들? 

 지난 감상평에서도 언급했듯이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속 어른들은 자신의 욕망을 아이들을 통해서 이루고자 합니다. 덕분에 어른들의 갈등이 곧 아이들의 갈등이 될 수 밖에 없고, 어른들이 겪는 상처가 몇 배가 되어서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제빵왕 김탁구>에 나오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나름의 사연과 상처를 하나씩 지니고 있습니다. 사연없는 사람, 상처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이 드라마 안에서는 아이들이 가진 사연과 상처는 조금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드라마 속 어른들의 행동들이 하나같이 ‘타당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속 인물의 행동에 ‘타당성’을 일일이 부여할 수 는 없지만 적어도 ‘진정성’은 있어야 합니다. 인물의 행동에 ‘진정성’이 있어야 인물이 잘못된 행동이나 쌩뚱맞은 일을 저질러도 시청자가 심적으로 그 행동을 이해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인데 <제빵왕 김탁구>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크게 없습니다. 남성 우월주의와 그 시대의 가부장적 분위기는 단순히 시대적 배경일뿐 그것으로 모든 막장적 코드가 덮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외도를 하려는 아들을 눈감아준 일중의 모친과 외도를 했음에도 떳떳한 일중, 마지막으로 불륜녀에 불과하면서도 ‘모성애’를 빌미로 희생양처럼 굴려는 탁구 엄마. 지금으로써는 차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당시에는 있었다는게 사실이지만 그것을 2010년에 방영하는 드라마에 담을 땐 적어도 그 때와는 다른 시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탁구라는 인물을 통해서 선의 실현을 보여주고자 하는 <제빵왕 김탁구>는 탁구에게 선의 실현을 가르친 사람이 불륜녀인 자신의 엄마라는 모순을 남깁니다. 그 뿐만 아니라 모순덩어리인 ‘선’을 위해서 ‘악’이 되어야하는 인숙과 승재라는 인물의 ‘막장화’는 기가 막힐 정도입니다. 당시에 있을법한 일을 다루었지만 그 일을 2010년의 시청자들에게 운명적이고 숭고한 ‘선’의 탄생을 위한 일화처럼 그리는 것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끌어내기 다소 어렵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빵왕 김탁구> 속 어른들은 아이들만큼이나 사연많고 상처많은 인물이지만 그 사연과 상처로 인해 저지르는 일들이 시청자를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그에 대비해서 순수하고 떼묻지 않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모순과 탐욕으로 상처받고 사연많은 아이들이 되어가는 과정은 충분한 연민과 공감을 불러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탄탄한 아역배우들의 연기력이 가세하면서 극의 활력을 아이들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무관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노골적 선악구도에 맥빠졌던 막판 3분! 


 이 드라마에서 아이들의 비중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12년’이 지나버려 사연과 상처로 얼룩진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이 되었는데 어제 방영분에서 드라마가 끝나기 3분 전 등장한 성인 김탁구로 인해 그 걱정은 배가 되었네요.

 시청자에게는 아직 ‘윤시윤’이라는 이름보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준혁학생’으로 기억남은 배우 윤시윤의 연기가 다소 어색하게 보였다는 평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비록 3분이라는 짧은 등장이었지만 결정적 순간이 될 뻔한 어른 김탁구의 등장이 생각보다 허무했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도 12년 동안의 성장과정을 생략한 채 보여준 어른 김탁구는 그 전의 윤시윤이 연기한 ‘준혁학생’과 별 다를 바가 없어보입니다. ‘윤시윤’이라는 신인배우의 연기력을 3분 가지고 평가할 수는 없으니 다른 곳에서 드라마 막판 3분동안 느낀 위화감의 원인을 찾자면 드라마가 극단적으로 가벼워져 자연스레 그가 전에 출연한 시트콤이 떠오른게 아닌가 싶습니다. 

