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3명이 동시에 로또 당첨된 사연
2011. 1. 25. 18:55
소소한 일상 이야기
저에게는 남에서 뭘 주지 못해서 안달이 난 속넓고 맘씨좋은 벗이 한 명 있답니다. 배추가 금치가 된 요즘에 집에서 담군 김치를 나눠주고, 시골에서 가져온 은행이며 밤이며 이 계절이면 으례 챙겨주는 정말 정깊은 친구지요.
형편이 좀 어려워진 친구를 보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진짜 의리파인 친군데 이 친구한테 받은 선물이 참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분 좋은 선물은 따로 있지요. 그건 바로 로로로로로~로또!
위에 사진도 지난주에 그 친구한테 선물받은 선물입니다. 안타깝게 이번주에는 영~... 어쨌든 로또를 선물로 준다는 게 쉬운 듯 하면서도 쉬운 일이 아닌지라 그 친구의 선물은 특별할 수 밖에 없었지요.
처음 이 친구가 로또를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할 때만해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편 우스개소리로,
“이러다 내가 로또되면 너 배아파서 어떡할래?”
라고 묻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 친구는,
“네가 당첨되는 게 내가 당첨되는거지 뭘!”
이렇게 말하면서 씨익 웃었어요. 저를 비롯한 친구들은 역시 대인배 답다며 친구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주었지요. 아무튼 그 친구는 무슨 모임만 있으면 언제 또 준비를 해왔는지 지갑에서 로또를 꺼내 한장씩 건네주곤 했답니다. 작년 이 맘 때쯤에도 그 친구는 어김없이 저와 또 다른 친구 한 명을 불러냈지요. 우리 세 명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삼총사라고 불릴 정도로 친한 사이었습니다.
친구는 이번에 시골에서 은행이랑 밤을 조금 밖에 가져오지 못했다며,
“너희만 챙겨주게 됐다,야~!”
라고 하더라고요. 우린 고마운 마음에 밥이랑 차라도 쏘겠다고 했죠. 그렇게 한참 수다를 떨고 집으로 들어가려던 차에 친구가 지갑에서 또 로또 두 장을 꺼내서 한장씩 우리에게 주면서,
“1등 돼라. 꼭!”
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우리는 1등되면 그 친구한테 절반을 떼주겠다고 큰 소리를 탕탕 쳤지요. 그 친구는 또,
“그럴 필요 없다. 네가 1등 되면 내가 1등되고 그런거지 뭐. 마음만 받겠다~”
이랬어요. 그 날 이후로 일주일이 지났을까요? 그 날 같이 만난 또 다른 친구가 아침부터 제게 전화를 걸어왔더라고요. 전 무슨 일인가하고 왜 아침부터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로로로로로~로로또!”
다짜고짜 로또를 몇번이고 외치더라고요. 저는 뭔가 했다가 통 큰 친구가 선물한 로또를 뒤늦게 떠올렸죠.
“1등 된거야? 1등?”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건 아니고 3등. 3등됐어!”
“●●이가 사준게 된거야?” “그렇다니까. 이거 진짜 반땅 해줘야겠네.”
그렇게 로또 3등이 되어 기분이 한껏 업된 친구랑 기분좋은 통화를 했죠. 친구는 로또를 선물해준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려줘야겠다며 전화를 급히 끊었습니다. 나는 속으로 ‘기집애 좋겠다~’라고 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설마하는 마음에 로또를 맞춰봤습니다.
“헐…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여러분은 이미 예상하셨겠지만 저도 3등에 당첨된 거였습니다. 저는 순간 소름이 쫙 끼치면서 로또를 사준 친구에게 전화를 바로 걸었죠.
“이게 대체 뭔 일이래!”
“왜, 로또 때문에?”
“○○이랑 통화했지? 나도 됐댜,야! 이게 대체 뭔 일이냐.”
친구의 웃음소리가 수화기 넘어 들리더라고요. 저는 그 친구가 아마 이 상황이 뻥인줄 알고 웃는 줄 알았어요. 근데 친구의 폭탄발언이 이어졌네요.
“나도 됐네. 이 사람들아!”
저는 도대체 이게 뭔지…순간 상황 파악이 안 되더라고요. 이게 꿈인지 생신지…근데 친구의 자초지종을 들이니 이게 큰 우연이 아니고 당연한 결과더라고요. 대인배 친구의 로또를 선물하는 노하우가 따로 있었기 때문.
3년전부터 로또를 선물한 친구는, 나름 혹시나 자기가 선물해준 로또가 1등이 되서 배아픈 일이 생길까봐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로또를 선물할 때는 꼭,반드시 같은 번호로 자기껏 또한 챙겼던 것이지요. 그리하여 로또를 선물해준 친구와, 저와 그리고 또 다른 친구 모두 같은 번호의 로또를 갖고 있다가 이런 결과가 생긴거였죠. 친구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 말,
“네가 당첨되는 게 내가 당첨되는거지!”
이 말의 깊~은 뜻이 뭔지 알게 되었답니다. 어쨌든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 때문에 아이들에게 새 컴퓨터를 선물해줄 수 있었지요. 물론 그 친구에게 저도 작은 보답 하나 했습니다. 바로 로또 선물^^ 당연한 일이겠지만 저도 똑같은 번호로 한 장 구비해뒀고요~ㅋㅋ 우리 우정이 앞으로도 영원 했으면 참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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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가요.
나이가 먹을수록 남는 건 친구 밖에 없네요^^
좋은 우정 좋은 결실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이런 복이 들어왔나 봅니다^^
전 아직 한번도 당첨돼 본 적이 없지만........ 맨날 꽝입니다.
맨날 꽝!꽝!꽝!이라지요^^
바랍니다.
그런데 혹 1등되셨으면 어떻했을가여 ㅎㅎ
농담입니다. ^^
저도 농담입니다^^
우정이 부럽습니다.
그런 친구가 제 곁에 있다는 사실이 더 기쁘더라고요.
우정도 변치마시구요~ 세명에서 아주 근사한데 가셔서 회포를 풀어야 겠네요 ^^
친구들과 거하게 한 상 먹었습니다~ㅎㅎㅎㅎ
축하드리고요.
같은 번호였다니 대단합니다. ^^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대박입니다ㅎㅎㅎ
앞으로 저도 같은번호로 ㅎㅎㅎㅎ
좋은 우정 두신게 부러워요^^
저도 가끔씩 써먹는데 생색도 내고 당첨도 되면 더 대박이구요~ㅎㅎㅎ
한번 써먹어보세요!
이렇게 하면 1등이 되도, 같이 되는거니까요.
어쩜 저런 생각을 해냈는지 하여간 특이한 친구예요^^
따라쟁이 많이 생기실듯 싶네요 ㅎㅎㅎ
친구분의 속깊은 뜻에 하늘도 감동한것이라고 보여지네요..
우정 오래도록 이어지시길요~~!
선물로준게 당첨되면 어쩔수 없는 인간인지라 배아프고 쫌 그런게 있기마련인데..
저런방법이라면 너좋고 나좋고 다좋고가되네요ㅋㅋ