 더군다나 시청자에게 큰 칭찬을 받았던 어린 김탁구를 연기한 아역배우 오재무의 탄탄한 연기력을 윤시윤의 연기와 자꾸 비교하는 상황이 어쩔수 없이 펼쳐지고 있네요. 윤시윤이라는 배우를 3분이라는 짧은 출연시간을 가지고 지난 몇화간 극의 활력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아역배우 오재무와 비교하는 건 사실상 무리가 있음에도 이러한 비교는 끊이지 않습니다. 그의 등장시간이 짧았건 길었건 결정적 순간의 등장이었기 때문에 그 순간 극이 김빠진 맥주처럼 되었다는 건 많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허나 이는 김탁구를 연기하는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12년 동안 너무 한결같이 자란 김탁구에게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성인이 되었음에도 주먹으로 ‘악’을 처단하려들고, 어머니가 알려주신 자신의 이름의 뜻을  또박또박 큰소리로 외치는 김탁구. 물론 앞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켜 제목대로 제빵왕 김탁구가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12년동안 성장하지 못한 김탁구로 인해 한동안 극의 활력을 찾지 못할까 우려됩니다. 또한 갑자기 극의 분위기가 반전되어 밝다 못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노골적 선악구도를 보여주려하는 것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 지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구요.

 이미 어른 김탁구가 등장했으니 본격적으로 이 드라마가 두번째 뚜껑을 열었을 때 기대 이상의 연출을 보여주기를 바래야하지만 30부작이라는 비교적 긴 호흡의 드라마에서 어린 김탁구와 어른 김탁구 사이를 연결하는 청소년 시기의 김탁구를 등장시켰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미련이 남게 됩니다.

  1. 이 드라마 리뷰를 보다 보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애들같은 느낌이 들어요.ㅎㅎㅎ
  2. 아..김탁구..요건 아직 한번도못봤네요~ㅎㅎ
    근데 아역중에...장금이 아역이보이는듯한데 맞나요?ㅎ!

제빵왕 김탁구, 아역배우의 열연에 빠져들다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17. 06:30 아바래기의 세상보기



 기대 이상의 시청률을 내며 산뜻한 시작을 할 뻔 했으나 불륜과 낙태라는 민감한 소재로 인해 시작부터 ‘막장 드라마’ 논란에 시달려야만 했던 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는 어제 지난 1~2화와 마찬가지로 팽팽하고 탄탄한 진행방식과 더불어 중년연기자들의 노련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통속적 코드의 집합체,끊이지 않는 막장논란! 그럼에도 <제빵왕 김탁구>가 기대되는 이유는 앞서 말한 빠르고 강렬한 흐름과 안정감있는 중년연기자의 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역배우들이 보여주는 신선하면서도 성인연기자를 능가하는 열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성인 발연기배우 열 명보다 강렬한 눈빛의 아역배우! 


  이 드라마, 저 드라마 골라보다보면 납득이 안 되는 수준의 배우가 주인공을 맡아서 극 전체의 흐름을 망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냐면 ‘연기자’, ‘배우’라는 호칭마저 과분하다는 생각이 드는 급의 연기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들의 민망한 연기를 두고 시청자들은  ‘발연기’라는 웃지못할 단어를 만들고, 누가 더 ‘발연기의 대가’인지 가리기까지 합니다. 이토록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에서 발연기배우 열명의 몫을 하고도 남을 아역배우들의 출연은 충분히 재미있는 상황으로 비춰집니다.


 어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인물간의 갈등이 그 무엇보다 많이 비춰졌습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갈등의 굴레에 빠진 것마냥 인물과 인물간의 갈등이 그 어느 드라마보다 선명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우선 중년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만 봐도 시어머니(정혜선)와 며느리 인숙(전인화)의 갈등이 가장 크게 들어났지만 일중(전광렬)과 인숙에게도 싸늘한 갈등이 있었고 자신이 모시는 회장 일중을 배반한 승재(정성모) 또한 각각의 인물들과 각기 다른 갈등을 품고 있었습니다. 거미줄처럼 ‘갈등’이라는 줄로 연결된 인물들도 참 이색적이지만 그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방향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탁구의 둘째 이복누나인 자림이 탁구에게 마음을 열며 그를 걱정해주는 장면에서  ‘할머니나 엄마나 자식들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힘겨루기에 이용한다’는 내용의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대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중년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갈등이나 욕망을 자식을 통해서 해소하고자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의 편가르기에 동참하게 된 아이들의 갈등은 보다 노골적으로 나타나있습니다. 우선 샤프를 빌미로 마준이 탁구에게 누명을 씌우는 장면만 봐도 마준과 탁구의 앞으로도 쭉 지속될 깊은 갈등이 가장 먼저 보이고, 그 다음으로 사건의 진실을 알지만 친동생이기에 딱 한번 눈감아주겠다는 거성家의 장녀 자경과 마준의 갈등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와 아버지편, 어머니편,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편…아역배우들은 저마다 누구의 편인지를 숨김없이 들어냈고 이를 통해 앞으로 드라마가 어떻게 흘러갈지 시청자는 알면서도 기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른들의 갈등과 욕망을 대변한다는 의미에서 <제빵왕 김탁구> 속 아역배우들의 비중은 몹시 큽니다. 현재 김탁구의 어린시절을 연기하고 있는 오재무의 연기력이 주목받는 수준을 뛰어넘어 극을 이끌어가는 훌륭한 연기라는 칭찬을 받고 있는데 저 또한 이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어리지만 살아있는 눈으로 연기하는 오재무의 김탁구 뿐만 아니라 아역배우들 대부분이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아역배우와 중년배우만으로 이끌어가는 극은 부족한 감이 있기는 커녕 활력이 넘칩니다.

  
 통속극의 매력이란 앞으로의 극이 어떻게 흐르게 될 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음에도 그 안에 다시 느껴도 좋은 ‘재미’와 ‘감동’이 있다는 것입니다. 첫 화에서 자신이 들고있는 패를 모두 보여준듯한 <제빵왕 김탁구>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어떤 순서로 들고 있는 패를 내놓을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중년배우의 안정된 연기력와 아역배우의 뜨거운 연기력이 알파라이징하면서 생각보다 더 재밌고 맛깔스런 극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월드컵 중계로 인해 동시간대 SBS 드라마 <나쁜남자>가 방영되고있지 않는 사이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제작진들이 새로운 시청자들의 대거 유입을 염두해두고 있다면, 중년배우와 아역배우의 알파라이징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은 새로운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막장논란은 앞으로도 두고봐야할 과제이고, 통속극이기 때문에 들어야할 혹평을 계속 감수해야겠지만 그 속에서 재미를 느끼는 시청자들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습니다.

 허나 <제빵왕 김탁구>는 앞서 칭찬한 아역배우들의 호연과 중년-아역배우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극의 활기가 독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징크스처럼 아역배우들이 흥하는 드라마는 성장기를 거쳐 아역과 성인연기자의 교체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극의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윤시윤을 주연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까보기 전부터 안 좋은 평을 들었던 <제빵왕 김탁구>가 첫번째 뚜껑을 열었을 때 예상외의 호응을 얻은 것을 보아선 시청자들이 미리 실망하기 보다는 두번째 뚜껑을 열 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가 될 것 같습니다.   

 

  1. 김탁구 정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어젠 축구랑 채널 돌려가며 보느라고 힘들더군요.ㅎㅎ
    • 기대도 안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재밌더라고요 김탁구^^
      축구 경기랑 채널 돌려가며 보시느냐고 수고하셨겠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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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통속드라마의 틀을 깰 것인가?

Posted by 아바래기
2010. 6. 12. 16:38 아바래기의 세상보기

 아이리스-추노-신데렐라 언니로 이어지는 KBS 2TV 수목드라마 라인을 한번 더 타게 될 것 같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시청자들에게 이름대신 ‘준혁학생’으로 불리고있는  배우 ‘윤시윤’ 주연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앞으로 쭉 챙겨볼 것 같다는 예감이 든 것이지요.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부터 특정 기업 회장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가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는 탄탄한 연기력의 중년배우를 내세워 흡입력있는 첫 화를 보여주었습니다. 
 
      
               흡입력은 좋다, 시청자를 붙잡는 빠른 흐름도 훌륭하다!  

 칭찬부터 해놓고 보자면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능력이 몹시 뛰어난 작품입니다만 첫화부터 ‘막장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패를 꽁꽁 숨겨두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하나씩 꺼내드는 장치를 쓰지않고 처음부터 자신있게 자신이 들고 있는 패를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패를 보여주냐, 숨기느냐…드라마에 있어 몹시 큰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습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첫 화에서 시청자에게 보여준 패는, 크게 불륜-출생의 비밀-라이벌 구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몹시 통속적인 코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극 초반부터 신통한 역술가를 등장시켜 구일중(전광렬)과 서인숙(전인화)에게 생길 일을 미리 말해주는데 역술가의 예언은 두 사람 사이에서는 결코 원하는 ‘아들’을 볼 수 없다는 것, 구일중은 내연의 여자에게서 ‘아들’을 볼 것이라는 것, 이를 막기 위해선 서인숙이 다른 남자의 아이라도 임신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신통한 예언은 첫 화만에 모두 실현되고 맙니다. 

 21세기 드라마치고는 꽤나 아날로그적인 장치를 사용한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전설의 고향에서나 볼 법한 구조적 장치라는 것이지요. 특히 구일중과 김미순(전미선)의 불륜 사실을 알아챈 인숙이 역술가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 과거의 애인이자 현재 자신의 남편을 모시고있는 한승재(정성모)를 유혹한다는 내용에서 시청자는 일종의 부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하나 더 들자면 인숙이 시어머니께 당당히 자신이 임신한 아이가 ‘아들’일거라고 밝히는 장면도 그렇고요. 말도 안되는 일을 인물이 철썩 같이 믿어버리고, ‘운명’이니 ‘예언’이니 거창한 단어를 내세우며 그 말도 안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건 요즘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장면이지요. 

 타당성과 현실성 모두 떨어지는 일을 인물이 ‘운명’이기 때문에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식의 묘사는 ‘막장드라마’의 밑밥처럼 보일수도 있다는 여지를 주게됩니다. 


 말많고 탈많은 예언적 코드는 일단 덮어둔다하더라도 제작진이 <제빵왕 김탁구> 첫 화에서 보여준 다른 패들만 봐도 앞으로의 드라마 흐름이 얼추 보인다는 게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이고 저 또한 그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첫 화의 심어준 불륜-출생의 비밀 코드는 이미 숱하게 봐온 말그래도 통속적인 코드입니다. 부모의 과오(불륜)으로 엉킨 자식들의 운명의 실타래는 앞으로도 계속 엉키고 설키다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야 해결될 것이고, 또 하나의 코드인 라이벌 구도 역시  비록 주인공 아역들의 만남이었지만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며 주인공 김탁구(윤시윤)와 구마준(주원), 이 두 사람의 라이벌적 구도가 선악의 대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짐작케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두고봐라!


 뻔하디 뻔한 통속드라마에서, 뻔뻔한 막장드라마까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떼어야할 것입니다. 통속드라마라는 틀 안에 갇혀 그렇고 그런 드라마로 만족할 것인지 그 틀을 깨고 ‘그럼에도 수작’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인지 첫 화를 가지고 경솔하게 평가하기에는 중년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시청자를 손에 쥐고 주무르듯 능수능란한 연출을 보여주는 제작진들의 능력이 안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오늘은 첫 화만큼 흥미진진하고 빠른 호흡으로 시청자를 빨아들일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2화를 기대하며 그들의 틀과 가능성을 엿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1. 다른 곳에서 유진씨가 악역으로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어떨지 모르겟어요.
    이영아라는 배우도 기대가 되고요^^
  2. 재밌겠는데 두 남자 배우는 처음 봅니다.^^*
  3. 오호~ 제빵왕 김탁구. 특이하네요 제목부터. 시험 끝나서 드라마 하나쯤 챙겨보려구 했는데 이 드라마도 재미있어보이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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